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계란산업에 커다란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식약처가 난각 산란일자 표시를 강행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산란일자 표시는 지난 살충제계란 사태 후 식약처가 계란 안전성 강화대책의 일환으로 꺼내든 카드다.
계란에 산란일자를 찍음으로써 소비자들에게 계란의 신선도와 생산환경 등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국내에 유통되는 계란에 대한 신뢰회복을 위한다는게 식약처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생산일자가 가까울수록 신선한 계란일까.
물론 닭이 산란한지 얼마 안 된 계란이 신선하다는데는 전혀 이견이 없다.
하지만 계란의 경우 유통상태와 보관방법에 따라 신선도가 좌우된다 할 정도로 유통 및 보관과정의 온도가 중요하다.
실제 상온에서 한 달 보관한 계란과 냉장상태로 두 달 보관한 계란을 비교했을 때, 산란일이 더 오래됐음에도 불구 냉장보관된 계란의 신선도가 더 좋았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또한 ‘온도에 따른 계란의 품질변화’ 연구에서도 계란을 4℃에서 3달 간(90일) 보관해도 품질에는 전혀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계란의 신선도는 산란일자도 중요하지만 보관온도가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의미로, 냉장보관만 잘 한다면 산란일자가 멀어지더라도 얼마든지 계란을 신선하게 먹을 수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산란계농가들이 산란일자 표시 철회를 추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산란일자가 표시될 경우 소비자들은 최근일자를 선호할 수밖에 없고, 결국 산란일자가 멀어진 계란들은 반품될 수밖에 없다는 것.
결국 ‘산란일자가 먼 계란은 못 먹는 계란’이라는 낙인이 찍혀 멀쩡한 계란을 폐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양계협회의 주장처럼 난각 산란일자 표시는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에게 실익이 없는 제도다.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산란일자 표시를 하지 않는 것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산란일자라는 주홍글씨를 계란에 찍는다면 이로 인해 발생할 후폭풍까지 정부에서 책임지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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