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전 세계 46개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아프리카 29개국, 유럽 13개국, 아시아(중국, 몽골, 베트남, 캄보디아) 4개국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8월 이후 ASF가 전국으로 확산되어 총 133건이 발생했다. 몽골 11건, 베트남 211건, 캄보디아 7건 발생이 OIE에 정식 보고됐다.
농식품부는 ASF의 국내 유입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판단, 지난 10일 국경검역 및 국내 방역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국경검역 강화를 위해 △불법 휴대축산물 과태료 1000원까지 상향 △외국인근로자 교육·홍보 동포방문 취업자까지 확대 △한돈농장주·근로자 ASF 발생국 방문시 방역관 직접 방문교육 △국제우편 등을 통한 축산물 반입·유통 차단 등을 실시한다.
국내 방역 강화 방안을 살펴보면 △한돈농가의 남은음식물 자가처리 급여 제한 △야생멧돼지 서식밀도 저감 및 폐사체 신속신고 체계 마련 △긴급행동지침(SOP) 개정하고 현장 방역훈련 확대 실시 △매월 마지막 수요일 전국 단위 특별소독 캠페인 △한돈농가 담당관 활용한 1대1 예방훈련·홍보강화 등이다.
그러나 방역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더 많은 ASF 유입 경로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것이 중국·베트남 등에서 수입되는 농축산 기자재들에 대한 조치다. 이들 기자재들은 우리나라에 수입되어 소독여부를 알 수 없는 상태로 농가로 보내진다. 한돈농장으로 판매되는 경우도 있다. 생명력이 강한 ASF가 어디에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지방에는 외국인이 직접 자국에서 생산한 식료품 및 가공식품을 들여와 판매하는 푸드마켓 트럭이 있다. 이 트럭은 여러 마을을 다니며 자국인들에게 물건을 판매한다. 한돈농장 울타리 안까지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농장 대표들은 차단방역 체계를 무너트리는 이러한 상황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
만약 북한에서 ASF가 발생한다면 야생멧돼지를 통한 국내 유입 외에도, 감염된 돼지에서 배설한 바이러스가 빗물을 타고 개울, 도랑을 거쳐 강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 경기 북부 지역 농가들은 북한에서 내려오는 물을 돼지에게 먹일 경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을 소홀하게 넘겨서는 안 된다.
고병원성 AI 차단방역 허점을 한가지 살펴보자. 한 양계업계 관계자는 오랜 기간 AI 바이러스의 양계농장 유입 경로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 과정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농장 인근 하천에서 낚시를 즐기는 광경을 목격했다. 이들이 낚시를 위해 하천을 오가며 철새 분변을 묻혀 농장을 오염시킬 수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연구하면 새롭게 찾을 수 있는 유력한 ASF 유입 경로를 반드시 찾을수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해외전염병과 남향미 수의연구관은 베트남에서 ASF가 급속도로 확산된 원인 중 하나로, 축산농가들과 상인이 ASF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지 못한 ‘무지’를 꼽았다. 감염됐을 우려가 있는 돼지를 사고팔고 수송·도축 하는 과정에서 확산됐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 방역당국은 ASF 유입 가능 경로에 대해 계속해서 연구해야 한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 이는 다른 해외악성가축전염병의 국내 유입 경로를 파악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한돈농가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ASF의 위험성과 돼지 감염시 증상, 감염 의심 돼지 발견시 조치 사항 등을 평상시에 숙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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