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산 해제·국제유대가 적용
원유 생산 증량 예상했지만
환경·제도 요인 기대 빗나가
시유 제외 외국산으로 대체
이 상태라면 전체시장 장악

 

올해 1월, 강도 높은 감산정책이 풀렸음에도 불구하고 원유 생산량은 늘지 않고 있다. 구제역 백신 접종 등의 이유로 2월도 마찬가지다.
낙농진흥회가 올해 1월 1일부터 12월 말까지 생산되는 원유에 한해 초과원유대를 국제 분유가격으로 지급키로 하면서 서울우유를 비롯해 일반 유업들도 초과원유 가격을 조정했다, 이 때문에 원유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 됐으나 실제로는 영향이 미미하다.
정확한 집계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집유주체들은 1, 2월 생산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수준을 상회할 것이라고 전언했다.
지난해부터 수급안정대책의 영향으로 원유 수급상황이 안정세를 찾으면서 감산정책이 풀릴 것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기 때문에 생산량이 급작스럽게 늘어날 가능성도 있었으나 환경적 요인과 제도적 문제로 영향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업계전문가들은 지난해 여름 심각한 폭염으로 원유생산량이 줄어든 가운데 초겨울 강추위 여파로 회복이 더디게 진행된 것을 이유로 들었다. 또한 무허가 축사 적법화 이행에 따른 영향도 한몫 한 가운데 지난 1월 말 경기도 안성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구제역 일제 백신 투여의 영향이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여러 이유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원유 생산량을 유지하게 됐다는 것.
원유생산량 회복이 더디자 쿼터(기준원유량) 거래와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가격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형성되고 있으나 실제 거래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하반기 들어서면서 70만 원대를 호가하던 서울우유 쿼터 값이 60만 원대로, 50만원을 상회하던 낙농진흥회 쿼터가 40만 원대로 떨어진 가운데 그 가격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올해 들어서는 거래가 뚝 끊겨 가격에는 큰 의미가 없는 상황이다.                
한 낙농산업 관계자는 “상당기간 쿼터 거래가 실종된 것은 사실”이라며 “거래가 이뤄져야 그 가격이 구실을 하는 것인데  현재는 매물도 거의 없는 상황에 수요자도 없다”고 말했다.
생산 능력이 충분한 농가들은 시장만 받쳐준다면 추가적으로 쿼터를 매입해 목장의 규모를 늘리겠다는 의지는 있으나 지속적인 음용인구의 실종, 시장축소 등의 상황을 봤을 땐 미래를 내다보기 쉽지 않다.
낙농업계가 우려하는 것은 원유 감산이 어느 정도 이뤄진 가운데 그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생산이 줄어든 만큼 소비도 줄어든 가운데 시유를 제외한 부분에 대하서는 상당부분 외국산이 대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마켓에서는 백색 시유를 제외하고는 국산 원유를 활용한 유제품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이와 관련해 한 낙농산업 관계자는 “원유생산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깊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이 같은 상황이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결국엔 수입품이 전체 시장을 장악하는 날도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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