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 팽배
곡물 가격 가파른 하향 전환

작년 연말 이후 1월 초반까지 강한 상승 흐름을 보였던 곡물 가격들이 상승 탄력을 받지 못하고 다시 주저앉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과 달러 약세 등 외부시장의 요인들뿐만 아니라 미중 무역협상에 따른 낙관론 등이 곡물 시장에 영향을 미쳐 곡물 가격은 한동안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그러나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기 위한 예산 편성이 이루어지지 않아 미연방 정부의 업무가 일시 정지되는 ‘셧 다운’이 오랫동안 지속되어 시장 기능이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미국 농무부의 업무도 잠정 중단되어 주요 농업 관련 지표들의 발표가 이루어지지 않아 곡물 시장은 방향성을 설정함에 있어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곡물 수출과 판매 실적을 비롯한 수급 자료들이 나오지 않아 곡물 시장은 외부 시장의 변화에 치우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중 무역 전쟁으로 인해 중국의 경제 사정이 악화되었으며 유럽 주요 국가들의 경제 지표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자 글로벌 경제 성장률 둔화 우려가 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다. 곡물 시장도 상당한 영향을 입어 최근 가파른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해 올해 1월 초에 미중 양국의 차관급 회담이 열렸으며 이번 달 내에 고위급 회담도 열릴 예정이나 이렇다 할 성과가 나오고 있지 않아 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중국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미국산 대두를 구매하기 시작했으나 시장에서 기대한 만큼 계약이 성사되지 못하고 있다. 작년 12월 1일 미중 양국이 90일간 무역 전쟁을 벌이지 않고 협상을 진행키로 한 이후 중국은 대략 500만 톤의 미국산 대두를 구매했으나 시장에서 기대한 것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장기 보류 중이던 5가지 유전자 변형체에 대한 중국 당국의 승인이 있었으며 옥수수 1개 품종, 대두 2개 품종이 포함됐다.
이와 같은 조치는 중국이 미국산 곡물의 수입을 늘리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시장은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내부 사정은 당분간 곡물 수입을 늘리기엔 어려움이 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확산되어 축산 농가의 피해가 컸으며 돼지 사육 마리 수 급감으로 사료용 대두 및 대두박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중국 관세 당국에 따르면 작년 12월 대두 통관 수량이 572만 톤으로 작년 동기 대비 40% 줄었으며 작년 전체 수입량도 8803만 톤으로 2017년 대비 7.9% 감소했다. 
약세를 보였던 달러 역시 강세를 보이고 있어 미국의 곡물 수출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특히 소맥의 경우 국제 시장에서 러시아산에 계속해서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두 시장에서는 브라질과의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남미 시장의 기상 악화로 생산량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시장에 큰 위험을 주고 있지 못하다. 옥수수의 경우도 우크라이나가 공급량을 확대해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어 미국에는 위협적인 존재가 되고 있다.
거시적으로는 미연방 정부가 언제 ‘셧 다운’ 위기에서 벗어나 안정을 되찾을 것이며, 미중 무역협상도 어떻게 진척되느냐가 중요하다. 대내적으로는 남미 시장의 기상 변화와 곡물 수급 문제, 동유럽의 곡물 수출 제한 여부, 해외 수요 증감 등도 시장에 변화를 줄 만한 중요한 요소들임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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