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너무 낮은 원유가격…낙농가 빈사 상태

스위스 낙농가는 다른 유럽국가와 마찬가지로 너무 낮은 원유가격으로 인해 수입이 감소하면서 낙농을 계속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기로에 서있다. 스위스를 포함해 유럽 전체적으로 원유가격 인하 압박이 강해 낙농업은 폭발 직전의 압력솥과 같다. 11년 전에는 프랑스에서 납유거부 사태가 전국적으로 확대되었는데 그 이후 몇 가지 조치를 취했지만 거의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지속가능하고 지역에 뿌리를 내린 농업을 추구하는 ’농업인노동조합’인 ’유니텔’에 소속된 베르티씨는 “많은 낙농가가 우유생산을 포기하고 육우 사육으로 전업하고 있다. 남아서 우유를 생산하는 낙농가 중에는 재산을 탕진하고 자살하는 사람도 적지 않을 정도로 비극적”이라고 말했다.

 

생산비보다 낮은 원유가격
현재 스위스의 원유가격은 1㎏당 0.68CHF (스위스프랑) 수준이다. 우유의 성분・용도에 따라 가격이 다른데 치즈용원유를 납유하는 농가는 1㎏당 0.80CHF를 받는다. 전체의 2/3를 차지하는 가공용원유는 1㎏당 약 0.55CHF 수준이다.
원유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생산비가 아니다. 평지에 있는 목장은 우유 1㎏을 생산하는데 1.00CHF, 산악목장은 최대 1.60CHF가 소요된다.
스위스에서는 우유생산비와 원유출하가격의 차이를 보전하기 위해 연방정부가 직접지불로 지원한다. 이와 동일한 제도를 유럽연합(EU)도 채택하고 있으며 직접지불을 통해 경관유지, 생태 다양성과 같은 농업의 종합적인 역할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리고 수출보조금과 같은 다른 형태의 낙농지원책도 몇 가지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자유화와 시장개방이 진행중이어서 이러한 보조금은 해마다 삭감되고 있다.
보조금 총액은 2000년에 7억 CHF에서 2015년에는 3억 CHF 이하로 약 1/3 수준으로 줄어 들었다.
스위스 낙농산업은 1999년까지 정부의 직접관리 하에 있었다. 원유가격과 생산량 모두 정부가 결정하였고 판매도 보장되었다. 게다가 1990년대에는 매년 100만 CHF나 되는 보조금을 치즈 수출업체에 대한 지원했다. 
낙농가연합회 슈테판씨는 “이것은 스위스 치즈의 품질을 망치는 정책이었다”고 회상한다. 에멘탈치즈를 중심으로 다수의 치즈가 특히 이탈리아에 많이 수출되었다. 치즈는 생산원가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되었고, 가격차이는 스위스 정부가 보전해 주었다.
이 때문에 해외 소비자들은 실제가격보다 낮은 금액으로 치즈를 구입하는 것에 익숙해져 버렸다고 한다. WTO협정이 발효되면서 이러한 보조금은 점차 폐지되었고, 생산량에 관계없이 직접보상하는 제도로 변화되었다.

 

농가소득의 절반은 시장에서, 절반은 정부가 부담  
낙농가연합회 스테판씨는 “농가가 생산비를 커버할 수 있는 것은 직접보상제도 덕분"이라면서 “2017년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우유 1㎏당 0.50CHF를 정부가 지원했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농가수입의 절반은 원유시장에서 나머지 절반은 정부가 지급한 셈”이라고 말한다. 농업인 상담센터의 추산은 이것과는 약간 다르다. 평지농가는 1㎏당 0.21CHF, 산악농가는 0.56CHF를 정부로부터 지원받는다. 하지만  생산비는 판매가격과 보조금을 합한 0.12~0.56CHF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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