축산경제신문 회장

인간과 동물의 차이점 가운데 하나는 올바른 사고로 일과 목표를 성취하려는 욕구와 신념, 정신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무슨 일이든 목적의식과 목표가 불분명하고 여기에 굳은 각오나 열정, 생각이 없는 사람에게는 교육과 재정지원이 아무리 훌륭하고 적극적이어도 실효를 기대하기 어렵다. 실제로 성공한 사례도 거의 없다.
한국경제 부흥에 동기를 부여했고 고도성장을 견인한 동력이 되었던 박정희 대통령식 경제발전계획과 추진력은 신상필벌 원칙에 차별화된 성과제일주의가 기본 바탕이었다.
그 바탕에는 재정지원의 성과를 나타내고 극대화한 기업과 마을을 더욱 중점 육성함으로써 귀감이 되도록 만들어 온 국민과 기업인, 지역주민들이 본을 받고 동참하게 만든 견인력이 짙게 깔려있다.
세계가 주목했고 부러워했으며 현재도 중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가 벤치마킹을 하고 있는 새마을 운동의 성공과 중화학공업이 한국경제의 기간산업으로 눈부신 성장을 거듭, 우뚝 선 배경에서는 ‘하면 된다’는 진리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각오와 준비가 허술하고 목적과 목표도 불확실한데다 사명감과 책임감까지 결여된 경우에는 개인이나 기업, 국가를 막론하고 재정지원이나 원조가 도움을 주기보다는 오히려 남에게 의존도를 높이고 안주하는 의타심을 키워 자립도를 저하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그래서 가난한 나라의 가난한 농군들에게는 재정지원이나 원조보다는 농사를 잘 지어 가난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전수시켜 주는 지원 중심에다 적절한 재정지원과 뒷받침을 병행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실질적으로 도움이 안 되는 재정지원이나 원조는 당장의 허기를 일시적으로 모면케 할 뿐이다.
한미FTA 협상 결과를 주시하고 있는 지금, 우리 농업인과 농축산업, 농어촌이 실로 어려운 국면을 맞고 있는 게 사실이다. 전 세계적으로 개방화 물결이 거세지면서 그동안 우리 정부는 농어촌, 농수축산업 분야에 상당한 재정을 투입했고 정책 또한 의욕적, 적극적으로 개발해 시행해 왔다.
특히 우리 정부의 119조 원 농업분야 투?융자는 유사 이래 가장 큰 재정지원 규모여서 청사진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지금까지 실행된 119조 원 투?융자계획 성과와 실효성을 꼼꼼히 따져 보고 개선 또는 보완하는 일은 정부 몫만은 아니다.
농업계 내부에서도 정부 차원 못지않게 따져보고 챙겨 봐야할 일이다. 각종 투?융자계획의 예산과 지원금은 모두 혈세다. 지원 받은 당사자들이 농축산업 생산성 향상이나 농축산물 경쟁력 제고 등이 아닌 엉뚱한 곳에 허비했거나 다른 용도로 전용한 사례는 없었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제는 농업인도, 농촌도, 지자체도 중앙 정부의 지원만 믿고 절대적으로 의존하거나 기대는 타성을 지양해야 한다. 국제 무역 규범과 특히 농업통상 협상을 통해 조율되고 있는 준칙과 질서는 무한정의 재정지원을 허용치 않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는 국가 재정이 넉넉해 무한정 지원이 가능해도 국제 규범 때문에 제약을 받게 된다는 의미다.
무한경쟁시대가 이미 현실로 도래한 만큼 정부도, 농업인도 발상의 전환과 함께 새로운 각오가 필요하다. 점점 제한이 강화하고 제약이 늘어날 국제 무역규범, 농업통상 분야의 협상 추이와 결과에 대비, ‘하면 된다’는 신념으로 갖고 농축산업 유지와 지속 성장 방안을 찾아야 한다.
목표가 확고하고 의지가 결연하다면 개방 파고가 아무리 거세고 높아도 극복이 어렵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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