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션 단지 속에서도 사랑받는 ‘돼지농장’

‘대한민국에서 가장 깨끗한
돼지농장 만들겠다’ 7년여
정문 들어서면 ‘공원’ 착각
관광객들 펜션 예약할 정도
환경부 장관상 수상의 영예

미생물 활용해 축분뇨 분해
손으로 만져도 악취는 안나
‘BM 활성수’로 자연 정화도
박광욱 대표의 뚜렷한 의지
대물림 순조미래 축산 확립

 

악취 없고 깨끗한 한돈농장으로 유명한 ‘엠파크’(대표 박광욱). 국내 최대 관광지 중 하나인 충남 태안 안면도에 위치해 있다. ‘엠파크’ 주변에는 펜션이 30여개나 성업 중인데, 악취로 불편해하는 관광객이 있다면 돼지 사육을 할 수 없는 환경이다. 
엠파크 박광욱 대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깨끗한 한돈농장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2012년부터 몇 차례에 걸쳐 돈사를 신축 또는 리모델링 했다. 2012년부터 공사를 시작해 2013년, 2017년에 모돈 350두 규모의 돈사를 각각 신축 또는 리모델링했다. 2018년에도 350두 규모 돈사의 리모델링을 추가로 마쳤다. 새로 꾸민 돈사에 모돈을 들이면 모돈 1050두 규모의 농장이 된다. 나무를 심는 등 농장 주변도 깨끗하고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박 대표는 안면도 외에도 예산과 태안에 한돈농장을 운영 중이다. 안면도는 모돈, 예산은 자돈, 태안은 비육돈만 사육 한다. 이들 농장 모두 신축 또는 리모델링 작업을 통해 돼지가 살기 좋은 환경, 악취가 나지 않는 환경을 만들었다.  
박 대표는 “농장을 단계별로 나누면 관리에 번거로운 점은 있지만 방역·위생에는 큰 도움이 된다”며 “농장을 오고 갈 때는 전용 차량만을 이용한다”고 전했다.

 

# 농장명을 ‘팜’ 대신 ‘파크’로 
엠파크는 한돈농장 이름에 ‘파크(Park, 공원)’를 사용한 국내 첫 농장으로 인식된다. 체험과 무관한 한돈농장에서 ‘파크’란 단어를 사용하는 곳은 없었다. 대부분 영어 단어로는 ‘팜(Farm, 농장)’을 사용하는 것과 차별화 했다.
농장의 옛 이름은 ‘의명농장’이었다. 첫째와 둘째 아들의 이름을 한 글자씩 따서 작명했다. 지금의 이름도 첫째 아들 이름 ‘의’에서 ‘E’, 둘째 아들 ‘명’에서 ‘M’, 여기에 성(Park)을 붙여 EM Park(엠파크)란 이름이 탄생했다. 기존의 농장 이름과 공원 같은 농장이라는 의미를 포함한 중의적이면서 센스 있는 작명 솜씨다.
‘엠파크’ 정문에 들어서면 “농장이 깨끗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돼지를 직접 보기 전까지 돈사가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기 힘들다.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인식되어 오던 돼지 특유의 냄새조차 나지 않는다. 돈분이 채워져 있는 커다란 규모의 액비탱크와 가축분뇨처리시설 옆을 지나가도 악취가 없었다.
박 대표는 “농장 주변이 태안해안국립공원이다. 농장이 국립공원 안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광지에서도 돼지를 키울 수 있는 농장 환경을 만들고 싶었다”며 “사업 시작할 때 목표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깨끗한 농장을 만드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또 “농장 환경을 주변 펜션보다 아름답게 조성해 민원의 여지를 없앴다”며 “관광객들이 펜션인 줄 알고 빈방 있냐는 문의를 해 올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엠파크는 지난해 12월 19일 농협 경제지주가 주최한 제 1회 청정축산환경대상 시상식에서 환경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전국 각지에서 추천받은 농가들 중 축사환경, 냄새저감, 동물복지, 분뇨관리 등 각 항목 평가를 3차에 걸쳐 실시해 가장 우수한 농장으로 선정됐다.

 

# 악취 저감 이렇게 했다
엠파크의 악취저감 비법은 가축분뇨 순환시스템과 BM활성수이다. 순환시스템은 미생물을 활용해 가축분뇨를 분해시키고 이 과정에서 완성한 액비를 돈사 내부로 다시 순환시키는 시스템이다.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필요하지만 고품질 액비 생산과 함께 악취 저감에 탁월한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그래서 엠파크에서 생산한 액비는 손으로 만져도 악취가 전혀 나지 않는다.
박 대표는 여기에 방류시설을 추가할 계획이다. 순환처리 후 발생한 가축분뇨 잉여분을 방류할 수 있게 되면 가축분뇨차량이 농장에 들어 올 일이 없어지면서 차단 방역이 한층 견고해 진다.
BM활성수도 활용하고 있다. 가축분뇨를 원료로 미네랄·물의 상호작용을 이용해 미생물 증식 환경을 만들어 자연정화가 될 수 있게 도와준다. 농장에 배양기를 두고 BM활성수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배양기에 연결한 물통에 음수 배관을 연결해 BM활성수를 물과 함께 돼지들에게 급여하고 있다.
박 대표는 “악취를 저감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크게 악취를 포집해서 정화시키는 방법과 미생물을 순환시키는 방법 두 가지가 있다. 우리 농장은 이중 미생물 순환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는 것”이라며 “물론 정기적인 청소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환경 개선에 집중한다고 생산성을 소홀히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엠파크는 국내 최고 성적 달성을 목표로 노력한 결과, 지난해 170일령 출하 MSY 24마리를 이룩했다. 전국 최상위 군에 속하는 성적이다. 성적 유지를 위해 가축 질병 유입을 막는 차단 방역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사료·출하·돼지이동에 있어 전용 차량만을 이용한다.

 

# 선순환을 위한 과감한 투자
박 대표는 농장의 악취 민원 발생 이전 선제 대응을 강조한다. 박 대표는 “깨끗한 시설에서 높은 성적이 나온다. 그러나 깨끗한 농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초기 투자가 필요하다. 돼지가 잘 크고, 민원도 없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기까지 시간·비용·노동력이 필요하다. 성적이 확연히 개선되는 것만으로도 투자비용을 회수하는데 보탬이 된다”고 말했다. 
또 “시대가 요구하는 돼지 사육환경을 만들기 위해 과감하게 투자해야 지역 주민과 대등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며 “사육환경이 개선되면 돼지들의 성적이 향상된다. MSY 1두만 향상 되도 몇 년 내에 투자금액 이상의 대가가 돌아온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후계 인력 구성도 마쳤다. 둘째 아들이 농장에서 6년째 근무 중에 있고, 올해는 첫째 아들도 함께 할 예정이다. 첫째 아들은 서울에서 다니던 육류유통 회사를 정리하고 외부에서 1~2년의 연수 과정을 거치고 합류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지금의 농장 시스템에 가공·유통과 외식·레저 등 6차 산업까지 연계하며 발전한 모습의 엠파크를 상상한다. 박 대표는 “6차 산업까지 연계할 수 있는 바탕은 만들어 놓은 것 같다. 이후의 모든 것은 아들들의 몫이라 생각한다”며 “미래의 엠파크는 아들들이 잘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며 아들들에 대한 깊은 믿음과 신뢰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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