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상 광주시축협 조합장
김호상 광주시축협 조합장
  • 권민‧염승열 기자
  • 승인 2019.04.12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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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은 진화하지 못하면 퇴보할 수밖에 없다”

최절정 시기인 지금이 적기
선진축산인 35년 경험으로
대내외 환경에 흔들림 없는
‘작지만 강한’ 조합 만들 것

급격한 축산 부정인식 확산
줄곧 국민 건강 책임져 온
농가 홀대로 자긍심 밑바닥
조합 주축 단합 권익 보호케

축종·분야별 위원회 설치 등
조합원의 참여시스템도 구축
암소 개량 통해 생산성 향상
고령·여성·후계농가 지속 지원

 

 

“변화가 없으면 희망도 없다.”
지난 2019년 전국동시 조합장 선거에서 무투표 당선된 김호상 광주광역시축협 조합장이 내건 슬로건이다. 절박했던 광주시축협을 전국 일류조합으로 이끌어온 안명수 조합장에 이어 무투표로 조합장직을 맡게 된 김 조합장은, 조합이 최절정에 오른 지금이야 말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합의 급속 성장은 축산업을 둘러싼 내외부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지금 아니면 조만간 한계에 부딪치게 될 것입니다. 다행히 안명수 전 조합장께서 더 성장할 수 있는 탄탄한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다시 한 번 조합을 업그레이드해야 지금껏 그래왔듯 앞으로도 조합이 지속 발전해 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의 목표는 그가 35년 동안 낙농과 한우에서 선진 축산을 이룬 것과 같이, 대외적인 어려움과 환경변화로 흔들리지 않는 강고한 조합을 만드는 것이다.

 

김영삼 정부 시절 뉴질랜드 수상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국내 낙농현황을 알기 위해 전남도 첫 국빈 방문으로 낙농목장을 찾았던 곳이 바로 현재 김호상 조합장이 경영하던 낙농목장이었다. 당시 김 조합장의 나이는 30대 중반이었고, 쿼터량 2.4톤으로 호남권에서 알아주는 선진 낙농가였다.
현재 2007년 한우로 전환, 400여 마리를 일관사육하는 한우전문가이기도 하다. 한우로 전환한 계기에 대해 그는 ‘농촌 지도자’가 되어 주변의 축산 농가가 함께 잘 사는 방법을 찾고 싶었다고 말했다.
“왜 조합장이 되려고 했는가?”라는 질문에 김호상 조합장이 한 마디로 요약한 대답이다. ‘주변의 농가들이 잘 살게 한다?’ 좀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었다. 이에 대해 김 조합장의 부연설명이다.
“35년 간 축산업을 해 오면서 주변의 1차 산업 종사자에 대한 평가가 거의 일방적이라는 사실에 가슴이 아팠다. 현장에서 가축과 함께 고락을 같이 해오며 국민들의 건강에 이바지하고 있다는 나름대로의 자부심도 외부의 시각과 부딪치면 자괴감으로 돌아올 때가 많았다.
이러한 무시와 냉대를 뒤바꾸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축산농가의 권익 보호가 우선이고 이것은 협동조합이 당연히 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조합이 조합의 역할에 충실할 때 조합원이 조합을 주축으로 단결하고 화합하며, 비로소 축산농가라는 자긍심을 갖게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것이 김호상이라는 일개 축산농가가 조합장에 도전장을 내밀게 된 계기다.
그는 조합장으로서 ‘조합원의 마음을 헤아리는’‧‘원칙을 지키는’‧‘실천하는’이라는 세 가지의 원칙을 세웠다. 
조합 발전을 위해 조합원과 함께 고민하고, 협동조합의 공익적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권위의식과 사리사욕을 버리고 투명한 경영을 통해 업무를 혁신하고, 임직원들이 소신과 철학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해 소득 증대에 기여하는 강한 조직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 광주시축협은 지금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영 혁신을 1순위로 내세웠다. 이유는 뭔가?
“우리 조합은 1958년 설립된 이래 어려움도 많았지만 이를 극복하면서 신용사업과 함께 대불배합사료본부, 웰빙 하나로마트, 한우고기 직매장, 식자재마트, 동물병원 등 경제사업을 활성화 하면서 총사업 실적 1조3000억 원을 초과하는 ‘작지만 강한 조직’으로 급성장했다.
농협중앙회가 평가하는 신용‧경제사업에서 각종 상을 휩쓸기도 했고, 2017년과 2018년에는 2년 연속 전국농협 종합업적평가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그만큼 우리 조합이 성장의 기틀을 마련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주마가편(走馬加鞭)’이라는 말이 있다.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한다는 뜻으로 형편이나 힘이 한창 좋을 때에 더욱 힘을 더해야 한다는 것이다. 잘 달리고 있으니 이제 좀 쉬자고 하면 그 순간 그동안의 시스템이 깨져버린다.
모든 사업이건 시스템이건 과거에 멈춰있어선 안된다. 경영도 자전거와 같아서 계속 페달을 밟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고 바로 쓰러지게 된다.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광주시축협은 과거 60년이 그랬듯 향후 60년도 그래야 하기 때문이다.”

 

- 구체적으로 설명을…
“우선 조합원의 조합사업 참여 시스템을 갖출 예정이다. 예를 들면 판매‧구매 등 경제사업 등 분야별로 위원회를 설치한다. 그 위원회의 협의를 통해 경제사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
또 현장 중심의 직원 배치를 통해 조합원 실익을 제공하고, 능력 있는 인재를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채용하는 동시에 공정한 업무 분장과 승진 서열화 원칙으로 직원들의 창의력과 사기 진작을 고취시킨다.
조합사업 이용을 우대함으로써 사업 참여를 유도하고, 축종별 규모화 사업은 저금리 자금으로 대체해 조합원 소득 증대를 꾀하고, 복지담당 여성 상무를 전담 배치함으로써 조합원 복지사업을 ‘맞춤형’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 조합원 소득 증대 사업은 어떤 것이 있나?
“현재 국내 축산업은 외국산 축산물과의 무한경쟁으로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이를 극복하는 길은 생산성을 향상하는 길이고, 이를 위해서는 개량을 통한 우수한 송아지를 생산하는 것과 사료비를 절감하는 방법이 가장 중요하다.
한우 사육을 해오면서 중요성을 느낀 것이 바로 번식우 개량사업이었다. 조합의 검정사업을 본격화하겠다는 것도 같은 의미다. 이미 조합에 전산프로그램이 되어 있다. 전담 직원을 배치해 이를 적극 활용함으로써 품질 우수한 송아지를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것이다.
여기에 조합원 대표위원회를 구성해 사료 구매원료를 공개입찰하고, 현장의 상황을 사료에 적극 반영할 수 있는 대불사료공장 고품질 사료 생산체계도 갖출 예정이다.”

 

- 현재 축산업의 고령화가 심각하다. 대책은?
“여기에는 여성조합원과 후계 축산인 육성 등은 물론 복지에 관한 것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우리 조합이 초우량 조합이라는 열매를 딸 수 있었던 것은 평생 동안 조합과 함께 아픔과 기쁨을 함께해온 원로조합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또 여성조합원들의 중요성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복지담당 여성 상무자리를 만들어 이들 조합원의 복지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루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농장 헬퍼제도 정착과 함께 여성대학을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농촌 환경개선활동은 물론 장례지원 사업 등 조합원‧지역 봉사도 적극 전개할 생각이다.
물론 장수대학, 주부대학, 문화강좌 등 다양한 교양과 취미활동을 지원하는 것도 포함된다.”

 

- 후계 축산인 육성 계획은 어떤 것이 있나?
“2세 축산인들은 농촌경제를 이어가는 차세대 실핏줄의 역할을 담당할 중요한 인물들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전문 육성교육과정을 개설하고, 내외부 전문가들을 초빙해 전문지식을 습득케 할 계획이다. 조합에는 이미 ‘2세 모임’이 있다. 이들을 집중적으로 관리해 자체적으로 공부하고 현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생각이다.”

 

- 지역 상생과 관련해서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게 하는 축산물 소비촉진 행사를 다양화하고, 나눔축산운동의 확대로 지속적인 사회공헌을 실천함으로써 축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로 잡는데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원로조합원과 돌아오는 젊은이들의 축산업 유입을 위해서 의욕적으로 추진한 공동사육장이, 선거와 연관되어 잘못 활용되고 있다는 오해 때문에 4월 말까지 접으라는 농림축산식품부의 통보를 받았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상황이고 우리 조합의 경우 무투표여서 선거와 무관하다고 생각했다. 도시화‧고령화로 축산을 할 수 없는 조합원들의 권익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로 시도됐지만 어쩔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다소간 여유를 주었으면 좋겠다. 공동사업 참여자에게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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