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시 소재 양돈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17일 확진)한데 이어 이웃한 연천군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 사실이 확인(18일 확진)됐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African Swine Fever)은 돼지과에 속하는 동물들에게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출혈 돼지 전염병을 말한다.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지만 이병률이 높고,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100%에 가까운 치사율을 보이는 매우 치명적인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 돼지열병과는 달리 백신이 없어 그 위험성이 더욱 높다.
동유럽은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양돈 산업이 완전히 초토화 됐다. 양돈 수의 전문가들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휩쓸고 간 지역은 재발 위험이 구제역이나 AI보다 더 높다고 말한다. 실제로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경우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 이후 퇴치하는데 까지 무려 36년이 걸렸다.
지난해 8월 처음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중국에서는 9개월 만에 31개 성과 시로 퍼져 1억3000만 마리의 돼지가 살처분 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는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으로 번지면서 우리나라를 포함해 발생국이 53개국에 이를 정도로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전국적으로 확산을 막지 못한다면 국가적인 재난을 초래할 수 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이번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초동대응은 신속하고 과감했다는 것이다.
먼저 첫 번째 신고 농장(파주)의 경우 지난 10일 전화예찰에서는 이상 징후가 없었지만 16일 모돈 폐사를 확인한 농장주가 관리 수의사의 지도하에 이상 징후를 포착, 농림축산검역본부로 신고했고, 경기도청에서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에 초동방역팀 투입을 요청해 출입제한 및 이동통제 등 초동방역이 신속히 이뤄졌다.
전국 확산을 초래한 중국의 경우 공식 발생은 8월이었지만 이미 6월에 발생이 있었다는 내용이 논문으로 발표된 바 있다. 이와 비교하면 신속히 신고한 파주 농장주는 칭찬받아 마땅하다.   
이와 관련 파주 농장주는 ASF에 대한 교육을 철저히 받았다는 후문이다. 발열과 이상, 이유를 알 수 없는 폐사의 경우 신고하라는 지침을 잘 따른 것이다. 수년 전부터 수의사들과 방역방국의 반복된 교육의 결과라는 평가다. 
방역당국의 과감한 조치도 높게 평가되고 있다. 정부는 17일 오전 6시 30분을 기해 전국에 ‘가축 등에 대한 일시 이동중지 명령’(스탠드스틸)을 내렸다. 이는 밤새 진행된 실험 결과가 양성으로 나오자 확산방지를 위해 과감히 취해진 조치다.
방역심의위원회 등 절차를 따르고, 그 결정에 따라 대비를 하는 시간에 많은 차량 이동이 진행됐던 과거의 사례를 볼 때 일과가 시작되기 전 스탠드스틸 발동으로 차량 이동을 막은 이번의 조치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은 확산방지와 조기종식이다. 이미 해당 질병으로 큰 타격을 입은 국가들의 사례를 보면 이에 대한 해법이 있다.
우선 단기적으로는 지독할 만한 수준으로 방역 및 검역 수준을 끌어 올려야 한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멧돼지(가장 큰 매개체) 개체수 줄이기, 잔반사료 금지(2017년 유럽식품안전청: 국가별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원인 중 감염된 돼지나 돼지고기의 이동(38%)에 이어 두 번째(34%)로 높음) 등의 조치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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