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 「삼솔농장」


작년 소 값 마리당 928만원
일반 고급육 농가와 엇 비슷
하지만 생산비 낮아 큰 차이
‘한우 명인’ 등 각종 상 수상

부산물 가격의 영향 받더라도
절대 주요 품목은 변경 안 해
원가 비싸도 100% 주문 원료
TMR 공장을 독자적으로 건립

4년 이내 투자비용 모두 회수
수많은 고비 이겨내며 성장해
“모든 농가 시행착오 없도록”
민감한 부분까지 노하우 공개

 

“부산물을 이용한 TMR 사료를 급여해 농후사료를 급여하는 한우농가보다 40%이상 사료비를 절감할 수 있었다. 10여 년간 많은 시행착오와 과정을 거쳐 터득한 노하우를 많은 한우 농가들과 함께 공유하면서 성장하는 것, 그것이 나의 목표다”
한기웅 경남 진주 삼솔농장 대표는 자신이 가진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유하고 모두가 경쟁력있게 한우를 키우는 그날에 함께 하길 바란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 부산물 사료 급여로 ‘명인’ 등극
대학에서 유도를 전공한 체육학도가 돌연 한우를 키우겠다고 귀향을 했다. 맨손으로 농장을 일궈 명인이 되기까지 십여 년의 세월동안 산전수전 다 겪은 한기웅 대표는 자신만의 노하우로 부산물을 활용한 TMR을 만들어 소에게 급여한 결과 ‘한우 명인’, ‘대통령 포장’, ‘자랑스러운 한국인 대상’등을 거머쥐게 됐다. 그에게 이 모든 것을 안겨준 것은 바로 부산물을 활용한 자가 TMR 사료. 그에게는 은인과도 같고 효자와도 같은 것이 자가 TMR사료다.
연간 평균적으로 100마리 가량을 출하하는 한기웅 대표는 자신의 소득이 300마리를 출하하는 농가와 진배없다. 생산비를 낮추는데는 그 누구보다 자신 있다.
실제로 그가 지난해 받은 소 값은 마리당 928만원. 금액으로만 보면 여타 고급육 생산농가들이 받는 소값과 큰 차이가 없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의 저력을 느낄 수 있다.
우선 그는 송아지를 100% 자가 생산하기 때문에 송아지 값이 들지 않는 데다가가 부산물을 활용한 자가 TMR을 급여하기 때문에 사료비도 남들에 비해 40%가 적게 든다.
그 결과 같은 값을 받더라도 순소득 면에서는 큰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는 것, 한기웅 대표는 “우리농장에서 출하된 소들이 지난해 평균 928만원을 받았는데 사료비 포함 모든 비용을 공제하고 남은 순수익이 마리당 600만원”이라면서 “송아지를 사들여 농후사료를 급여하는 농가에 비하면 순수익이 2~3배까지도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 기준 지키면 성공
 “무엇을 하던 기준을 만들어 일률적이고 체계적으로 한다”는 기준이 지금의 그와 농장을 만들었다는 한기웅 대표는 자가 TMR사료를 안정적으로 급여하기 위해서는 원료 수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보통 TMR 급여 농가들이 부산물 가격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시세에 따라 품목을 대체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 대표는 절대 주요 품목은 변경하지 않는다.
원가가 좀 더 비싸더라도 100% 주문 원료를 사용하는 것도 그 이유에서다. 농후사료는 kg당 10원 오른다고해서 크게 영향을 주지 않지만 부산물 원료가 10원 오르는 것은 농가에 상당한 경영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에 쉽게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그렇지만 한 대표는 “기준을 지켜라”는 자신의 철학대로 절대 가격 저항이 있더라도 원료 변경은 없다. 원료공급은 매우 신중한 편인 그는 깻묵, 비지, 버섯배지(팽이), 미강, 맥강, 단백피, 보리, 대두 등은 원가가 좀 더 비싸더라도 100% 주문 원료를  사용한다. 

 

# TMR 사료 공장으로 균일화
사료 급여에서도 그의 성격이 드러난다. 이미 자가 TMR의 효과는 톡톡히 검증이 된바 있으나 그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균일화와 노동력 절감 차원에서 자비를 들여 농장내에 TMR 사료 공장을 지었다.
흔히들 TMR 사료공장이라 하면 마음 맞는 농가들이 모여 영농조합법인을 구성하고 TMR 공장을 짓는 것이 일반적이나, 자신만을 위한 공장을 짓는 것은 드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기웅 대표는 보조나 융자 없이 순수하게 자신의 돈 4억 8000만원을 투자해 삼솔농장의 TMR 공장을 지은 것. 물론 여러 사람이 모여 힘을 합치면 비용을 줄이고 더 크고 멋지게 지을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소모적인 일들이 농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인 부담을 안고 혼자 실행에 옮길 수밖에 없었다고.
그는 “4~5억에 가까운 순수 자본을 들여 공장을 짓는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일수도 있으나 4년 이내에 투자비를 모두 회수 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사료를 급여할 때 품질, 급여시간, 정해진 양 공급이 중요하기 때문에 누가 배합하고 급여하더라도 품질에서 차이가 나지 않기 위해서는 꼭 해야 하는 사업이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 노하우 아낌없이 공유
그가 또 주목받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는 배합비부터 원료 수급방법, 출하성적, 소득 등 민감한 부분까지도 아낌없이 공개하고 있어 귀감을 사고 있다.
자신과 같이 아무것도 모른 상태에서 소를 키우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 지금은 명인인 그이지만 20대 중반 처음 사육을 시작했을 때는 수많은 고비와 실패를 맛봤다. 운동을 전공했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 체력하나는 자신 있었다는 한기웅 대표가 조금 더 부지런히 남보다 노력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생각에 겁 없이 한우 사육에 뛰었지만 결과는 참패였다.
지금도 그 당시를 생각하면 씁쓸하다는 그는 “사람이 먹을 수 있다면 소도 먹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주위에서 구할 수 있는 부산물들을 활용해 소에게 급여했지만 그것은 대단한 착오였다”면서 “정확한 지식 없이 실행한 것이 오히려 소에게는 안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2년의 공백 후 2004년 말 다시 한우 사육에 돌입한 한기웅 대표는 이대로는 불가능 하다는 생각에 전국을 돌며 한우 사육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의 오영균 박사를 만난 것이 그의 한우 사육에 전환점이 됐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사료배합을 배울 수 있었던 것. 그때 오영균 박사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지금의 자신도 없었을 거라는 그는 “사람 하나가 내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는 것을 직접 경험했기 때문에 사람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느꼈고 나 역시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서 노하우를 공유하고 의견을 듣는 것을 소홀히 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 내실 있는 한우 사육 목표
이제 나이가 50대 초반인 한기웅 대표는 한우 사육농가들 사이에서는 청년이나 마찬가지다. 한참 일할나이인 그는 기본적인 틀을 완성했기 때문에 더 많은 마릿수의 한우 사육도 가능한 상황.
그러나 한 대표의 생각은 다르다. 자신의 사료 공장에서 생산되는 양이라면 1000 마리도 거뜬하지만 더 이상 사육마릿수를 늘리지 않기로 자신과 약속을 했다. 앞으로 갈수록 어려워지는 축산환경속에서 환경 문제에 제약을 받지 않고 안정적인 한우 사육을 하기 위해서는 마릿수를 늘리지 않고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경쟁력 있다는 판단에서다. 사육마릿수를 늘리면 소득은 금세 더 오르겠지만 퇴비 문제, 지역 민원 등 환경과 관련된 부분들에서 마찰을 빚을 수 있기 때문. 그는 농장의 규모는 현 상태를 유지하되 생산비를 절감하고 수익성을 올릴 수 있는 부분들을 찾아 더욱더 내실 있는 농장으로 꾸려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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