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수 년의 연구 결과물이 유명무실해졌다. 1992년부터 15년간 개발해 세상에 내놓은 품종. 토종닭 중 맛좋은 종자와 알 잘낳는 종자, 성장 빠른 종자를 교배해 완성한 우리맛닭이 그 주인공이다.
우리맛닭은 국립축산과학원 가금연구소에서 우리고유의 토종닭 품종의 특성을 살려 만들었다.
가금연구소는 일제 강점기 때 멸실 이후 유사 잡종닭의 출현으로 토종닭에 대한 소비자 불신으로 이어지자 품종 연구를 시작했고 15년간에 걸쳐 품종을 복원했다.
우리맛 닭은 일반 재래종에 비해 껍질이 얇고 지방이 적으며 끓였을 때 토종닭 특유의 구수한 국물 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또 콜라겐 함량이 높아 육질도 쫄깃하다.
우리맛닭은 일반적인 재래종에 비해서는 출하체중 도달일령도 짧게 설계됐다. 재래종의 절반인 12주령이면 출하체중인 2kg에 도달하기 때문에 경제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성공적인 연구의 결과물이다.
축산과학원은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을 통해 기술이전을 완료하고 시장에 나섰다. 그러나 그결과는 참패였다.
맛과 풍미, 경제성을 갖췄지만 생산 현장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우리맛닭을 취급하는 전문 요리점은 유명 요리 프로그램인 수요미식회에도 방영되면서 유명세를 타는 등 맛이 검증됐다. 그러나 더이상 취급점이 늘지도 않을뿐더러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원인은 불안정한 수급.
재래 토종닭에 비해서는 출하일령이 짧아졌지만, 일반 육계 품종이나 또 다른 개발 품종인 한협보다는 일령이 길어 농가의 선호도가 떨어진다는게 큰 이유다.
같은 이유로 우리나라 대표 육계 계열사에서도 우리맛닭을 한때 키웠으나 시장에 내놓는 데는 실패했다. 현재는 10여개의 농장에서 실용계를 분양하고 있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물량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물량을 공급받지 못하는 음식점들은 다른 품종으로 대체할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맛도 품질도 좋은건 알지만, 원활하지 못한 공급탓에 지속적인 운영이 불가능하다는것.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도록 하려면 시장에서 더높은 가격을 받을수 있을수 있어야 한다. 차별성을 무기로 프리미엄시장을 구축해야한다. 안타깝게도 현재 상황에서는 농가스스로 시장을 만들기에는 역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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