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지인들과의 술자리, 그중 한명이 나를 주려고 챙겨왔다며 무언가를 쑤욱 내민다.
겉면에 중국어가 잔뜩 인쇄되어 있는 진공 포장된 은색봉지다. 
여러 글자 중에서 아는 한자 두개가 눈에 들어온다.
‘牛肉’. 소고기육포다.
어디서 났냐고 묻자, 그는 한국과 중국을 자주 오가는 중국친구가 선물로 줬다면서 맛이 꽤나 괜찮다고 했다.
순간 뒤통수를 망치로 맞은 듯 했다.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된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중국 돼지의 20%가 살처분된 데다, 세계 돼지고기 가격마저 들썩이고 있는데도 남의 집 불구경하듯 하듯 전혀 관심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은 치사율이 100%라는 것. 예방백신도 치료법도 없고, 육포·소시지·순대 등에서도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까닭에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축산물 가공품을 국내에 들여오면 안 된다고 설명했지만 다들 대수롭지 않게 흘려듣는다.
심각한 건 나 혼자 뿐이었다.
물론 이번 사례가 단순 해프닝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그냥 넘기기에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직도 해외 축산물가공품을 국내에 반입해선 안 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일반인들이 많다는 것.
또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축산물가공품을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우리 축산인들 뿐이라는 것이다.
실제 전문가들은 축산관계자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경각심을 갖도록 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중국 여행 쇼핑리스트 중 하나로 손꼽히는 마약소시지(옥수수소세지) ‘위미창’을 예로 들자.
인터넷에 ‘위미창’을 검색하면 중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매장 소개와 함께 한국 올 때 가방에 꽁꽁 숨겨와 안 걸렸다는 내용, 심지어 중고나라 등의 사이트에서 판매한다는 내용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방역당국이 주요 공항만 등에서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아직도 한참 부족하다는 반증인 셈이다.
축산관계자에 대한 홍보도 중요하지만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홍보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홍보의 중요성은 아무리 말해도 지나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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