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선영 수의학박사

 

주변 국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지속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국내 유입 우려로 방역당국과 양돈 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매스컴에서도 ASF는 자주 등장한다. ASF는 치사율이 100%에 달하지만 백신도 치료제도 없다. 다행히 아직 우리나라에는 발병 사례가 없지만 인근 중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발생하고 있어 우리나라도 안심할 수 없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ASF가 어떤 질병이며, 얼마나 위험한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ASF 관련 국내 최고 권위자로 알려진 선우선영 수의학박사를 만나 ASF 발생 현황과 대처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선우선영 박사와의 일문일답.

 

Q. ASF는 어떤 질병인가?
A. ASF는 돼지에서만 감염이 되는 질병이다. 치사율은 중병원성은 20~80%, 고병원성일 경우 100%에 달한다. 
돼지가 감염될 경우 41℃ 이상의 고열과 내부 전신 장기에서 출혈 증상을 보인다. 외형적으로는 피부가 붉게 변하는 홍반 현상이 나타난다.
ASF 바이러스는 외피막(지질단백)을 가진 DNA 바이러스로 환경에 대한 저항성이 크다는 특징이 있다. 56℃에서 70분, 60℃에선 20분이 지나야 불활화 된다. pH 4~11에서도 안정성을 보이며 유기물이 존재할 경우에는 더 넓은 pH 범위에서도 생존한다.
돈육 제품, 비가열 또는 냉동 돈육 내에서는 수주에서 수개월 간, 염지 또는 말린 고기에서는 300일까지 바이러스가 검출된 보고가 있다.
ASF 바이러스는 강력하기 때문에 사람도 감염되지 않을까하고 걱정을 하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다행히 사람은 감염되지 않는다. 만약 인수공통전염병이었다면 수년간 이 질병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 온 본인부터 감염 됐을 것이다. 

 

Q. 현재 발생 현황은?
A. 아프리카에서 1920년대부터 발생해 왔으며 대부분의 사하라 남부 아프리카 지역에 풍토병으로 존재하고 있다. 유럽, 남아메리카 등에도 과거에 발생해 결국 대부분 근절 됐지만 스페인, 포르투갈에서는 1960년대에 풍토병으로 되어 이 질병을 완전히 근절하는데 30년 이상이 걸렸다. 이탈리아의 사르디니아 섬에는 1978년 이후 아직까지 풍토병으로 남아있다.
2007년에 ASF가 죠지아 공화국을 통해 유럽으로 유입된 이래 이 지역 사육돼지와 야생멧돼지에 바이러스가 널리 전파됨으로서 현재 다수의 동유럽 국가들에 존재한다. 또한 사육돼지와 야생돼지 집단이 널리 감염된 러시아 연방의 일부 지역에서도 존재하고 있다.
이외에도 현재까지 아프리카 지역을 제외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몰도바, 헝가리, 벨라루스, 러시아, 폴란드, 루마니아, 체코, 불가리아, 벨기에,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에서 발생이 보고된 바 있다.


 
Q.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A. ASF는 병원성이 매우 강할 뿐만 아니라 효과적인 백신이 없는 질병이다. 백신이 없기 때문에 질병의 방제방법에 대해서는 기존의 질병들과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국경검역을 통한 유입의 원천적 차단과 농장단위의 높은 수준의 차단방역이 필요하다. 인적·물적 교류가 많아진 현실에서 특히 중국과 베트남의 대규모 발생과 북한으로의 유입가능성은 더 큰 위험요소가 된다. 미국 및 유럽의 국가들은 국내로 유입되는 경로의 차단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럽 국가들의 멧돼지 이동 경로 차단을 위한 울타리 및 적극적인 사냥정책, 미국의 강력한 수입금지 조치 및 대만과 일본의 강화된 국경검역 절차가 대표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ASF 방제를 위해서는 우선 일반 국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ASF가 인수공통전염병이 아니고 만약 발병한다고 해도 감염된 돈육이 유통되지 않는다는 인식을 갖도록 해야 한다.
돈육 소비의 위축이 있게 된다면 양돈농가는 이중으로 고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양돈농가는 스스로 자신의 농장을 지켜야 된다는 의무감을 가져야 한다. 철저하게 외부로부터 농장에 돼지 유래 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차단방역을 해야 하고, 더불어 적절한 소독제를 올바른 방법으로 사용해야 한다.
본인 농장의 감염으로 이웃의 농장과 국가 전체의 양돈산업에 엄청난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해 임상증상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하고 이상증상이 있을 경우 조기에 신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ASF는 단순히 양돈산업의 문제, 양돈농가의 문제가 아니라 식량자원의 문제이고, 경제적 사회적으로 미칠 영향이 큰 질병이기 때문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같이 노력해야 한다. 막연한 두려움은 오히려 문제를 키울 수 있다. 냉정하게 내 농장의 문제와 보완사항에 대해서 점검하고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전문가에게 듣는다] 선우선영 수의학박사 

선우선영 수의학박사(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 석·박사, 캔자스 주립대학 수의과대학 박사)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미국 캔자스 주립대학에서 ASF 바이러스 병원성 연구와 백신 연구를 수행했다. 이와 관련된 여러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현재 (주)케어사이드 이사, 건국대 수의대 겸임 교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수의 분야에서 ASF와 관련 가장 권위자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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