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소맥 국제 가격 상승
대두, 수요 감소전망에 하락

미국에서는 주요 곡물 산지인 중서부뿐만 아니라 대평원 일대가 물난리를 겪으면서 곡물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는 상황이 전개됐다. 네브래스카와 아이오와에 이어 하류의 미중서부 여러 주들도 이와 같은 피해를 입고 있으며 이미 미주리 주는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향후에도 상당히 많은 양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되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며 옥수수의 적기 파종도 어려워지고 있다.
북부 대평원은 폭설과 홍수로 타격을 입고 있으며 특히 노스다코타에서의 봄밀 파종이 지연될 위험에 처했다. 물류 흐름이 제약을 받음에 따라 미국 내 봄밀 현물가격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중서부 지역과 델타 지역도 토양 수분상태 과다로 인해 겨울밀 작황에 피해를 줘 단위당 수확량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미 국립해양대기처(NOAA)에 따르면 5월까지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홍수가 발생하겠으며 상당한 피해가 예상된다. 2011년 5월 중반에도 이와 같은 유사한 상황이 발생해 곡물 가격이 급등한 바도 있어 상당한 주의가 요구된다.
외부 시장과의 관계에서도 곡물 가격은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 국제유가의 상승과 달러 약세는 곡물 가격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중심으로 산유국들의 원유 감산이 지속되고 있으며 베네수엘라 대규모 정전 사태로 글로벌 원유 공급 제한 문제가 발생해 국제 유가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연준(Fed)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동결했으며 향후에도 금리 인상을 자제할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면서 달러는 약세를 나타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장기인 10년물 국채 금리가 단기인 3개월 국채 금리보다 더 내려가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이와 같은 현상은 경기 침체가 가속화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달러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 달러가 약세를 보임으로 인해 국제 시장에서의 미국산 곡물 가격 경쟁력은 더 강화된다. 최근 이집트는 입찰을 통해 미국산 소맥 12만 톤을 구매했으며 추가 구매 가능성도 점쳐지는 등 미국의 곡물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옥수수와 소맥 시장의 상승 움직임과 달리 대두 시장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의 미중서부 기상 악화와 홍수 사태가 대두 시장에는 큰 타격을 주지 못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옥수수가 대두보다 먼저 파종이 시작되므로 기상 여건이 받쳐주지 못해 옥수수 파종이 어려워지면 대두로 작목을 변경하는 경우가 흔히 일어난다. 올해 미국의 대두 파종 면적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나 미중서부 홍수 사태로 옥수수에서 대두로 파종 전환을 고려하면 예상보다 파종 면적이 덜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이번 주와 다음 주 미중 양국의 장관급 협상단이 베이징과 워싱턴을 오가며 무역협상을 펼칠 예정이나 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시장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다. 중국이 5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산 옥수수를 대량 구매했다는 소식도 전해졌으나 대두 시장은 여의치 않은 편이다. 중국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돼지 사육 마리수가 작년 대비 16% 이상 줄어 사료용 대두 수요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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