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만 되는 축산 규제
강화만 되는 축산 규제
  • 한정희 기자
  • 승인 2019.01.1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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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업 규제가 매년 강화되고 있다. 축산업 신규 진입 장벽은 더 높아지고, 기존 농가에 대한 환경규제도 점점 강화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축산법 일부 개정법률을 지난달 31일 공포했다. 이 법은 2020년 1월 본격 시행될 예정으로 축산업 허가·등록 요건 강화와 축산환경 개선 업무 추진 근거 내용을 담고 있다.
무엇보다 축산업 허가·등록이 한층 까다로워진다. 축산업 허가·등록을 위해서는 법에 따라 가축분뇨 배출시설과 살처분 매몰지를 의무적으로 갖춰야 한다. AI 발생 위험 지역에서는 닭·오리 사육을 하지 못하며 기존 닭·오리 사육업 농장 인근에서는 신규 닭·오리 종축업·사육업을 할 수 없다.
농식품부 장관과 시도 지사는 5년마다 축산환경 개선 기본계획과 축산환경 개선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한다. 시장·군수·구청장은 매년 실행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한다. 빠른 도시화 속에서 축산환경 개선계획 수립시 매번 축산농가에 대한 압박 수위는 높아질 것이 뻔하다. 이제 농가들은 생산성 향상과 함께 악취저감, 환경개선에도 역량을 집중해야만 하는 시대가 됐다.
소독시설 설치 및 소독 실시 규정 위반으로 가축전염병 발생 시 축산업 허가취소 처분이 가능하도록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농가에서 갖춰야 할 소독시설 기준을 쉽고 명확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
농식품부 박병홍 축산정책국장은 “가축전염병, 환경, 안전, 생산성 향상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축산농가 신규 진입 장벽을 높인 주요 이유는 가축전염병 발생 및 확산 문제 때문으로, 매년 질병이 발생·확산 되는 상황에서 축산 진흥 노력은 성과 달성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농식품부의 이 같은 입장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가축전염병이 수시로 창궐한다면 축산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나 정부 차원의 축산장려 정책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그러나 축산농가 신규 진입 장벽을 높이는 것이 방역의 해법이 되는 것은 아니다.
국내 축산농가의 고령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정부는 지금까지 구제역, 고병원성 AI 등이 발생할 때마다 관련 규제를 강화해 왔다.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연간 몇백 개의 농장이 사라지고 있다. 여기에 가축사육제한구역 조례 강화, 악취방지법, 무허가축사 적법화 등 각종 규제는 농가 수 감소를 촉발시킨다.
이런 상황에서 신규 진입 장벽을 더 높이고 기존 농가들을 압박하는 것은 대한민국 축산업의 숨통을 조이는 조치다. 상습적으로 질병 예방 관련 규정을 위반하는 농가는 전체 축산업 발전을 위해 엄격한 잣대로 처벌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그럼에도 신규 진입에 대한 물고까지 막아버리면 산업이 발전할 수 없다.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은 ‘사람 중심의 농업, 국민 삶에 힘이 되는 농촌’을 만들기 위한 문재인 정부 농정개혁 방향을 발표하고 농정개혁 중점과제 중 ‘사람 중심 투자’를 강조했다. 한 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젊은 세대 육성이 중요하다.
산업을 이끌 인재들이 업계에서 빠져나간다면 그 산업은 지속성을 잃고 시들어 버리고 만다. 국내 축산업을 소생시키기 위해 지혜를 모아 한다. 방역·위생 수준은 높이고 신규 진입 장벽은 낮추는 방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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