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ASF 아시아로 확산
국내 유입 물량 중국 이동

전 세계 양돈산업이 들썩
美 시카고 선물거래 가격
파운드당 1달러까지 올라
국내 수입가격도 큰 영향

일부 유통업자 대량 수입
때 기다리며 창고에 보관
원가절감·생산성 향상 등
중장기 대책 마련이 우선

지난 3일 aT센터에서 열린 2019 육류 유통시장 전망 세미나 전경.
지난 3일 aT센터에서 열린 2019 육류 유통시장 전망 세미나 전경.

 

 

중국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영향으로 한돈가격이 다시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는 ASF 청정국 유지가 전제됐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급변하는 국제 시장에서 다가올 호재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ASF 유입 차단과 함께 한돈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끊임없는 고민과 실천이 요구된다.
지난해 8월 아시아 최초로 중국에서 발생한 ASF는 순식간에 대륙 전체로 확산됐다. 지난 7일 티베트자치구에서 ASF 감염돼지가 확인됨에 따라 중국의 31개 광역행정구역(22개 성, 4개 직할시, 5개 자치구) 중 하이난성을 제외한 30개 광역행정구역에서 ASF가 발생했다. 중국 최남단에 위치한 하이난성이 섬인 것을 고려하면 중국 대륙 전체에서 ASF가 발생한 것으로 봐야 한다.
이뿐만 아니라 중국발 ASF는 인접 국가인 몽골(1월, 11건), 베트남(2월, 211건), 캄보디아(4월, 1건)로 확산되고 있다.
중국은 최근까지 ASF가 119건 발생해 돼지 100만두 이상을 살처분 했다. 돼지 사육두수는 ASF 발생 이전과 비교해 16%~18% 가량 감소했다. 이로 인해 돼지고기 가격이 크게 올랐고, 이 같은 현상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또 우리나라로 들여올 미국산 수입물량이 중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 국내 돼지고기 가격 상승이 전망된다.
중국의 연간 돼지고기 생산량은 약 5500만톤 가량으로 전 세계 생산량의 50% 가량을 차지한다. 중국인들은 돼지고기를 1인당 연간 38.6kg을 먹는다. 2020년이면 1인당 연간 40kg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높은 가격으로 인해 소비량이 전년대비 3% 감소할 것으로 가정해도 200~330만톤의 돼지고기 수입이 필요한 실정이다.
ASF 발생은 중국 양돈산업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양돈산업에 영향을 주고 있다. 하반기에는 중국이 돼지고기 수입을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에 따라, 지난 8일 미국 시카고 선물거래소(CME)에서 돈육 선물(6월물) 가격이 연중 최고가인 파운드당 97.82센트를 기록했다.
중국발 ASF는 우리나라 한돈산업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CJ프레시웨이 수입육상품팀 목태원 부장은 지난 3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미트저널 주최로 열린 2019 육류 유통시장 대전망 세미나에서 “올해 미국과 유럽산 돼지고기의 국내 수입 가격은 지난해보다 높게 형성될 것”이라며 “중국의 수입 물량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면서 햄, 소시지 원가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목 부장은 또 “국내로 유입될 수 있는 돼지고기 물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최종적으로 소비자가 지불 할 가격이 과거보다 상승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 돼지고기 유통 전문가는 “중국의 돼지고기 부족현상은 갈수록 심화될 것이며 가격이 급등하면서, 중국 내에서 올 하반기 돼지고기 대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며 “최근 중국에서 세계 돼지고기를 대거 수입할 것을 대비해 돼지고기를 대량 수입한 뒤 오를 때를 기다리며 창고에 쌓아 놓는 국내 업자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돈농가들이 돼지 가격 상승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품질과 생산성 향상, 생산 원가 절감, 외국산과 차별화 전략 수립, 자급률 향상 등에 관한 목표를 설정하고 중장기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팜스코 신선식품사업본부 나관일 수석부장은 “ASF 영향으로 한돈가격은 오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높은 가격 유지가 결코 좋은 상황만은 아니다”라며 “수입 돼지고기에 시장을 빼앗기면 되찾는 데는 막대한 노력이 요구된다. 농장과 육가공의 상생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돈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생산·품질·수요·정책이 잘 어우러져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한돈산업 보호를 위해서는 반드시 ASF의 국내 유입 차단을 강조한다. 또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계속해서 성장세를 보이지만 국내산 축산물 사용량은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한돈자조금 대의원들은 지난 9일 대전 유성 계룡스파텔에서 열린 대의원회에서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고 있다. 이를 잘 활용해야 한다”며 “수입 돼지고기 사용을 줄이고 한돈 사용을 늘릴 수 있도록 관련 업체에 협조를 요청할 것”을 주문했다.
또 “잔반급여 금지 법안이 만들어지기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잔반급여 농가를 직접 방문해 규정에 따라 가열해서 급여하고 있는지 방역의 허점은 없는지에 대해 직접 관리가 요구 된다”고 말했다.
또한 “수입 축산물이 식육과 원료육으로 얼마만큼의 양이 공급되고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필요하다”며 “또 다시 찾아올 수 있는 불황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아이디어 공모전을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해보길 바란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축산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