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축장 제2의 구조조정 오나 (하)앞으로 어떻게 되나
도축장 제2의 구조조정 오나 (하)앞으로 어떻게 되나
  • 이혜진 기자
  • 승인 2019.05.03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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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취지 빛바래
무분별 건립 대규모 부실
1990년대 LPC 사업 연상
가동률 저조 원료 조달난
수수료 인하 등 출혈경쟁
만성 적자로 빚더미 올라
줄도산…산업 전체가 퇴보
실패사례 타산지석 삼아야

 

도축장구조조정을 통해 자구 노력을 기울인 도축업계는 앞으로 경영 개선과 도축장의 위생 수준 향상을 위한 시설 투자를 목표하고 있다. 그러나 거대 자본의 도축장들이 들어서게 되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 것이기 때문에 이를 반대하고 있다.
또한 구조조정이 목표대로 이뤄지지 않았는데 신규 도축장이 생기는 것에 대한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정부가 도축장 구조조정 사업을 추진할 당시 목표는 전국에 36개의 도축장만 남기고 모두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실제적으로는 2018년 기준 73개의 도축장이 남아있고 정부 목표의 절반만이 구조조정 된 상태다. 때문에 아직도 일부에서는 구조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같은 이유로 업계에서는 아직 신규 도축장 건립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 LPC 사태 재현되나
무분별한 대형 도축장 건립에 앞서 대규모 부실로 막을 내린 1990년대 정부의 LPC사업을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는게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당시 정부가 야심차게 육성했던 LPC(축산물종합처리장:Livestock Processing Center)사업이 남긴 것은 대형 도축장이 늘어나면서 가동률은 저하되고 원료조달이 어렵자 도축수수료 인하로 인한 출혈경쟁이었다.
당시에 도축장이 대형화 되면서 가동률은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상황에서 출혈경쟁이 지속되자 도축업계는 규모와 상관없이 큰 혼란과 어려움에 빠졌다.
당시를 기억하는 한 전문가는 “LPC가 결국에는 초대형 도축장이나 마찬가지인데, 대형 자본이 투자된 초대형 도축장이 줄을 잇자, 기존 도축장들의 가동률이 곤두박질치는 것은 물론이고 LPC들도 물량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결국에는 서로 물량 확보를 위한 과당경쟁이 시작됐고 소규모 도축장들은 도산할 수밖에 없었다.
그 여파는 LPC도 피해갈수는 없었다.  막대한 고정투자비용과 과다한 운영비 투입이 불가피한 LPC의 경우 더욱 취약한 구조에서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던 것.
대부분의 LPC가 만성적자로 빚더미에 올라 매각돼 주인이 바뀌거나 아예 문을 닫으면서 엄청난 손실을 안겼으며 결국엔 산업도 퇴보하는 결과를 낳았다.


# LPC 실패 사례 되새겨야
농림축산식품부의 관련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1994년부터 LPC 사업에 총 1164억 원을 투입한 가운데 9개소의 LPC 건설을 추진했다. 그 결과 2001년 5월말까지 가동 중인 2개소와 건설 중인 2개소 외에는 4개소가 부도가나 300억 원 가까이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LPC 사업은 도축업계 전체를 부실과 적자 상태로 몰아간 실패한 사업으로 기록됐다.
김호길 축산물처리협회 전무는 “대형도축장의 잇따른 건립이 과거 LPC가 남긴 산업의 파장과 결과를 다시금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서 “장치산업인 도축장의 경우 적정 물량 확보가 담보되지 않는다면 안정적인 경영은 불가능 하다”고 말했다.
인건비와 전기세, 폐기물 처리비 등 도축장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매년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기 때문에 생산비를 낮출 수는 없다는 것. 따라서 가동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물량 확보가 가장 중요하며, 대형 도축장이 생길 때마다 물량 확보를 위한 전쟁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때문에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도축규모에 비해 여전히 도축 시설이 과잉 상태에 놓인 상황에서 대규모 도축장의 신·증축은 또다시 도축시설의 가동률 저하와 과당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신규 도축장이 대형 자본을 투자해 산업에 진입할 경우에는 과거 LPC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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