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파종 지연
옥수수 대두 가격 상승

올해 미국의 봄 날씨 사정은 좋지 못해 곡물의 파종이 계속해서 지연되는 문제가 발생했으며 생산 전망을 상당히 어둡게 만들고 있다. 특히 미국 내 옥수수 파종 지연이 상당히 심각한 수준에 처해 있어 미국 농무부의 수급 전망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지난 11일 미국 농무부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곡물의 수급에 대한 전망을 발표했으며 6월 초반까지 예상치 못한 파종 지연과 생육 상태 악화로 인해 옥수수 단위당 수확량을 에이커 당 176부셸에서 166부셸로 크게 줄여놓았다. 이대로 진행된다면 생산량은 3억 4749만 톤에 그쳐 2015/16 시즌 이후 가장 낮은 생산량을 기록하게 될 것이다. 공급량 감소로 인해 기말 재고량은 33% 줄어든 4256만 톤에 이르겠으며 2013/14 시즌 이후 가장 낮은 기말 재고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내 옥수수 수급 불균형 우려로 옥수수 가격은 강한 상승 흐름을 보였다.
지난 5월 전망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올해 대두 생산량은 전월과 같은 1억 1295만 톤에 이를 것으로 미국 농무부는 내다봤다. 다만 작년 대두 수출 부진으로 이월된 기초 재고량이 늘어나 기말 재고량은 204만 톤 증가한 2845만 톤에 이를 전망이다. 미국 내 대두 수급 전망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옥수수와 마찬가지로 대두 파종이 계속해서 지연되어 향후 생산 전망은 낙관하기 어려워 대두 가격도 상승하는 분위기다.
미국의 올해 소맥 생산량은 5178만 톤으로 전월 대비 약간 증가하겠으나 소비량이 늘어나 기말 재고량은 전월 대비 6% 줄어든 2916만 톤에 이를 것으로 미국 농무부는 내다봤다. 미국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호주, 캐나다 등 주요 국가의 생산량 변화에도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기상 악화로 주요 국가의 소맥 생산이 부진할 것으로 우려했으나 예상과 달리 소맥 수급 전망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월 대비 생산량이 100만 톤씩 상향 조정되어 7800만 톤과 3000만 톤에 이르겠으며 그밖에 국가들은 전월과 같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미국 농무부는 내다봤다. 낙관적인 지표에도 불구하고 생산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해 소맥 가격도 강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6월 중반부터는 미국 내 날씨는 예년과 같은 건조한 날씨를 보일 것이라는 예보가 나오면서 곡물 가격의 상승세가 다소 꺾이는 듯 했으나 여전히 주요 산지에 많은 비가 내려 옥수수와 대두 파종 작업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파종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생육 상태는 나빠져 혹서기를 견디기가 어려워지게 되고 생육 기간이 늦춰짐에 따라 늦가을 서리 피해도 우려된다.
곡물 시장의 흐름과 관련한 국제 정세를 살펴보면, 불법 이민 문제로 미국이 멕시코에 관세 압박을 가했으나 원만한 협상으로 인해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는 무기한 연기됐다. 우려했던 미국과 멕시코 간 농산물 교역 제한 우려는 해소되어 멕시코의 미국산 농산물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그에 반해 미중 양국의 무역 전쟁은 더 격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오는 28~29일 일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미중 양국 정상이 만나 타협점을 찾지 않는다면 미국은 즉각적으로 추가 관세 폭탄을 때리겠다는 입장이다. 수급 문제뿐만 아니라 정치적 이슈도 고려해 곡물시장의 급격한 변동에 대비하는 자세를 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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