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과 안정 조화 이루는 ‘내실 경영’ 초점

균형 잡지 못하면 부실로
‘신사업 추진본부’를 설립
가망 없는 사업장은 정리
소비 트렌드에 적극 대응

‘구이’문화 다양하게 변화
메쯔거라이 매장 개설로
1인 가구 가정간편식 제공
축산물 소비 활성화 시도

부산물 프랜차이즈 박차
차별화된 제품 제값 받게
돈가 하락 수출로 물꼬 터
환경 개선 지속 가능 선도

 

지난 3월 13일 치른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제8대 도드람양돈농협 조합장에 당선, 3월 21일 취임 후 5개월여 동안 조합 사업의 전반을 파악하는데 여념이 없었던 박광욱 조합장.
박 조합장을 만나 지난 5개월간의 소회와 도드람양돈농협의 과제 및 구상 중인 미래상에 대해 들었다.

박 조합장은 20년 전 도드람양돈농협의 조합원으로 가입했다. 또한 그 중 절반의 시간을 조합 감사로 활동했다. 때문에 누구보다도 조합 내부 사정을 정확히 꿰뚫고 있다.
박 조합장은 “도드람은 지난 10년간 가파른 성장을 이뤄 기업형 협동조합의 면모를 갖췄다. 이는 전임 조합장님들을 비롯해 임직원, 조합원 등 조합의 모든 구성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그러나 어느 사회와 조직이건 고속성장의 이면에는 그늘진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 이 같은 문제점을 파악했고 이를 해소키 위해 내실경영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조합장이 강조하는 ‘내실경영’은 안정과 성장의 조화로운 조합 발전을 위한 노력을 뜻한다. 이에 대해 박 조합장은 “안정과 성장의 어느 하나만 추구하다보면 기형구조가 될 수 있고 이는 곧 조합사업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조합 사업의 전반적인 안정과 성장의 균형 있는 경영을 시도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우선 안정된 경영을 위해 박 조합장은 부실사업장에 대해 칼을 빼든다는 방침이다. 현재 일부 부실사업장에 대한 경영분석을 마쳤고, 해당 사업장들은 빠른 시일 내에 정리 수순에 들어갈 것이란 설명이다.
조합 사업 안정화를 위한 경영의 일환으로 ‘신사업추진본부’도 지난 7월 설립했다. 신사업추진본부는 유통·가공을 비롯해 간편식과 수출 분야를 담당하는 조합장 직속의 신설조직이다. 인력 또한 조합 내부의 엘리트 직원들로 구성됐다.
이에 대해 박 조합장은 “축산물에 대한 소비 트렌드가 변화함에 따라 지금까지의 냉장육(삼겹살, 목살 등) 위주의 판매기조에서 탈피해야 하는 시기가 도래했다. 이에 대응키 위해 신사업추진본부를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박 조합장에 따르면 신사업추진본부는 처음부터 크게 문어발식 사업을 추진하진 않는다. 성공적인 사업 다각화를 위해 소비 패턴 변화를 면밀히 분석하고 성장 가능성이 있는 사업 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한다는 방침이다.
신사업추진본부의 최근 성과로는 한국형 메쯔거라이 매장을 꼽을 수 있다. 메쯔거라이(Metzgerei)는 독일어 어원으로 식육과 함께 매장에서 다양한 축산물 부위를 활용 햄, 소시지 등을 직접 제조해 판매하는 상점으로 축산물 소비 다변화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도드람은 이 같은 메쯔거라이 매장을 조합 하나로마트에 최근 개설하고 시범 판매에 돌입했다.  이와 관련 박 조합장은 “축산물 소비에 대한 소비자 선호 성향이 기존 구이 문화에서 다양하게 변모하고 있다”면서 “특히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11% 가량을 차지하는 등 간편식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메쯔거라이 매장은 축산물 소비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돼지 부산물 사업 활성화 역점

박 조합장은 향후 관심을 두고 추진할 역점 사업 중 하나로 부산물 사업 활성화를 꼽았다. 현재 도드람은 (주)도드람FC를 통해 부산물 유통과 프랜차이즈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프랜차이즈는 ‘본래순대’로 전국적으로 100여개가 넘는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8월 준공된 ‘도드람김제FMC(Fresh Meat Center)’는 도드람 부산물 사업의 중추기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총 사업비 1000억원이 투입돼 김제지평선산업단지 내에 건립된 도드람김제FMC는 대지 5만2445㎡, 연면적 4만2975㎡ 규모의 종합식육가공센터다.
박 조합장은 “도드람김제FMC는 하루 3000마리의 돼지를 도축해 부분육과 부산물로 가공할 수 있는 단일 육가공장 중에서는 현재 국내 최대 규모”라고 밝히면서 “원료돈인 생돈 출하부터 도축, 부산물 가공, 부분육 가공, 포장, 제품 출고에 이르는 전 과정을 외부 반출 없이 한 공장 안에서 처리하는 ‘원라인 시스템(One-Line System)’으로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또 공정 곳곳에 기계화, 자동화, 정보전산화를 도입하고, 작업자의 안전을 높이면서 노동 피로도를 감소시키기 위한 다양한 설비를 갖췄다는 부연이다.
이외에도 식품제조 회사인 (주)푸르샨식품 등의 계열회사를 운영, 부산물을 총체적으로 다루는 시스템을 구축, 우리나라 부산물 시장의 선도 주체로 주목받고 있다.
박 조합장은 “돼지고기 부산물이 시장에서 제값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는 도드람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한돈산업 전체의 문제다”면서 “도드람은 차별화된 제품을 생산해 부산물 시장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수출 확대를 위한 노력 지속

박 조합장이 말하는 또 다른 중점 추진 사업은 ‘돼지고기 수출’이다.
판로 확대를 위해서는 돼지고기 수출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특히 수출에 있어서는 다소 희망이 보인다는 부연이다.
박 조합장은 “수출 또한 조합 발전을 위한 전략 중 중요한 요소로 꼽고 있다”면서 “지난해 9월 이후 돈가는 하락세에 접어들어 생산비 이하 수준으로 내려갔다. 특히 지난 6월 돈가가 4000원 초반대에 머물며 양돈농가는 직격탄을 맞았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한돈산업의 어려움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 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박 조합장은 그러나 “수출시장 개척을 위한 노력을 지속한 결과 수출 물꼬를 트는 것에 대한 실마리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냉장육 직수출에 대한 여건만 조성된다면 수출은 희망적이다”면서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한 단계별 로드맵을 구상하는 등 조합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롤 모델은 덴마크 ‘데니쉬크라운’

박 조합장은 도드람의 미래지향점에 대해 “데니쉬크라운과 같은 독보적인 조합으로 성장, 발전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덴마크의 데니쉬크라운(Denish Crown)은 팩커형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양돈 대표조직이다. 덴마크 내 돼지의 90% 가까이를 도축하고 있고, 이 중 85%를 전세계 시장에 수출하며 천문학적인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데니쉬크라운은 덴마크를 넘어 세계 축산물 시장의 대명사로써 전세계 양돈산업의 롤 모델이자 벤치마킹 모델이 되고 있다.
박 조합장은 “한돈산업이 지금의 국내외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 장기적으로 도약 발전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에도 데니쉬크라운과 같은 이상적인 협동조합형 팩커가 필요하다”면서 “도드람은 생산자 협동조합형 팩커를 완성했다. 앞으로는 데니쉬크라운과 같은 글로벌 식품 회사로 성장, 발전할 수 있도록 조합 구성원 모두가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양돈산업 최대 과제는 ‘분뇨와 냄새’
 
박 조합장은 양돈사육 30년 경력의 전문 양돈맨이다. 또한 양돈 대표조직인 도드람의 수장으로써 한돈산업에 대한 애착이 깊다.
그런 박 조합장은 분뇨와 냄새 문제를 한돈산업의 가장 큰 과제로 지목했다. 박 조합장은 “생산성이 초점이 됐던 시대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환경문제가 가장 큰 화두다. 분뇨처리와 냄새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면 지속가능한 한돈산업은 어렵다”고 지적하면서 “도드람 조합원들의 생산성은 이미 전국 최고의 수준에 도달했다. 때문에 조합의 지도방향도 생산성에서 냄새 저감을 위한 사양 환경 개선에 더욱 비중을 두고 전략을 수립,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조합장은 “한돈산업이 어려움에 처했다는 것은 모두가 인식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비관적인 생각만으로 일관해서는 안된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지속가능한 한돈산업을 만드는데 산업 구성원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면서 “한돈산업의 선봉에서 산업의 미래성장 방향을 제시하는 도드람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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