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곡물 수급 안정 기대
기상악화·물류체계 변수

2월 중반부터 급격한 하락 흐름을 보였던 곡물 가격이 3월로 접어들면서 한 풀 꺾였으나 여전히 하락 압박은 거센 편이다. 소맥 가격이 곤두박질치면서 옥수수와 대두도 동반 하락하는 상황이 전개됐다. 미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 이외에 환율 및 원유 시장의 움직임도 곡물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해서는 신중론이 물러나고 낙관론이 부각되면서 새로운 분위기가 형성됐다. 협상의 걸림돌이었던 쟁점 사안들이 어느 정도 가닥을 잡으면서 협상 타결의 최종 단계에 이르렀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번 달 말쯤에는 미중 양국의 정상이 만나 최종 합의문에 서명할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미 중국은 무역협상 타결의 전제 조건으로 미국산 농산물을 대거 수입할 것이란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아직은 이렇다 할 구매 움직임이 없어 곡물 가격은 지지부진한 편이나 타결이 현실화된다면 대두를 중심으로 곡물 및 유지작물 가격은 상당한 변화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 가치가 오르면 미국산 곡물의 수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는 구조여서 달러를 중심으로 한 환율 시장의 움직임에 곡물 시장은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영국의 유로존 탈퇴 문제와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상 시기 등을 놓고 파운드 및 유로가 약세를 보이고 있으며 인도와 파키스탄의 군사 충돌, 북미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등은 달러를 강세로 이끌고 있다. 탄탄한 미국 경제와 국채 금리 상승도 달러 가치를 끌어올리는 주요 요인이 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달러를 강세로 이끌어 온 미 연준(Fed)의 통화정책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으나 달러 강세 기조는 여전해 곡물 시장은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
원유 시장과 곡물 시장도 상당한 연관관계를 가지며 방향성을 같이한다. OPEC 회원국과 원유 산유국들이 감산 합의를 통해 국제 유가를 끌어올리고 있으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가 상승에 반대하며 OPEC의 감산 정책을 비난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사태와 미국의 이란 제재 등도 국제유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으나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와 원유 수요 제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유가의 상승세도 제한을 받고 있다.
곡물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수급 측면의 변화도 곡물가격 하락에 상당한 힘을 실어주고 있다. 생산 시즌에 있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경우 기상 여건이 좋아 옥수수와 대두 의 공급이 늘어날 전망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 흑해 연안 국가들도 소맥과 옥수수의 생산량을 늘리고 있어 안정적인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편 수급 상의 불안 요인도 상존하고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미국에서는 미시시피 강 범람과 결빙 등으로 인해 바지선 운행이 차질을 빚어 물량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브라질에서는 열악한 물류 사정으로 수확 후 곡물 처리가 미흡할 뿐만 아니라 병목 현상으로 인한 공급지연 문제도  빈번하게 발생된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반구의 곡물 파종 시기도 다가옴에 따라 기후 변화와 농가의 파종 의향을 고려한 곡종별 생산 예측이 향후 곡물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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