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 현장에 활기를-우수 귀농인] “규모화, 대안 아니다”…‘강소농’으로 승부수
[축산 현장에 활기를-우수 귀농인] “규모화, 대안 아니다”…‘강소농’으로 승부수
  • 박정완 기자
  • 승인 2019.09.20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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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풍호 ‘금풍농장’ 대표

“한우로 실패했단 말 못들어”
퇴직 이후 10마리로 첫 걸음
우수농 체험 ‘현대화’ 깨달아
가축 생리에 맞는 우사 신축

비육번식육성사, 분뇨처리장
3000여 평서 130여마리 사육
지속 개량…월등한 등급 출현
성공적 사례 모범농장 반열에

금풍농장 전경.(사진 위) 김풍호 대표는 홍성한우브랜드사업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사진은 취임식 모습.(사진 아래)
금풍농장 전경.(사진 위) 김풍호 대표는 홍성한우브랜드사업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사진은 취임식 모습.(사진 아래)

 

황소야 황소야, 아버지는 쟁기지고 앞서가시고, 나는 뒤 따라 간다. 커다란 황소를 몰고 간다. 딸그락 딸그락’
충청남도 홍성군 광천읍(운용리 281)에 자리한 금풍농장(한우)의 입구에는 한 시골 소년이 황소 위에 올라타고 가는 그림과 함께 이 같은 시 한수가 적힌 농장 안내 간판이 있다.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는 농장주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듯하다.
금풍농장의 김풍호(67) 대표는 이곳 홍성군에서 태어났다. 홍성군에서 중학교를 마치고 대전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 시절을 보냈다.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국내 최고 굴지의 S그룹(금융사업 분야)에 입사, 27년간을 근무하다 퇴직 후 2005년 축산 귀농인이 됐다.

 

김풍호 금풍농장 대표.

김 대표가 한우 사육의 꿈을 갖게 된 것은 한 일간지의 기사를 접한 후부터였다. 해당 기사 내용은 전라도 한 지자체장(군수)의 퇴임 후 한우 귀농 성공 사례였다.
당시 고향 홍성에서도 안정적으로 한우 사육을 하고 있는 친구들이 꽤 있었고, 이들로부터 한우 사육을 해서 실패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는 터라 단순히 ‘퇴직 후 한우를 길러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더군다나 당시는 1998년 IMF 시절, 직장을 잃은 동료들의 자영업(창업) 실패 사례를 많이 접했기에 한우 사육이 더욱 안정적일 거란 확신이 섰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일반 자영업에 투자해서 실패하면 노후까지 망칠 수 있다는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당시 가진 원금을 잃지 않고 적지만 안정적인 수익이라도 창출하기 위해 소규모의 한우 사육을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마음을 다진 김 대표는 퇴직 후 10마리로 한우 사육을 시작했다. 홍성 고향집에 아버지께서 보유하고 있던 작은 재래식 우사에 한우 10마리를 입식하며 김 대표의 한우 사육 귀농은 시작됐다.

 

# 예상 밖의 고된 일과…우수농장 벤치마킹해 증축
대전 자택에서 3일, 홍성 고향집(우사)에서 3일을 보내는 시간이 지속됐다. 10마리의 작은 규모였지만 한우 사육은 역시나 만만치 않았다. 농장 관리에서 특히 분뇨 치우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 3일 만에 우사를 방문하면 많은 양의 분뇨가 쌓여 있었고, 혼자서 이를 치우는 것이 힘에 부쳤다.
이렇게 귀농 3개월이 흐른 어느 날 우연히 30여 마리 규모의 현대식 한우농장을 방문하게 됐다. 해당 농장에서 김 대표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
김 대표는 “현대식 우사를 보고 난 후 ‘소는 이렇게 키워야 하는 구나’라는 생각에 농장을 새로 짓기로 결심했다”면서 “이후 여러 우수 농장을 방문해 조언을 들었다. 특히 송아지 놀이터가 있는 농장을 보고 해당 농장과 똑같은 형태의 신축 우사를 구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기존 우사 부지에 주위 부지를 더해 2005년 330.57㎡(100여평) 규모의 신축 우사가 완공됐다. 신축 우사에도 10마리를 입식했고, 우사 규모에 맞게 사육마릿수도 점차 늘려갔다. 늘어난 한우에 김 대표는 농장에 더욱 전념할 수밖에 없었다.
김 대표는 조금씩 한우 사육 노하우를 터득하며 농장을 증축, 현재 금풍농장은 부지 9917.35㎡(3000여평)에 비육사, 번식사, 육성사, 분뇨처리장(총 건축면적 2264.46㎡, 685여평)을 갖추고 130여 마리의 한우를 사육하고 있다.

 

# 한우개량 노력 지속…지역 브랜드 이끄는 리더로
한우 사육 마릿수는 점차 늘어갔고, 더 좋은 소를 사육하고자 하는 열망도 커졌다. 그러나 문제는 좋은 소를 구입하는 것이 힘들었다.
김 대표는 “좋은 소를 구입하고 싶어도 쉽게 구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내 스스로 개량에 힘쓰게 됐고, 개량 기술 등을 습득하기 위해 홍성한우브랜드사업단에 가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개량에 심혈을 기울였다. 5년간 소를 팔지 않고 도태를 반복하는 등 오로지 개량에 투자했다. 개량 계산법을 터득하는 데만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하나의 개체(송아지)가 우수한지를 확인(상품성)하기 위해선 3~4세대까지 개량을 실시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암소를 낳으면 4년, 수소를 낳으면 3년을 끌고 갔다”면서 “그 결과 5년 전쯤 월등한 송아지를 개량하는데 성공했고, 우수한 등급율 출현으로 한 사료회사의 홍보모델이 될 만큼 성공적인 사례의 개량 모범 농장의 반열에 올랐다”고 자신했다.
김 대표는 이어 “‘부모 세대는 소를 먹이는 세대’였고, ‘더 발전된 이는 소를 키우는 사람’이다. 그러나 ‘나는 소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다”고 자부심을 내비쳤다. 실제로 김 대표는 홍성군에서 등급 출현율이 가장 앞서는 등 한우개량과 관련해서는 정평이 나있다.
현재 김 대표는 홍성한우를 전국 최고의 한우로 만들기 위해 뜻있는 농가들이 모여 구성한 ‘홍성한우브랜드사업단’의 단장을 역임하고 있다.

 

# 질적 향상위해 최선…‘강소농 만들기’ 목표
홍성한우브랜드사업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 대표의 숙원은 지역 한우농가들을 ‘강소농’으로 만드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이제는 축사 규모를 늘려 양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것보단 ‘강소농’으로 승부수를 걸어야 한다”면서 “규모화는 대안이 아니다. 한우 100마리를 키워도 200마리 못지않은 성적과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강소농’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우 귀농을 준비하는 이들이라면 충분한 준비 기간을 거쳐 철저한 계획 하에 실천하고, 서두르지 않고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간다면 ‘강소농’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란 부연이다.
김 대표는 한우 귀농인들에게 “일반 관행적인 사육에만 목표를 두지 않고 한우 개량을 통해 등급 출현율을 높이는 노력을 꾸준히 해야 한다”면서 “마릿수를 늘리는 것에 연연하지 말고 등급율을 높여 질적 향상에 목표를 둘 것”을 재차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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