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곡물 가격 변동성 확대
정치·날씨 등 요인 복합 작용

최근 곡물 시장은 급물살을 타며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돌발 이슈로 인해 상승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았다. 미국이 내달 10일부터 모든 멕시코산 수입품에 대해 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혀 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멕시코가 미국으로 유입되는 불법 이민자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고 있어 미국 정부는 관세 조치를 통해 멕시코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라고 있다. 계속해서 방관할 경우 미국은 시차를 두고 관세를 점진적으로 인상해 10월부터는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멕시코는 미국과 제1의 교역국으로 미국과의 교역에서 멕시코가 차지하는 비중은 수출 80%, 수입 50%이다. 미국의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 조치로 인해 5월 31일자 선물 시장은 물론 국제 금융, 원유, 환율 시장 모두 크게 휘청거렸다. 특히 멕시코는 미국과의 교역에서 옥수수, 소맥, 대두에 대한 수입 비중이 상당히 높다. 미국의 이번 조치에 멕시코가 반발할 경우 미국산 농산물의 수입을 제한할 가능성도 있어 곡물 시장은 약세를 보였다.
사태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미국과 멕시코 양국의 통상·외교 장관들이 한 자리에 모여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시장의 동요는 가라앉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곡물 시장은 계속해서 미국에서의 파종 지연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6월로 들어선 현재 미국 날씨는 여전히 비가 많이 내리고 있으며 건조한 날씨를 보이지 않음에 따라 옥수수, 대두의 파종 작업이 계속해서 늦춰지고 있다. 6월 2일을 기점으로 옥수수 파종률은 67%로 예년 평균보다 29%p 뒤처져있다. 과거 이 시기 옥수수 파종률이 가장 안 좋았던 해는 1981년으로 그 당시 파종률은 87%였다. 그때와 비교해보면 현재 상황이 어느 정도 심각한지 파악할 수 있다. 대두 역시 마찬가지의 상황이다. 6월 2일을 기점으로 대두 파종률은 39%로 예년 평균보다 40%p 뒤처져있다. 과거 이 시기 대두 파종률이 가장 안 좋았던 해는 1995년이며 그 당시 파종률은 43%였다. 파종 가능 시기를 벗어나기 전에 미뤄졌던 파종이 속개되지 않는다면 올해 옥수수와 대두 생산량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옥수수 및 대두 신곡을 쏟아내며 국제 시장의 급격한 변화를 막는 완충제 역할을 하고 있으나 그 역시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결국 미국 중심의 공급 시장이 형성됐을 때를 모두가 우려하고 있다. 현 파종 상황대로라면 수급상의 불균형이 확대될 것이며 가격 움직임도 현재 수준을 능가하게 될 것이다. 
소맥 시장도 상승 요인과 하락 요인이 부딪치면서 가격 변동성이 심하다. 옥수수나 대두와 달리 미국에서의 겨울밀 출수와 봄밀 파종은 예년에 비해 크게 뒤처져있지 않다. 다만 겨울밀의 경우 수확기에 들어서면서 많은 양의 비가 내려 수확이 지연되거나 품질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오히려 미국보다 러시아의 상황이 더 좋지 못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상당히 건조한 날씨로 인해 생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생산량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제 시장에서 러시아산 소맥의 수출 가격이 경쟁력을 잃고 있으며 내수 소비 진작을 위해 수출도 줄이고 있어 향후 소맥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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