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권 곡물 수급 불안
소맥 생산 전망 하향조정

주요 곡물 가격은 시소게임을 펼치듯 오르고 내림을 반복하고 있다. 7월 11일 미국 농무부의 수급 전망 보고서가 발표되면서 주요 곡물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으나, 미국 내 기상 여건이 개선되면서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하는 상황이 전개됐다.
미국 농무부가 지난 6월 28일자로 발표한 파종 면적 보고서가 이번 7월 수급 전망 보고서에 그대로 반영됨에 따라 지난 6월 수급 전망과 비교해 미국 내 옥수수 생산량이 늘어나고 대두 생산량이 줄어드는 결과가 초래됐다. 올해 봄철부터 7월 초반까지 미국 내 산지 날씨는 상당히 좋지 못해 곡물 파종이 상당 기간 뒤처졌으며 특히 옥수수가 큰 피해를 입어 파종 면적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미국 농무부는 재조사를 실시해 보다 정확한 자료를 8월 수급 전망 보고서에 반영시킬 계획임을 사전에 공지함에 따라 곡물 시장은 큰 동요를 보이지 않았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 남미 국가의 곡물 공급은 안정적임에 반해 유럽연합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동유럽권 국가들의 곡물 공급이 불안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요 소맥 생산국들의 생산량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세계 최대 소맥 생산국인 러시아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캐나다, 호주, 프랑스, 독일 등의 생산량 전망치가 계속해서 하향 조정되고 있다. 
중국의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과 미국과의 무역 전쟁으로 인한 곡물 소비 및 수입수요 둔화는 곡물 가격의 가파른 상승세를 제어하는 요소가 됐다.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으로 인해 올해 상반기 돼지고기 생산량이 2470만 톤에 그쳐 작년 동기 대비 6% 하락했다고 중국 통계청은 밝혔다.
돼지 사육두수 급감으로 인해 올해 중국의 사료용 옥수수 및 대두 수요는 큰 폭으로 줄어들 전망이며 대두 수입 또한 상당 부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6월 대두 수입량은 651만 톤으로 집계됐으며 전월 대비 12%, 작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다. 
미중 양국은 지난 6월 말부터 무역 전쟁의 격화를 막고 재협상의 길을 열어놓기 위해 휴전에 들어갔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의견만을 계속해서 조율하고 있으며 협상을 위한 세부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먼저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것을 전제 조건으로 휴전에 들어갔으나 중국이 이를 준수하고 있지 않아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타결에 이르기까지 갈 길이 멀다는 말도 덧붙이면서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달러를 비롯한 원유와 같은 외부 시장의 환경도 상당한 변화를 보이면서 곡물 시장의 변동성을 유발하고 있다. 미국 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확대로 약세를 보였던 달러가 경제지표 개선으로 인해 차츰 강세로 돌아서고 있다.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으로 급등했던 국제 유가가 미국과 이란의 대화를 통한 평화적 협상 가능성이 거론되자 강한 하락 압박을 받았다.

저작권자 © 축산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