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필리핀 발생 가능성이 제기됐다. 필리핀 정부는 ASF 발생여부에 대한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 19일 윌리엄 다르 농업부 장관은 “몇몇 지역에서 비정상적인 높은 돼지 폐사가 발생해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라고만 밝혔다. 돼지 폐사 지역과 숫자에 대한 구체적인 발표는 하지 않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문제의 지역 반경 1km 내 돼지를 살처분 했고 반경 10km를 감시지역으로 정해 정밀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호텔에서 나온 잔반 급여가 유력한 ASF 발생 원인으로 지목된다”고 말했다. 돼지 잔반 급여 전면 금지를 주장하는 대한한돈협회에 힘을 실어주는 사례다.
필리핀보다 5일 앞서 미얀마에서도 ASF가 발생했다. 미얀마 정부는 샨 주에서 ASF가 발생한 사실을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공식 보고 했다. 샨 주는 지난 1일부터 돼지 폐사가 늘어 검사한 결과 지난 9일 ASF로 최종 확인됐다고 밝혔다. 필리핀은 인근에 중국, 라오스, 태국, 미얀마와 닿아 있다. 우리나라 농식품부는 지난 3월 베트남에서 ASF가 발생함에 따라 미얀마와 함께 태국, 라오스에서 입국하는 여행객 화물에 대해서 X-ray 검색, 탐지견 투입을 이미 강화해 왔다.
필리핀의 ASF 발생이 공식화 될 경우 지난해 8월 중국 발생(158건) 이후 △몽골(11건) △베트남(6082건) △캄보디아(13건) △북한(1건) △라오스(10건) △미얀마(1건)까지 아시아 지역 총 8개 나라에서 ASF가 발생했다. ASF가 우리나라로 언제 유입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유입 가능성 및 위험성은 높아지는 흐름세다. 
이런 가운데 일본은 38건의 돼지열병(CSF)이 발생해 모두 13만 2933두를 살처분 했다. 일본 정부는 확산 원인으로 지목되는 돼지열병에 감염된 야생멧돼지가 전국에 1008마리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는 9월 13일 기후현에서 첫 감염 발생 이후 사체와 포획한 개체를 포함한 수치다. 일본 정부는 야생멧돼지가 일반돼지에게 돼지열병을 옮겨 어려움에 처해있다.
이런 사례를 확인하고도 우리나라 환경부는 야생멧돼지 개체수 조절에 소극적이다. ASF 모니터링을 더 늘리겠다고만 반복해 말한다. 전문가들은 농식품부와 환경부가 협력해 야생멧돼지 개체수를 줄이는 적극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재차 주문하고 있다.
일본은 올해 3월부터 야생멧돼지를 대상으로 경구용 미끼백신을 살포하고 있다. 그러나 돼지열병 확산을 막는 데는 역부족이다. 특단의 대책으로 일반돼지에 대한 백신 접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SF와 CSF는 다른 질병이다. 그러나 두 전염병 모두 야생멧돼지에게 전염된 이후에는 관리가 불가능해진다. 아시아 ASF와 일본 CSF 확산 사태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남긴다.
유동인구가 급증하는 시기인 추석명절이 다가온다. 공항만은 많은 귀성객과 관광객들로 가득 찰 것이다. 정부는 ASF 예방을 위해 국경검역 및 대국민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 생산자 단체들이 요구하는 야생멧돼지 개체수 조절이 필요하다. 잔반 급여 전면 금지도 실시해야 한다. 한돈농가 및 관계자들, 일반 국민들 모두는 해외에서 불법 휴대축산물을 갖고 들어오지 말고 가축전염병 발생국 여행을 자제해야 한다. 불가피 하게 다녀왔다면 일정기간 가축사육 농장에 들어가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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