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뜰양돈영농조합법인

노동자 절반 이상 동남아인
근무조건은 내국인과 동일
휴일명절 일하면 특근 수당
점심시간 외 따로 휴식 보장
1인 1실 기숙사…환경 쾌적

‘법적 최저임금’ 인상 됐지만
식사숙소 별도 제공 그대로
복지 배려 세심…화합 저절로
상반기 PSY28.9MSY24.5두
성적 전국 상위 5% ‘최우수’

(사진 왼쪽)도뜰양돈 농장 입구. 1인 1실의 기숙사.(사진 오른쪽 위) 외국인노동자의 근무 모습.(사진 오른쪽 아래)
(사진 왼쪽)도뜰양돈 농장 입구. 1인 1실의 기숙사.(사진 오른쪽 위) 외국인노동자의 근무 모습.(사진 오른쪽 아래)

 

유재덕 대표.
유재덕 대표.

최근 축산업계의 인력난 심화로 외국인노동자들이 우리 일손을 대신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외국인노동자 급증과 맞물려 고용에 따른 문제점도 함께 대두되고 있다.
의사소통 능력 부재는 차치하더라도 문화차이에서 오는 오해와 편견도 상당하다. 또한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폭언과 폭력 등의 인권 유린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같은 이유로 안정적인 인력수급이 축산업계의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외국인노동자 고용을 통해 인력난 해소와 생산성 향상까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곳이 있어 화제다.
충남 당진 고대면에서 도뜰양돈영농조합법인을 이끌고 있는 유재덕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 외국인노동자 총 20명 근무
유재덕 도뜰양돈영농조합법인(이하 도뜰양돈) 대표와 외국인노동자와의 인연은 고대양돈단지를 인수한 지난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도뜰양돈도 여느 양돈장들처럼 인력문제로 골머리를 앓았고, 결국 유재덕 대표는 고용노동부의 외국인근로자 고용제를 통해 외국 인력을 채용하게 됐다.
현재 도뜰양돈의 외국인근로자는 총 20명으로 베트남 4명, 네팔 4명, 캄보디아 11명으로 국적도 다양하다.
하지만 ‘외국인근로자가 많으면 성적이 안 좋을 것’이란 세간의 우려와 달리 도뜰양돈의 성적은 상위 5% 이내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실제 도뜰양돈의 올해 상반기 성적은 PSY 28.9마리, MSY는 24.5마리로 나타났으며, 하반기에는 MSY 25.6마리를 무난히 넘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비결은 무엇일까.

 

# 직원처우 내외국인 모두 동일
이는 ‘사람이 가장 큰 재산이다’라는 유재덕 대표의 지론에서 비롯됐다.
실제 도뜰양돈의 직원대우는 같은 한돈업계에서도 최고로 손꼽힌다.
근무조건 역시 일반회사와 별반 다를 게 없다.
근무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점심시간 1시간 외에도 오전·오후에 각각 30분의 휴식시간을 보장해준다.
또한 매달 6일의 휴일은 물론, 설날이나 추석 등 명절에 일할 경우 특근으로 처리해 수당을 지급한다.
연간 15일의 연차와 함께 2년차부터는 1년 만근시 매년 1일씩 연차가 늘어나는 것 역시 일반회사와 똑같다.
특히 이같은 처우는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도 모두 동일하다.
아울러 외국인근로자의 임금은 법적 최저임금을 준수하는 한편, 식사와 숙소도 별도로 제공한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비용부담으로 숙식비를 공제하는 일반농장과는 대별되는 대목이다.

 

# 상하반기 성과금도 똑같이 지급
목표달성시 상하반기별로 지급하는 성과금도 내외국인 차별이 없다.
도뜰양돈은 MSY 21마리부터 마리당 2만5000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현재 성적이 MSY 24마리를 넘는 까닭에 24마리까지의 인센티브는 통상급여에 포함해 지급하는 한편, 그 이상에 해당하는 금액은 전 직원들에게 성과금으로 지불한다.
간단히 말해 MSY가 25마리일 경우 인센티브는 7500만원(2만5000원×모돈 사육두수 3000마리)이다.
이를 능력별 경중도를 따져 지급하되 외국인근로자의 경우 내국인의 30% 선에서 지불하는데, 특히 이때 직책에 차등을 두지 않고 비슷한 수준에서 지급한다는게 유재덕 대표의 설명이다.
직책에 따라 금액차이가 클 경우 높은 사람들만 이익을 본다는 생각을 갖게 되고, 이는 사기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 기숙사 1인 1실로 쾌적해
직원복지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외국인노동자에게 열악한 수준의 숙소를 제공하는 일반농장과 달리 도뜰양돈의 기숙사는 쾌적한 환경을 자랑한다.
유재덕 대표는 “처음 양돈장 인수 당시 직원 기숙사는 한 방에 4~5명이 생활하는 등 열악한 상황이었다”면서 “개인 프라이버시는 커녕 겨우 잠만 자는 수준이었고, 숙소라기 보단 수용소 개념에 가까웠다”고 설명했다.
유 대표는 이어 “가장 기본인 ‘의식주’도 해결 안 된 상황에서 성적 향상을 기대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기분 좋은 근무환경과 복지가 성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역설했다.
실제 도뜰양돈의 기숙사는 내외국인 모두 1인 1실이 기준으로 방마다 에어컨과 침대, 장롱이 기본으로 설치돼있다.
또한 층마다 샤워장 및 화장실과 함께 미니주방도 마련돼 있다.
방에서 휴대용 가스버너로 몰래 고향음식을 조리해먹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안전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까닭에 간단한 음식을 조리해먹을 수 있는 공용주방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일할 때 입는 작업복과 이를 세탁하는 세제까지 일절 제공함으로써 농장생활에서 추가로 소요되는 비용이 전혀 없도록 조치하고 있다.

 

# 근무시간에는 꼭 한국말만
다만 빠른 언어습득을 위해 근무시간만큼은 꼭 한국말을 쓰도록 한다.
유재덕 대표는 “주사 등의 작업용어만큼은 한국어로 해야 나중에 혼선이 빚어지지 않는다”면서 “빠르면 한 달, 늦어도 두 달 안에 왠만한 의사소통은 다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작업지시를 내린 뒤에는 한국말을 잘 하는 친구를 통해 이들이 제대로 이해했는지에 대해 반드시 확인과정을 거쳐 업무가 잘 수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 대표는 특히 ‘내가 존중받고 있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인격적인 대우를 강조했다.
때문에 외국인노동자에게 강압적인 지시는 물론 하대 역시 금물이다.
질책할 때도 마찬가지. 다른 외국인근로자들 앞에선 절대 질책해선 안 되며, 부득이 해야 할 경우 개인적으로 사무실로 불러 이해하게끔 설명해 감정이 상하지 않도록 한다.
외국인노동자들간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도 팀장이 독단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전체 대화를 통해 개진된 의견을 취합해 반영한다.

 

# 내외국인 근로자간 화합도 중요
내국인과 외국인노동자간 화합도 유재덕 대표가 중요시 하는 부분이다.
직원들의 소속감을 높이기 위해 매월 1~2회의 회식은 물론, 매년 봄·가을에 야유회도 진행한다.
이와 함께 매년 도뜰양돈과, 매산양돈, 모전영농, 진왕영농, 백제나루 등 6개 법인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체육대회를 통해 팀웍 향상뿐 아니라 스트레스도 해소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집안일이나 애경사 발생시에는 고국에 다녀오도록 조치한다.
현재 근무 중인 20명의 외국인근로자 중 7명이 근무 중 고국에서 결혼을 하고 돌아왔다.
이 경우 비행기표를 끊어주되 월급에서 분할로 공제해 외국인노동자들에게 부담이 적도록 하며, 고국에 다녀왔다는 이유로 인센티브 등의 혜택에서도 배제시키지 않는다.
이같은 그의 경영철학이 외국인근로자가 근무하고 싶은 농장의 원천이 됐다.
실제 도뜰양돈은 외국인근로자 중에는 8년 근무자 1명, 7년 근무자는 3명으로, 이들 모두 근무기간을 모두 채우고 고국에 돌아갔다 한국에 재취업한 케이스다.
지난 2014년 도뜰한돈영농조합법인 10주년 기념식에는 내외국인 근로자 모두에게 맞춤양복을 선물해 업계에서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유재덕 대표는 “모든 사업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사람을 수단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면서 “외국인근로자들도 하나의 인격으로서 존중받아야 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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