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발전과 더불어 동물 질병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유용한 예방약, 치료제, 구충제, 영양제 등 다양한 동물용의약품들이 개발돼 사용되고 있다.
항생·항균제의 경우 슈퍼박테리아 등 고도내성균의 발생과 전파로 인해 동물 질병 치료효율 감소는 물론 사람의 질병 원인체에 내성의 전달과 약제잔류물질에 의한 축산물 안전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전세계적으로 사용이 제한되고 있다.
이외에도 항생·항균제로 치료가 불가능한 바이러스성질병과 다양한 면역억제질병의 존재로 인해 현존하는 치료제나 백신 등의 유용성이 크게 제한을 받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질병의 치료와 예방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범세계적인 노력의 귀결점은 천연물질을 이용한 대체치료제와 백신 및 치료효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면력증강물질 등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세계 각국에서는 육지와 바다에 있는 천연자원으로부터 유용물질을 선발하고 자원화 하는 기술경쟁이 오래전부터 치열하게 추진되고 있지만 우리나라 의약분야에서는 천연자원을 이용한 연구가 비교적 미미한 실정이었다.
그러나 최근 국내 제약사들이 천연물 신약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스티렌으로 유명한 동아에스티는 DA-9803(상심자, 복령피), DA-9801(부채마, 산약), DA-9805(목단호, 시호, 백지) 등의 천연물 의약품을 개발 중이다.
영진약품은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천연물 의약품 YPL-001을, 대화제약은 치매치료제  DHP1401을 개발하고 있다.
이미 상품화된 천연물 신약으로는 신바로(녹십자), 조인스(SK케미칼), 시네츄라(안국약품), 레일라(한국피엠지제약) 등이 있다.
이처럼 상당수 제약사가 천연물 의약품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동물약품 업계의 움직임은 조용하다.
2000년대 중후반 천연물 동물용의약품(이하 천연동물약품)에 대한 붐이 일기도 했다. 당시 관계 당국은 ‘천연동물약품 온라인컨텐츠’를 개설함은 물론 관련 천연물질에 대한 정보와 실험법 등을 담은 책자를 발간하는 등 관심을 고조시켰다. 동약 업계도 이 같은 분위기에 편승해 천연동물약품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는 듯 했다. 그러나 분위기는 얼마 지나지 않아 사그라들었다.
해당 컨텐츠를 살펴보니 천연동물약품으로 허가를 획득한 제품은 2007년이 마지막. 야심차게 준비했던 천연동물약품 온라인컨텐츠도 관리자나 사용자 없이 방치 된지 수년째다.
관계 기관에 문의하니 현재 천연동물약품과 관련된 업무는 거의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답변이다. 이어 천연동물약품은 개념이나 기준이 애매모호해 우선 이에 대한 정립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는 부연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세계 천연물 의약품 시장은 매해 성장해 2023년엔 400조원대 규모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를 방증하듯 세계의약품시장은 케미칼의약품에서 안정성, 경제성, 미래성이 큰 천연물 의약품으로 전환되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도 여기에 대응해 발 빠르게 천연물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동물약품 업계도 이 같은 추세를 따라 천연동물약품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 동물약품 업체의 영세성을 고려해 정부의 R&D 지원도 뒤따라야 한다. 그래야만 국산 동물약품이 세계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수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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