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 계 「금산농장」

각종 악성 가축질병 발생
소비자 인식 빠르게 변화
“닭 키우려면 제대로 하자”
HACCP친환경 인증 획득

계사 바닥 전체를 왕겨로
모래목욕 생리 욕구 충족
조명은 6시간 이상 소등
횃대 설치 장난감도 제공

생리적 특성 살리자 건강
사육밀도 낮춰 쾌적 환경
폐사율 2%…수익 극대화
전국 대형마트 판매 순조

 

최근 동물복지 인증농가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신규 인증된 동물복지농장은 56개소로 전년대비 36.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동물복지 축산물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것으로 평가됐다.
게다가 동물복지를 준비중이거나 향후 계획에 있는 농가들도 다수인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동물복지농장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전북 부안군 계화면 소재 ‘금산농장’도 이중 하나다.
황경택 금산농장 대표는 “최근 동물복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급증하고 있어 동물복지 시장의 성장은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보여진다”면서 “앞으로 동물복지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6년 전 입문한 늦깎이 축산인
황경택 금산농장 대표(60)는 6년 전인 지난 2013년 양계에 입문한 늦깎이 축산인이다.
10여 년간 공업계통 회사에서 근무하던 그는 서울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고향인 전주로 귀향했다.
고향에 내려왔지만 처음부터 닭을 키운 것은 아니었다.
전주 시내에서 여러 일을 전전하다가, 주변의 권유로 2013년 53살이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육계사육에 발을 들였다.
닭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문외한이었던 까닭에 충남 홍성과 전북 익산 소재 육계농장에서 4년여 간 근무하며 기초를 다졌다.
향후 내 농장을 운영할 때 시행착오를 줄여야 한다는 판단에서였다.

 

# 가야할 방향 동물복지 택해
지난 2년 전인 2017년에는 현 농장 부지인 전북 부안군 계화면에 새 농장을 신축했다.
이 과정에서 황 대표는 일반사육 대신 동물복지를 택했다.
AI와 구제역 등의 가축질병 발생으로 인해 동물복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
이같이 발 빠르게 변하는 수요에 대응키 위해선 동물복지로 가는 것이 옳다고 판단한 것이다. 
때문에 그는 향후 금산농장이 가야할 방향을 동물복지로 정하고, 이 기준에 맞춰 농장을 신축했다.
또한 기왕 닭을 키울 거면 제대로 체계를 갖추고 해야겠다는 생각에 HACCP 인증과 친환경 인증도 획득했다.

 

# 스트레스 최소화한 환경서 사육
이에 따라 금산농장은 동물복지 기준에 준해 육계를 사육하고 있다.
먼저 닭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해 1㎡ 당 19마리의 사육마릿수를 유지한다.
동물성단백질이 함유돼있지 않은 천연재료의 식물성 사료급여와 함께 배추와 양배추 등의 녹색채소를 간식으로 제공한다.
계사바닥은 전부 왕겨로 덮어 모래목욕 등 생리적 욕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충분한 깊이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닭이 어려움 없이 주변을 볼 수 있도록 최소 20룩스(lux)의 조명을 8시간 이상 켜두는 한편, 6시간 이상 불을 꺼서 안정된 수면도 유지하도록 한다.
아울러 계사 내 가스냄새로 불쾌감을 느끼지 않도록 출하시마다 매회 깔짚을 교체해 암모니아와 이산화탄소 농도를 각각 25ppm과 5000ppm 이하로 유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높은 곳에 올라가는 닭의 습성을 고려해 횃대를 설치하는 한편, 블록톱밥을 장난감으로 제공해 자유롭게 가지고 놀 수 있도록 했다.

 

# 횃대 사용으로 바닥관리 용이
때문에 금산농장의 계사를 들여다보면 깔짚을 발로 헤치며 바닥을 쪼아대는 모습과 닭들이 횃대에 앉아 편안하게 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일부 동물복지농장에서는 닭들이 횃대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간혹 있지만, 금산농장의 닭들은 병아리 시기부터 횃대에 올라 휴식을 취한다.
이는 닭의 눈높이에 맞춘 황 대표의 사양관리에서 비롯됐다.
황 대표는 “처음에는 횃대를 바닥에 내려놔 병아리들이 오르락내리락하며 횃대에 적응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이후 15일령에는 바닥에서 10cm 높이로, 25일령에는 30cm 높이까지 올려준다”고 귀띔했다.
횃대 사용의 장점은 바닥관리가 수월하다는데 있다.
닭들이 횃대에 올라가는 까닭에 바닥에 공간이 생기다보니 축축했던 바닥관리가 용이해지는데다, 발밑에 유속이 생겨 여름철 더위도 덜 탄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 폐사율 낮고 면역력 높아
동물복지농장의 가장 큰 장점은 닭들이 건강하다는 점이다.
일반 육계농장의 사육밀도는 1㎡당 22마리가 기준인 반면, 동물복지 농장의 밀도는 1㎡당 19마리다.
즉 일반농장은 1평당(3.3㎡) 70마리가, 동물복지농장은 1평당 59마리가 사육된다.
상대적으로 넓고 쾌적한 환경에서 사육되다보니 스트레스가 적어 폐사율이 낮다는 것이다.
실제 금산농장의 육성율은 98% 수준이다. 일반 육계농장의 평균 육성율이 96~97% 수준인 것을 감안할 때 무려 1~2%나 높은 수치다.
면역력이 높아 질병문제에서도 자유롭다.
금산농장의 약품비는 마리당 20원 꼴이다.
일반 육계농장의 약품비가 마리당 30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마리당 10원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다.

 

# 수익 높고 사람도 편해
닭이 편해진 만큼 사람도 편해진다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사육마릿수 감소와 함께 분변량도 함께 줄어듬에 따라 상대적으로 바닥관리가 용이하다.
또한 암모니아와 이산화탄소도 적게 발생되는 까닭에 계사에서 일하기도 수월하다. 
게다가 사육마릿수가 줄면 수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수익은 오히려 더 높아졌다.
황 대표는 “동물복지 기준에 맞출 경우 사육마릿수는 줄어들지만 폐사율이 줄고 약품비도 줄어 든다”면서 “회사에서 동물복지 수당도 지급하기 때문에 일반사육보다 수익이 더 낫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물론 초기에는 횃대와 니플, 소독기, 울타리 등의 설비투자에 비용이 더 소요되는 것은 맞지만 그만큼 수익이 따라준다”면서 “수익도 좋고 관리도 편하니 일석이조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 행복한 닭 보며 자부심 느껴
이렇게 황 대표가 땀 흘려 키운 닭들은 참프레로 전량 납품된다.
이후 동물복지 기준에 준해 고통과 공포, 스트레스를 최소화 한 운송·도축과정을 거쳐 동물복지 인증마크를 달고 전국 대형마트에서 판매된다.
때문에 그는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한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는 “닭들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자랄 권리가 있다”면서 “닭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자라는 모습을 볼 때마다 동물복지를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속가능한 축산을 위해 동물복지는 앞으로 우리가 가야할 길”이라며 “앞으로도 소비자들에게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닭을 키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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