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돈가격이 예년과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행락철 돌입과 동시에 가격상승이 시작되다 휴가철에 정점을 찍는 예년과는 분명 다른 양상이다.
실제 6월 현재 돼지가격은 kg당 42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92원, 무려 19.1%나 하락했다.
게다가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 않다.
7월 이후 돼지가격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때문에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농가들의 구조조정이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전 국민에게 사랑받던 한돈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 몰리게 된 걸까.
가장 큰 원인은 생산량 과잉과 재고량 증가다. 실제 올 상반기 등급판정두수는 879만4000마리로 전년 862만4000마리보다 17만두(1.9%)나 증가했다.
특히 정육 재고는 심각한 수준이다. 국내산 재고는 2월 기준 7620만톤으로 전년 동기보다 무려 100.8%나 증가했고, 수입산 재고도 4월 기준 9166만9000톤으로 전년보다 69.4%나 많았다.
또 다른 이유는 극심한 소비부진이다.
미투운동에서 촉발된 직장인 회식감소와 함께 근로시간 단축, 여기에 경기침체까지 맞물리며 삼겹살과 목심 소비가 급감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같은 불황의 영향이 비단 농가에만 미치지 않는다는데 있다.
농가뿐 아니라 이를 취급하는 가공·유통업계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까닭에 이같은 불황이 장기화된다면 농가와 함께 가공·유통까지 전 업계가 무너지는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다.
실제 가공·유통업계 관계자들은 한돈 소비부진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판매부진 탓에 재고를 가져가지 않기 위해 손해를 감수해가며 덤핑 판매하는 경우가 늘고 있으며, 이에 따른 매출·영업이익 감소 등의 영향으로 소규모 업체들의 적자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농가가 무너지면 가공·유통업계도 무너지지만, 가공·유통업계가 무너지면 농가도 무너진다는 점을 정부는 기억하길 바란다.
이제는 농가뿐 아니라 가공·유통 등 관련업계의 어려움도 헤아려야 할 시점이다.

 

저작권자 © 축산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