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상 악화 곡물가 영향
폭설로 농작물 큰 피해 우려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반구 곡물 수확 시즌에는 가격이 하향 안정화되는 추세를 보이지만 올해는 사정이 달라 널뛰는 장이 형성되어 있다. 대내외 많은 요소들이 곡물 가격의 변동성을 확대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미국 농무부(USDA)의 수급 전망 보고서 발표로 인해 곡물 시장은 휘청거렸다. 이번 수급 전망에서 미국 내 옥수수 단위당 수확량은 에이커당 168.4부셸로 전월 전망 대비 0.2부셀 증가한 것으로 발표됐다. 상당 부분 줄어들 것이란 시장 전망과는 반대의 결과가 나오자 옥수수 가격은 급락세로 바뀌었다. 소맥 시장도 안정적인 수급 전망으로 인해 대폭 하락했다. 다만 대두의 경우 단위당 수확량이 에이커당 46.9부셀로 하향 조정되어 시장 예상에 부합함에 따라 안정세를 유지했다. 
장기화되어 있는 미중 무역전쟁의 위험이 무역 협상을 통한 1단계 합의 도출로 완화되자 곡물 시장은 급반등하는 상황이 전개됐다. 스몰딜(부분적 합의)로 중국은 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키로 함과 동시에 미국은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보류키로 했다. 그러나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상존해 있다. 1단계 무역 합의에 대한 공식적인 서명 절차를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추가 합의를 요청해왔으며 최종 합의에 이르기까지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한편 미국 하원이 홍콩인권법을 통과시키자 중국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남기는 등 양국 사이의 긴장 관계가 조성되고 있다. 
미국 내 기상 악화 문제도 곡물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소로 작용한다. 북부 대평원 일대 뿐만 아니라 노스다코타에서 텍사스에 이르는 서부 대평원의 일부 지역은 겨울과 같은 추운 날씨를 형성하고 있다. 폭설도 내리면서 성숙 및 수확 단계에 놓여 있는 농작물들의 피해가 클 것으로 우려된다. 향후 수 주 동안 이와 같은 날씨가 지속된다면 생산량에 큰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남미는 브라질을 중심으로 대두 파종이 시작되는 시기이나 상당히 건조한 날씨가 형성되어 대두 파종이 순조롭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브라질의 대두 평균 파종율은 9.5%로 작년 동기 21%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인도의 경우도 사정은 여의치 않다. 폭우로 인한 피해로 인도의 올해 대두 생산량은 작년 대비 18% 줄어든 900만 톤에 이를 전망이다. 대두 생산 부진으로 인해 인도는 대두유를 비롯한 팜유, 해바라기유 등의 수입을 크게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곡물 시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원유 시장도 출렁거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감산 합의기간 연장 예상과 더불어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우려로 국제 유가는 강세를 나타냈으나 미국의 원유 재고 증가와 중국의 경제지표 악화로 인해 거센 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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