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대두 가격 상승세 주춤
달러·원유 시장 흐름도 살펴야
7월 9일을 기점으로 미국 시카고에서 거래되는 선물 가격의 흐름을 살펴보면 옥수수와 대두 가격이 지난 주 대비 각각 3%, 1% 상승했으나 소맥은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6월까지 기상 여건이 좋지 못해 주요 곡물 가격이 급등했으나, 7월부터는 생육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여 곡물 가격의 상승세가 다소 꺾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날씨 개선에도 불구하고 생육 초기 많은 비가 내린 탓에 생육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으며 미중서부를 중심으로 무덥고 건조한 날씨가 형성되면 작물들이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미국에서는 옥수수가 파종 및 발아 과정을 거쳐 출사(silking)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7월 7일 현재 출사율은 8%로 작년 동기 34%, 최근 5년 평균 22% 대비 26%p, 14%p 뒤처졌다. 대두 역시 파종 및 발아 단계를 거쳐 개화가 시작되었으며 7월 7일 현재 개화율은 10%로 작년 동기 44%, 최근 5년 평균인 32%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봄밀은 수확 이전의 출수 단계에 있으며 7월 7일 현재 56%의 출수율을 기록해 작년 동기 78%, 최근 5년 평균 73% 대비 상당 부분 뒤처져 있다. 겨울밀도 예년 대비 수확 속도가 느린 편이다. 7월 7일 현재 47% 수확이 완료되어 작년 동기 및 최근 5년 평균인 61%에 비해 14%p 뒤처져있다. 다만 생육 상태가 예년 대비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 소맥 가격은 하락 압박을 받았다.
미국 내 파종 면적과 관련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미국 농무부의 7월 11일자 수급 전망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6월 28일자 미국 농무부 파종 면적 보고서 발표 결과 시장의 예상과 달리 옥수수의 파종 면적이 크게 줄지 않았다. 뜻밖의 결과로 인한 시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 파종 면적에 대한 재조사가 실시되고 있어 옥수수 수급에 상당한 변화가 주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두와 소맥의 경우 생산 측면보다 교역량 변화에 따른 재고 수준의 증감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6월 말 정상 회담에서 휴전을 선언하고 무역 협상을 재개할 것임을 표명한 바 있다. 현재 유선 상으로 협의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조만간 고위급 회담이 베이징과 워싱턴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미국산 대두 구매 재개 여부에 따라 대두 가격은 상당한 변화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소맥의 경우 세계 공급 확대와 미국의 수출 경쟁력 저하로 미국 내 소맥 재고는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유럽연합, 호주, 캐나다 등에서의 소맥 작황 부진으로 인해 소맥 가격은 상승 흐름을 보이기도 했으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생산을 확대함에 따라 상당한 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 달러 가치는 계속해서 강세를 보이고 있어 미국산 소맥이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고 있는 것 또한 가격 하락의 요인이 된다.
달러를 비롯한 원유 시장의 불확실성도 곡물 가격의 흐름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미국 내 기준 금리 인하가 거의 기정사실화된 것으로 시장은 받아들이고 있으나 인하 폭은 크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달러 가치의 하락을 막고 있다. 원유 시장에서는 이란발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와 원유 수요 감소 우려가 원유 가격의 급격한 상승을 제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