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저항성 구제역보다 강해
온도 따라 최장 3년까지 생존
100% 유입차단 현실적 불가능
조기 근절 방안 마련이 급선무

중국 작년 8월 발생해 확산 중
돼지고기 값 폭등 대체육 호황
생산량 최대 35% 하락이 예상
기업들 수급 위해 해외에 투자

증상 다른 질병과 유사…혼돈
발병 초기에 임상진단 어려워
효과적인 국경 방역이 최우선
여행객에 홍보…신속 신고하게

 

아프리카돼지열병(ASF, African swine fever)은 치사율이 100%(급성)에 달하는, 전염력이 강한 바이러스성 돼지 질병이다. 국가의 식량 안정성 확보를 위협할 수 있는 중요 한 질병이며. 발생시 한돈산업 전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국가경제 전반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 질병이 우리나라에 유입되면 2010년, 2011년 구제역 사태 때보다 훨씬 큰 피해를 줄 것”이라 예상한다.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ASF에 대한 치료법 및 예방백신은 개발되지 않았다. 이에 우리나라는 ASF를 제 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하고, 민관이 협력해 유입 차단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ASF는 돼지에게는 강력한 질병이지만 인간 건강에는 위협이 되지 않는다. 돼지에서 인간에게 전염 되지도 않는다.
ASF는 가까운 근거리 내에서만 감염이 일어나는 것이 특징이다. 주로 접촉에 의해 바이러스가 옮겨진다. 구제역이 공기를 통해 30km 이상 전파되는 것과 차이가 있다. 환경에 대한 저항성은 구제역보다 훨씬 강하다. 구제역은 사체에서 금방 사멸되지만 ASF는 온도에 따라 최장 3년 가까이 생존 가능하다. 김현일 옵티팜 대표이사는 “ASF는 구제역과 전혀 다른 차원으로 위험하다고 할 수 있다”며 “ASF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하는 이유”라고 전했다.

 

# ASF 확산 요인
유럽식품안전청에 따르면 ASF 전파 요인(2008~2012년)은 △돼지 이동에 의한 감염 108건(38.03%) △잔반사료 100건(35.21%) △원인 불명 65건(22.89%) △감염된 농장 주변에서 추가 감염 5건(1.7%) △ASF 바이러스에 감염된 야생돼지 1건(0.35%) △사람에 의한 직접 접촉 1건(0.35%) 등이다.
ASF 잠복기는 바이러스 숙주 및 감염 경로 따라 4~19일 사이로 인식된다. 바이러스 배출기간은 ASF 감염 병원성에 따라 달라진다. 임상증상이 발현되기 이틀 전까지 바이러스가 배출 될 수 있다. 낮은 병원성의 ASF에 감염된 돼지는 감염 후 70일 이상 감염력이 지속될 수 있다.
지난해 9월 20일 ASF 전문가 초청 세미나에서 러시아 연방 바이러스, 미생물 연구센터 소장인 데니스 콜바소프(Denis Kolbasov) 박사는 “ASF 100% 유입 차단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조기 근절 방안 마련이 중요하다. 러시아와 중국 모두 초기 신고가 늦어서 ASF가 확산됐다”고 말했다.

 

# 중국 발생 현황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8월 ASF 발생 이후 피해가 지속되고 있다. 중국 현지 전문가에 따르면 많은 소규모 돈사가 비어 있고 살아남은 돼지들은 붉은 눈에서 하얀 고름이 떨어지고 입에는 거품을 물고 있다.
농가들은 살처분 보상금으로 모돈 마리당 1000위안(145달러, 약 17만 6000원)을 받았다. 그러나 소규모 양돈장들은 이를 팔고 도시로 이사 가려하지만 농장을 사려는 사람이 없는 실정이다.
8월 21일 기준 중국의 돼지고기 평균 도매가격은 사상 최고 가격인 kg당 30.56위안(약 5200원)을 기록했다. 돼지고기 가격 폭등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돼지고기 대신 닭고기와 오리고기로 전환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돼지고기 5대 생산국인 EU, 미국, 러시아, 브라질, 캐나다의 생산량을 합해도 중국의 소비량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한 돼지고기 국제 가격 상승이 가시화 되고 이다.
전문가들은 “양돈농가들의 신규 사육시설 구축 및 정비 작업은 대략 반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며 “현재 구축중인 사육시설은 2020년부터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은 세계 돼지고기의 절반 이상을 소비한다. 중국에서 키우는 돼지는 연 11억 2000만 마리로 세계 전체의 53%에 달한다. 연간 돼지고기 생산량은 5700만톤에 달하는데 ASF로 인해 2000만톤 정도가 부족한 상태로 알려졌다.
네덜란드 종합금융사 라보은행은 중국산 돼지고기 생산량은 최대 35%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중국 농업농촌부는 모돈이 전년 대비 31.9%, 총 사육마릿수는 32.2%가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일부 외국 평가기관은 사료 생산량 감소량을 근거로 모돈이 50% 이상 줄었을 것으로 판단한다.
미국 농무부(USDA)는 5월 보고서에서 올해 중국의 돼지고기 수입이 2018년에 비해 41% 증가한 220만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으로 돼지고기를 가장 많이 수출하는 나라는 스페인이다. 중국 수입 돼지고기의 20%를 차지한다. 다음은 독일(19.5%), 캐나다(16%) 순이다. 스페인 돈육협회 인터포크(INTERPORC)에 따르면 돼지고기 및 기타 부위의 중국 수출이 올해 상반기 32.8% 증가한 1억 1700만유로(1억 1300만 달러, 약 1372억원)로 증가했다. 
중국 내 기업들은 돼지고기 수급을 위해 해외 농장 등에 투자하고 있다. 한 업체는 베트남의 양돈장 3곳에 11억 위안(1억 7000만 달러, 약 2064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베트남은 5월 중순까지 120만 마리의 돼지가 죽거나 살처분 됐다. 라보은행은 올해 베트남의 돼지고기 생산량은 전년 대비 1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캄보디아는 돼지가격이 5월 초까지 6개월 만에 37%나 올랐다. 태국에서 매일 돼지고기를 수입하고 있다.
러시아와 7개 유럽국가에서는 ASF를 확산시킬 수 있는 야생 멧돼지가 발견되고 있다.
양돈 전문가는 “중국은 1억 3000만명이 양돈업에 종사한다. 이들이 돼지고기 생산량의 30%를 차지한다. 베트남은 250만명이 양돈업에 종사한다”며 “이번 ASF 발생 이후 빠른 구조조정으로 양돈업 종사자 숫자가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양돈장 규모가 정부 지원과 후원을 받아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며 “중국과 베트남은 이번 ASF 사태를 수습하면 몇 년 내에 생산성이 크게 향상될 것이다. 이후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을 미리 예상해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ASF 증상 잘 살펴야
ASF는 질병 초기단계나 소수의 돼지만 감염된 경우에는 임상적 진단이 어려울 수 있다. ASF 증상은 고열, 식욕결핍, 충혈·청색증, 유산 등 다른 질병 상태와 혼동될 수 있기 때문이다. ASF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돼지열병(CSF)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PRRS) △돼지피부염신증증후군(PDNS) △단독 △오제스키병 △살모넬라 및 다른 세균성 패혈증 △중독 등 여부를 함께 살펴야 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가축 질병 유입 방지를 위해 효과적인 국경 검역을 실행하고 있다”며 “전국의 한돈인들은 돼지에서 ASF가 의심되는 경우에 빠르게 신고해야 한다. 이를 위한 교육 및 홍보 활동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또 “해외여행 중 입었던 옷 등은 바로 세탁하고 샤워 등 개인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며 “농장주와 가족, 근무자 모두는 해외에서 귀국 후 5일간은 축사 출입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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