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업 희망을 쓰다-특별 기고 Ⅱ] 축산업에 대한 접근방법, 이제는 바꿔야 할 때다
[축산업 희망을 쓰다-특별 기고 Ⅱ] 축산업에 대한 접근방법, 이제는 바꿔야 할 때다
  • 축산경제신문
  • 승인 2019.08.30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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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일 한국축산학회장 (강원대학교 동물생명과학대학 교수)

‘규모의 경제’ 한계에 도달
대형 사업도 일시적 효과
끝맺고 나면 많은 후유증
축산도 심각한 문제 발생

냄새 등 사회적 문제 야기
세심하지 못한 것의 산물
지속영속성을 이어가려면
질적인 면 살피는 습관을

 

 

현대사회를 특징지을 수 있는 단어 중 하나는 ‘크다’는 것이다. 규모화, 세계화, 글로벌,  대기업, 대형건물, 대형프로젝트, 국제적 행사, 대농(기업농)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크다는 것은 규모의 경제를 말한다. 크다는 것은 권력과 이윤과 성장을 의미하며, 공급을 지배하고 시장을 지배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정말 크면 다 유리한 것인가? 대기업은 크고 빠르게 라는 가치로 주식을 공개하고 자금을 더 많이 확보하여 수익을 올리고 빠르게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 규모를 계속해서 늘린다. 이를 위해 우리 산업은 주변 여건에 따라 선진국으로부터 단기적이고 완전한 결과물을 도입하여 안전한 비즈니스를 하는 것에 더 중점을 두어 성장하였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실제로 우리는 지금 목전에서 생생히 경험하고 있지 않은 가? 대기업이 일본으로부터 작은 부품·원자재의 조달이 어려워지자 경제위기로 불릴 정도로 엄청난 충격을 받고 있음을 말이다. 최근 공산품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일본과 한국의 무역전쟁에서 세계 제 1위의 IT강국이라는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작은 부품·원자재의 수급이 어려워 난리법석을 떨고 있다.
세계 최고의 IT강국이 맞나 의심스럽다. 나름 어쩔 수 없어 원자재를 수입해서 쓰고 있다는 그럴 만한 이유를 열거하기도 한다. 작금의 상황에서처럼 우리는 스케일(세계 제일, 규모화 등)이라는 접근방법으로 눈부신 발전을 해 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디테일(작은 부품·원자재 등)이라는 접근방법의 부족으로 흔들려 결국 스케일이 휘청거리는 산업구조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 뒤돌아보아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악의 경우 핸드폰이나 TV나 자동차 등의 공산품은 그 특성상 없어도 불편하기는 하지만 생존에는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만약 무역전쟁이 먹거리인 농축산업 중심으로 발생했다면 상황은 난리법석으로 끝나지 않는다.
식량자급률(열량기준)이 50% 이하인 우리나라에서 먹거리인 농축산업은 없으면 불편한 것이 아니라 죽느냐 사느냐의 생존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인간의 생존을 결정하는 농축산업이 무역전쟁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스케일중심에서 지리적 여건이나 소비자의 요구에 적합한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는지를 디테일 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    
융복합의 4차산업 혁명시대에는 산업에 필요한 기술역량을 배양함에 있어서 결과보다는 그것을 축적하는 과정이 더 중요시 된다. 다시 말하면 디테일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 이상 ‘크다’ (규모화)라는 스케일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 여러 지자체가 국제적 행사, 대형프로젝트 등의 사업을 유치하기 위하여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고 전력투구하기도 한다.
그들은 대형사업이 유치되면 각종 사회간접자본이 단기간에 투입되고 각종 산업이 활성화되며 이름을 세계에 알릴 수 있으며 지역이 발전한다고 말한다. 일시적으로는 그 효과가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각 지자체가 각종 대형사업이 끝나고 난후 관련 시설의 활용과 관리에 따른 재정압박 등의 문제로 휴유증을 앓고 있지 않은가? 중요한 것은 그 후로 해당지역이 발전하고 구성원이 행복해졌는가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각종 사업유치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를 구석구석 좀 더 세심히 들여다보고 유치 결정을 해야 하지만 스케일의 긍정적인 면을 보고 유치하고 나면 어떻게 되겠지 하는 듬성듬성의 의식이 습관적으로 우리나라 각 분야 구석구석에 알게 모르게 자리 잡고 있어 보인다. 근대 축산업은 기본이 되는 토지나 자본이 소수의 대규모농가나 기업농에 집중되어 규모를 키워 소위 말하는 경쟁력에 견딜 수 있는 근대적 기계화 축산업을 확립하는 것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제 합리주의 입장에서 보면 생산효율이 낮은 축산업에 규모 확대나 기계화 등의 고도의 수단을 도입하여 생산성을 높이고 소득을 향상시키는 것이 타당하다고 할 수 있다.
그 결과 농업총생산액 중 40%정도가 축산이 차지할 정도로 성장하였고 언제나 안전한 축산물을 먹는 나라가 되었다. 그런데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 커다란 사회적 문제로까지 야기시키는 가축질병의 빈번한 발생, 과다 가축분뇨 발생에 따른 환경문제 등이 그것이다. 규모화와 집약화로 대표되는 근대 축산업의 부산물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은 조금만 세심하게 생각하고 들여다보면 모두가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이었다. 미허가축사 문제도 마찬가지다.
어제오늘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였지만 어떻게 되겠지 하는 세심하지 못함의 산물이기도 하다. 이 문제는 우리 축산분야가 그동안 스케일에 매달리다보니 디테일에서 소홀했던 대표적인 사례가 아닌가 한다. 산·학·관·연 등 축산관련 종사자 모두가 디테일이 부족함을 반성해야 하는 이유다.
우리나라 축산업은 세계화나 글로벌 경쟁 속에서 과학기술화와 전문화를 통해 크고(규모화) 높고(높은 생산성) 빠른 성장이라는 스케일로 국민에게 풍요로운 축산물과 축산물 선택의 다양성을 제공하는 등 지대한 공헌을 해 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각종 축산관련 정책이나 법규 등 축산업 생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디테일에 소홀한 점이 있었다. 축산업이 지속성ㆍ영속성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축산관련 구성원 모두가 축산물생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이나 환경문제 등에 대하여 구석구석을 세심히 살피는 습관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상호 머리를 맞대고 해결하고자 하는 축산관계자간의 협심과 협치하는 모습이 더욱 절실히 요구된다.
디테일이 화두인 시대이다. 4차산업 혁명시대에 축산업은 디테일이 최선이고 미덕이라는 의식전환이 필요하다. 축산업에서 디테일의 접근방법은 유사 시 방향전환이 빠르고, 주변 변화에 쉽게 적응할 수 있는 융통성을 갖고 있어 위기 대처가 용이하다.
지금 우리 축산은 아직도 스케일(큰 것)만을 향해 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뒤돌아봐야 한다. 축산업이 이제는 겉모습의 스케일이라는 접근방법에서 속이 꽉 찬 디테일이라는 접근방법으로 과감히 바뀌어야 한다. 더 이상 생존 산업인 축산업에서는 한일 간 무역전쟁에서처럼 디테일의 부족으로 스케일이 휘청되는 모습을 보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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