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동원 가금연구소장(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프랑스인들 자국 닭 즐겨
높은 가격에도 인기몰이
우리도 새로운 연구 박차
유전체·육질·맛 자료 수집
산업 확대 위한 실태조사
소비자 쉽게 접근 가능케

 

닭을 사랑하고, 잘 아는 나라 프랑스에 가면 자국의 닭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을 알 수 있다. 구이, 찜, 육수 등 요리에 맞는 토종닭을 이용해 식재료의 풍미와 식감을 한껏 살린다.
복잡하고 까다로운 품질 관련 규정은 토종닭의 품질을 높여 일반 육계에 비해 가격이 두 배 가량 높다.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에서 판매되는 닭의 1/3이 토종닭일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소비하고 있다.
2018년 기준, 우리나라의 토종닭 시장 점유율은 일반 육계 대비 도계 기준으로 약 3.6%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토종닭이 일반 육계에 비해 생산성이 낮아 산업 확대가 어렵고 소규모 양계농가의 가축전염병 차단이 쉽지 않은 점 등 토종닭 사육기반이 약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또한 백숙과 볶음탕 위주의 단순한 소비 패턴, 성·비수기의 뚜렷한 차이, 토종닭에 대한 연령대별 선호도 등을 소비 정체의 이유로 들 수 있다. 이러한 소비 정체는 유통시장을 작게 만들어 토종닭에 대한 접근성을 떨어뜨리고 소비자 선택의 폭을 좁게 만든다. 결국 토종닭 시장 성장에 걸림돌이 된다.
토종닭의 생산성을 개선해 토종닭 사육기반을 확대하고, 새로운 실용닭 종자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소비하는 닭의 조부모격인 순계, 부모격인 종계(씨닭)의 개량이 매우 중요하다.
국립축산과학원 가금연구소에서는 보유 중인 토종닭 순계 12계통과 종계에 대한 개량에 힘쓰고 있다. 그 결과 ‘성장 빠른 종자’, ‘알 잘 낳는 종자’ 그리고 ‘육질이 우수한 종자’ 등 여러 계통의 순종 종자를 개량했고 이를 교배해 우리 고유의 씨암탉 맛을 살린 ‘우리맛닭’ 1호와 2호 종계를 개발해 농가에 보급할 수 있게 됐다.
국립축산과학원 가금연구소는 산업에서 원하는 토종닭을 더 빠르게 개발하기 위한 새로운 연구도 계획하고 있다.
첫 번째로 유전체 자료를 수집해 유전체 선발을 준비하고 있다. 토종닭의 SNP(단일염기다형성) 데이터를 확보해 세대간격을 줄이고 유전능력 추정의 정확도를 높여 개량의 속도를 높이고자 한다. 또한 MS maker(초위성체 마커)를 활용해 정확한 친자검정 체계를 도입할 계획이다.
두 번째로 토종닭 육질과 맛 관련 자료를 수집할 방침이다. 육질 검사와 유전체 선발을 통해 육질과 맛 관련 지표를 자세히 파악해 우리 토종닭만의 차별성이 있는 시장을 구축해 나갈 것이다.
세 번째, 소비자가 원하는 토종닭을 파악하고, 토종닭 산업 확대를 위한 산업 실태 조사와 마케팅 연구를 추진할 것이다. 소비자와 농가, 모두가 원하는 토종닭의 특성을 알아내 그에 맞는 육종 방향을 설정할 계획이다.
가금연구소는 고품질 닭을 만들고, 소비자들이 토종닭을 더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노력이 토종닭 산업을 활성화하고 국민들이 토종닭을 제대로 즐기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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