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난 3일 취임식을 갖고 업무를 시작했다. 경력 32년의 정통 관료 출신으로 농식품부에서 요직을 두루 거친 만큼, 임기동안 넓은 시각으로 농·축·식품 산업의 고른 발전과 함께 비전 제시를 기대한다. 대한민국 농업역사의 한 페이지를 새롭게 작성하길 바란다.
장관은 취임사에서 “걱정 없이 농사짓고, 안심하고 소비하는 나라”라는 목표를 바라보며, 사람 중심의 농정개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농업과 식품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혁신 역량을 강화겠다고 강조했다. 농업·농촌, 식품산업의 미래를 국민과 함께 고민할 것이며 보완이 필요한 정책은 과감히 개편해 나간다고 전했다. 농업인도 공익적 가치 창출 역할과 책무를 다하는 당당한 주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사람 중심의 농정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가고자 한다며 적극적인 응원을 당부했다.
장관은 이와 함께 가축분뇨·악취 발생, 가축 질병 등 부정적 요소 최소화를 위해 축산업의 체질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농가들에게 유익한 방향의 개선을 기대한다. 일방적인 규제 일변에서 벗어나도록 축산단체들과 많은 시간 논의하길 바란다. 축산농가들을 건강한 먹거리 생산의 동반자로 인식하길 희망한다.
이 같이 농축산업 발전·육성, 안전한 먹거리 공급 등과 관련해 해야 할 사업은 늘어나는 반면, 농정예산은 홀대에 가까울 정도로 변화가 없다.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계속 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치밀한 논리로 무장해 재정당국을 설득할 수 있는 능력 향상이 요구된다. 내년 농정예산 편성을 지켜볼 일이다.
2010년과 2020년 정부 전체 예산과 농식품부 예산·기금 규모 변화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인다. 2010년 정부 전체 예산은 총지출 규모 292조 8000억원이고, 농식품부 예산·기금 규모는 14조 6738억원이다. 2020년 정부 전체 예산은 총지출 규모 513조 5000억원에 달하는 슈퍼예산으로 편성됐지만, 농식품부 예산·기금안 규모는 15조 2990억원으로 10년 전과 큰 변화가 없다. 지난 10년 동안 정부 전체 예산은 75.3%(220조 7000억원)가 늘어난 반면 농식품부 예산은 고작 4.2%(6252억원) 늘었다. 물가인상률을 반영하면 농정예산은 오히려 줄어든 샘이다.
최근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와 황주홍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공동 주최로 ‘농정예산 이대로 좋은가’란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박진도 농특위 위원장은 새로운 농정 틀에 맞는 예산구조를 함께 고민할 것을 주문했으며, 농어업·농어촌의 다원적 기능과 공익적 가치를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주홍 위원장은 “농업은 식량안보, 환경보전 등 공익적 기능을 지니고 있으며 대체 불가능한 산업이지만, 시장 개방과 수급 불안정 문제 등이 농업의 존립 기반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며 “정부는 우리 농업기반을 굳건히 다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 시작으로 농정예산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농업·농촌의 생산·소비, 유통 등에서 많은 일들이 급변하고 있다. 장관은 취임사에서 다짐한 것과 같이 처음 공직생활을 시작할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농업·농촌과 식품산업의 발전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해줄 것을 대한민국 농축산산업 관계자와 함께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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