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형 패커 반드시 완성”

계통 조직 유기적인 연계
도축·가공·판매 일관 구축
유통 단계별 비용 절감해
농가·소비자 모두에 혜택

마진 축소하고 ‘박리다매’
시장 점유율 확대 최우선
외국산과의 경쟁력 강화
홍보예산 부족 지원 절실

 

“최근 축산업의 유통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축산농가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을 것입니다. 사육 마리수는 늘고 있는데 축산물 수입까지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관세율마저 내려가고 있어 국내산 축산물의 가격 경쟁은 더욱 열세에 처해 있는 상황입니다. 상황이 이러니 국내 축산농가의 시름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은 이를 극복하기 위한 협동조합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입니다.”
지난 2월 취임한 양호진 농협 안심축산분사장이 ‘유통단계 축소’를 부르짖는 가장 큰 이유다. 공판장‧축산물판매분사 등 유통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그가, ‘협동조합형 패커’의 완성을 강력하게 밀어붙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양호진 분사장은 “11년 차에 접어든 안심축산이 유통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주변에서 안심축산에 대해 그간의 성과와 노력은 무시된 채 역할 없이 브랜드 장사를 한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면서 “이러한 내외부의 부정적인 인식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시급히 사업시스템을 변화해 실행‧정착시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안심축산의 자체 유통 역량을 강화하고, 안심한우의 산지조달을 확대함으로써 유통을 선도하는 조직’으로의 슬로건을 내세우고, 3월 1일부터 자체조달 물량을 확대하고, 자가 도축해, 안심유통센터를 통해 가공‧유통시키는 일관유통체계 시스템을 실행하고 있는 이유다.

 

- 안심한우 산지조달 유통개선 방안이란 어떤 것인가?
“한 마디로 협동조합형 패커의 핵심이자 완성이다. 이전 안심한우의 조달방식은 도매시장 55%, 산지 45%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 증가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부족한 상태다. 따라서 산지조직 육성과 전속출하조합 약정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산지조달 물량을 확대해 나가면서 소비지 판매망을 확충, 안정적인 한우고기 수급기반을 조성함으로써 한우고기 유통시장을 선도한다는 것이다.” 

 

-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 달라.
“중앙회와 일선조합은 물론 계통조직 간의 유기적인 연계를 통해 유통 단계를 축소한다. 현재는 축산물의 유통은 도축은 경제지주‧계통 도축장‧일반도축장에서, 가공은 계통조직과 육가공업체, 판매는 대형유통점‧농축협 하나로‧농협유통 등에서 담당했다.
이를 도축과 가공은 경제지주를 통해, 판매는 계통 유통센터에서 전담하는 ‘원 스톱 일관 시스템’으로 개선하는 것이다.
좀 더 풀어서 설명하면 이렇다. 부천‧음성‧고령‧나주 농협의 4개 공판장에서 도축하고, 1차 가공은 안심공판장 내 가공라인을 통해, 2차 가공은 수도권 유통센터, 중부유통센터가 전담한다. 유통은 안심유통센터에서 전담하며 부분육으로 유통된다. 이미 3월부터 테스트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으며, 4월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될 것이다.”

 

- 기대효과는?
“한우농가는 더 높은 수취가를 받게 되고 상장 수수료도 절감할 수 있다. 때문에 고품질의 한우 생산에 전념할 수 있다. 농협은 유통비용 절감으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함으로써 안전하고 위생적이며 고품질의 한우고기를 공급하게 된다.
계통매장이나 협력업체들은 소포장육 조달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고정투자 부담을 덜고, 유통비용이 줄어드는 만큼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데다, 가공 단계가 축소됨으로써 교차오염에 대한 걱정도 없어진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위생적이고 안전하고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받게 된다.”

 

- 그렇다면 안심축산의 수익구조는 어떻게 되나?
“‘박리다매’ 형태다. 한우농가들이 생산하는 한우고기를 많이 팔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면, 마리당 이전보다 적은 수익을 남기더라도 전체적으로 볼 땐 수익구조에는 큰 변화가 없다. 단계별로 소요됐던 비용을 전부 걷어내면 출하농가의 부담은 그만큼 줄어들 것이고, 그렇게 되면 출하농가의 수도 그만큼 늘어날 테니 말이다. 이것이 바로 생산‧유통‧소비자 모두가 윈윈하는 협동조합형 패커의 역할이다.”

 

- ‘소 근출혈 보험’을 출시했다. 진행상황은 어떤가?
“올 1월 1일 출시됐다. 근출혈이 발생하면 마리당 적게는 50만원에서 많게는 300만원 가량의 손해를 농가가 입는다. 육질 등급이 아무리 좋아도 kg당 평균 1000~2000원 가량 가격을 낮춘 뒤 경매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현재 출하농가의 40% 정도가 가입된 상태다. 보험료는 조합과 농가 그리고 공판장에서 공동으로 부담하고 있어 농가에게 큰 부담은 없다.

 

- 한돈 소포장 가공상품 사업은 어떻게 되고 있나?
“작년 7월부터 세븐일레븐, 바이더웨이 등 편의점 6000여개 매장에 입점해 판매하고 있다. ‘농협 IoT 스마트 판매시스템’을 통해 판매되는 2종(고추장불고기, 간장불고기)이며, 1인 가구가 크게 늘고 있는 것과 관련 180g 단위로 포장해 편의점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올해는 더 늘릴 계획이다.
또 최근 계란 값 폭락으로 어려움에 처한 양계농가의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안심계란 판매 확대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구운계란 등 판매확대를 위해 스타벅스에 공동마케팅 제안서를 제출했다.”

 

- 중앙회나 중도매인 또는 농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외국산 축산물의 수입이 크게 늘고 있고, 이베리코와 같은 마케팅을 강화한 수입돼지고기가 판을 치고 있어 국내산 축산물이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안심축산의 역할이 더욱더 중요한 시점이다.
안심축산은 계통 사무소 간 일관시스템을 구축해 원가를 절감하고 팔아주는 기능을 대폭 강화해 소비자에게 양질의 축산물을 적정한 가격에 공급한다. 하지만 현재 홍보가 미약한 상태다. 안심축산이 본래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중앙회 차원에서의 지원이 절실하다.”                               

저작권자 © 축산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