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업 희망을 쓰다-인터뷰] 축산업은 농업 소득의 주류…자신을 가져라
[축산업 희망을 쓰다-인터뷰] 축산업은 농업 소득의 주류…자신을 가져라
  • 한정희 기자
  • 승인 2019.08.30 1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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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용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교수 (식품동물생명공학부)

전체 농업생산액의 41%나
중요한 식량산업인 동시에
첨단과학 결합된 생명산업
앞으로 가치 더 높아질 것

젊은 인재들 귀농 붐 일어
주주모아 농장경영 사례도
재무제표 알면 성공 가능
차별화변화 탄력 대응을

 

대한민국 축산은 가축전염병 발생 위험에 항시 노출되어 있다. 악취 문제 등 환경 규제는 점점 더 강화되고 있고,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외국산 축산물이 거세게 밀려온다. 오랜 기간 정성들여 키운 가축을 출하했지만 생산비도 건지지 못할 때도 있다. 이러한 환경을 극복하고 대한민국 축산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과연 비전이 있는가. 만일 비전이 있다면 이 비전은 지속가능 한가에 대해 김유용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식품동물생명공학부 교수에게 물었다. 김유용 교수는 축산업에 진출할 젊은 인재들을 양성하며 직접 돼지를 사육 중이다. 
김유용 교수는 “우리나라 축산업은 농업생산액의 40% 이상 비중을 차지한다”며 “축산물은 쌀 소비를 능가하는 식량으로 자리 잡으며 존재가치를 명확히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시간이 지날수록 이러한 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며 “대한민국 축산업은 농업인의 소득 증대에 기여하고, 국민들에게 필수 식량을 제공하며 앞으로도 계속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축산업의 농업생산액은 2003년에 쌀을 제치고 1위가 된 이후 농촌경제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축산업 생산액(2017년)이 20조 1227억원을 기록해 전체 농업생산액 48조 1704억원의 41.8%를 달성했다.  
“축산업은 중요한 식량산업인 동시에 첨단과학을 결합한 생명산업으로 가치를 높여가고 있다. 축산농가들은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며 “축산업은 미래 산업으로서 계속해서 발전해 나갈 비전 있는 산업”이라고 전했다.

 

# 젊은 인재가 곧 비전
이에 대한 근거로 젊은 인재들의 유입 증가세를 꼽았다. 축산농가수는 전체적으로 감소세이지만 최근 세대교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김유용 교수는 “2세들은 농장에 활력이 되고 있다. 세대교체를 무난히 마친 농장들은 대부분 성적이 이전보다 향상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높은 신규 진입 장벽을 뚫고 새로이 농장 경영에 뛰어드는 젊은이들도 생겨나고 있다고 전했다.
2018년 귀농·귀촌 인구수는 49만 330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중 귀농은 1만 7856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40세 미만 젊은층의 귀농가구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8년에 1356가구로 11.3%를 기록했다. 현행 기준으로 귀농통계를 생산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40세 미만 젊은 층의 귀농이 가장 많다. 축산으로의 귀농 수치는 명확하지 않지만 젊은 인재들의 귀농 분위기는 예전보다 향상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 실험실을 나와서 농장을 하는 학생들이 12명이나 된다”며 “젊은이들의 귀농이 늘고 있다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고 말했다. 또 “젊은 축산인들이 성적 향상과 환경 개선을 위해 서로 논의하고 연구하는 사례가 지역별로 생겨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2세들의 농장 승계 나이가 너무 어리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심스러운 것은 2세들이 농장에 어린 나이에 들어가는 경향이다”라며 “유럽 등의 경우 2세들이 사회생활을 하다가 최소 40세 이상의 나이에 승계하는 사례가 보편적이다”라고 밝혔다.
또 “우리나라는 20대에 농장을 승계함으로써 아버지와 의견 조율 방식이 미숙해 다툼이 일어나고 있다. 아버지들도 자식을 어리게 생각하고 전적으로 맡기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며 “심지어는 부자지간에 불화가 생겨서 자식이 신규로 독립해 돼지를 사육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가능하다면 어느 정도 사회생활을 하다가 농장을 승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신규 축산농장 설립의 막대한 자금 마련을 공동투자 형식을 통해 극복하는 젊은이들이 나오고 있다고도 전했다. “100% 자기자본으로 농장을 시작하는 이들은 점점 드물어질 것”이라며 “주주들을 모아 농장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요즘처럼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100% 자기자본으로 창업을 하는 것보다 어려명이 지분을 나누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고 밝혔다. 

 

# 재무제표를 읽어라
젊은 인재들이 경쟁력 향상을 위해 최우선으로 갖춰야 할 소양은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김유용 교수는 곧바로 “재무제표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젊은 축산인 뿐만 아니라 기존 농가 모두에게 해당된다고 밝혔다.
“재무제표를 몰라도 살아가는데 지장이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며 “그러나 재무제표를 읽을 수 있어야 내 농장의 현금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재무분석을 통해 현금흐름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나쁜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며 “재무제표만 제대로 읽을 수 있어도 건실했던 농가의 흑자도산이란 안타까운 사태를 사전에 막을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농가들이 재무제표를 볼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 많이 생겨나야 한다”고 말했다.

 

# 변화에 민감해져라
무허가축사 적법화와 악취문제, 축산물에 대한 오해, 축산업에 대한 국민적 요구 향상 등 한국 축산은 지금 산적한 현안 문제들로 인해 위기를 맞고 있다. 국민들은 국내산 축산물이 좀 더 저렴해지길 원한다. 반면 동물복지에 대해 민감하고, 악취도 내뿜지 않을 것을 요구한다.
김유용 교수는 이러한 불가능해 보이는 요구 사항을 단번에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지속 가능한 축산, 비전 있는 축산을 위해 ‘끊임없는 변화’를 강조한다. 긍정적으로 임해야 하지만 막연한 희망만으로는 안 되며, 현실을 직시하고 이에 대해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고 전했다.
“시장변화에 민감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대한민국 축산이 비전이 있는 이유는 계속해서 변화하고 발전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내산 축산물의 차별화를 주문했다. 예를 들어 한돈(비육돈)은 흰색 계통인 랜드레이스와 요크셔를 듀록과 교배한 3원 교잡으로, 현재는 외국산과 차별성이 없다. 그러나 차별화가 현장에서 시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도드람양돈농협에서 랜드레이스 대신 육질이 우수한 흑돈 버크셔와 교잡해 육질과 풍미에서 차별화한 ‘도야흑심’을 최근 내놓았다. 
“버크셔와 교배하면 산자수가 한 마리 정도 줄어드는 단점은 있지만 맛에서 크게 차별화 된다”며 “부경양돈농협에서도 이 같은 한돈 차별화 사업을 실시한다”고 전했다.
사료비 절감을 위한 경제사료 급여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kg당 400원대의 경제사료를 먹이면 돼지고기 생산원가를 크게 줄일 수 있다”며 “돼지가격이 연말까지 낮게 이어지면 한돈농가의 10~15% 가량은 구조조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 돼지아빠 김유용 교수
김유용 교수는 2005년부터 돼지를 직접 키우고 있다. 돈사의 개축·신축을 모두 경험한 국내 유일의 대학 교수다. 서울대학교 부속목장의 실험환경이 열악한 상황임을 인식하고 2005년에 개인적으로 실험농장을 설립했다. 현재 학생들의 실습 및 연구 수행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실험농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돼지가격이 연일 하락세를 보일 때면 대출 상환 걱정도, 직원 월급 걱정도 김유용 교수 몫이다. 강하게 권면하는 ‘농장 재무제표 읽기’와 ‘경제사료 급여’의 중요성은 이러한 현장 경험에서 나왔다.
학부생들과의 일대일 면담을 통해 개별적인 교육·진로지도를 하는 등 교육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교수의 컴퓨터에는 학생들과 상담한 내용의 파일이 빼곡히 들어있다. 매년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해 기부천사로도 알려졌다. 2010년에는 지방학생들을 위해 자비로 학교 인근에 여학생 거처를 마련했으며, 이후 양돈하는 동문들을 독려해 십시일반으로 기금을 모아 남학생 거처를 마련하기도 했다.
김유용 교수는 지난해 말 전남 무안에 2500마리 사육 규모의 2층 돈사를 완공했다. 이 실험농장에서는 액상사료 급이 시스템, 가축분뇨처리 신기술 등을 직접 적용, 장단점을 확인하며 롤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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