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뇨 가장 심각…시작부터 정화처리 집중 투자


광고제작 감독의 꿈 접고
가업 이어받기 본격 투신
각종 질병과 힘겨운 싸움
도드람농협 수의사 협력
청정 친환경 축사에 초점

덴마크 데니쉬 크라운 등
양돈 선진지서 견문 넓혀
후배농가 대상 강의 펼쳐
‘미래팜스’ 브랜드 명품화
‘양돈 성공경영체’ 인증도

 

안병철 미래팜스 대표는 올해로 49세(1971년생)가 되는 돼지띠 한돈인이다.
안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미래팜스(경기도 안성시 일죽면 서동대로 7219-59)는 모돈 900마리 규모(총 사육마릿수 1만2000마리)의 2사이트 농장이다. 본장에서 10분 거리에 비육농장이 자리하고 있다.
안 대표가 본격적으로 양돈업을 시작한 것은 22년 전 20대 후반, 부친(안규섭) 소유의 농장 운영을 맡으면서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던 안 대표의 꿈은 광고 제작 감독(CF 감독)이었다. 대학교 4학년 결혼을 하게 된 안 대표는 CF 감독의 꿈을 접고 가업을 잇기로 결심했다. 본인의 꿈보다는 가업이 더욱 소중하다는 것에 비중을 둔 결정이었다.

 

# 어려움의 연속이었던 초보 양돈인 시절
처음 양돈을 하던 시절을 떠올리며 안 대표는 “어려움의 연속이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평소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 성격을 지녔다. 때문에 분뇨처리 문제를 가장 심각한 사안으로 삼았고, 처음 6개월간은 정화처리시설에만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이에 대해 안 대표는 “양돈업에서 분뇨처리는 가장 중요한 문제다. 해가 거듭될수록 환경문제가 더욱 심각하게 대두될 것이란 생각을 갖고 있었다”면서 “당시 농장을 친환경적으로 개선시키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질병과의 싸움도 이어졌다. 여느 농장에서 발생하는 만성소모성질병을 피해갈 수 없었다. 그때마다 도드람양돈농협, 전문 수의사 등과 협력해 질병 상황을 개선하는 데 노력했지만 소모성질병은 여전히 힘든 요소 중 하나다.
구제역과 같은 악성가축질병에 대해서는 청정농장을 유지했다. 다만 인근 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미래팜스에 까지 여파를 미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IMF의 시련을 겪기도 했다. 주위의 양축가들이 폐업을 하는 사례가 속출한 것. 다행스럽게도 미래팜스는 IMF 위기를 이겨냈지만 안 대표에게 IMF는 지금까지 가장 힘든 순간으로 기억되고 있다.
다행히 아버지와의 사이는 좋았다. 안 대표의 열정과 부지런함에 부친도 농장을 믿고 맡겼다.
당시 농장의 성적은 평균 PSY 25두(1998년·1999년 기준)로 전국 최고 수준. 안 대표가 경영을 맡은 이 후로도 이 같은 우수한 성적이 지속적으로 유지됐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농장 경영 초창기 시절, 하루에 평균 사료포대 200개를 운반하는 등 육체적·정신적인 고통이 컸지만 그 시절을 잘 이겨낸 덕분에 이제는 돼지 사육에 관한한 누구보다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 신·구 가교역할을 하는 1.5 세대 한돈인
주위 사람들은 안병철 대표를 ‘1.5세대 한돈인’이라고 부른다. 22년간의 양돈 경력을 바탕으로 1세대와 2세대를 잇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 대표의 부친인 안규섭씨는 우리나라 양돈조합의 선도 모델인 도드람양돈농협의 초창기 조합원이자 대표적인 1세대 한돈인이다.
유년 시절부터 부친의 활동을 지켜봐 왔기에 ‘양돈’ 그 자체가 자연스럽게 삶에 녹아들었다. 때문에 그의 양돈에 대한 열정은 남달랐다. 30대 초반 한국 양돈인 최초로 덴마크의 데니쉬크라운을 방문했고, 지금까지 30여 차례가 넘는 양돈 선진지를 견학하며 견문을 넓혔다.
특히 34세에 처음으로 도드람양돈농협 이사가 돼 연임까지 한 안 대표는 지금도 조합의 감사직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전문 지식 함양을 위해 건국대학교 대학원에서 축산경영학을 전공하기도 했다.
초창기 시절엔 혼자서 비육·육성사를 담당하며 부친과 농장장 등 선배 양돈들인에게 일을 배웠다. 그의 목표는 단시간에 노하우를 습득하는 것. 양돈 관련 전문 서적을 읽으며 새벽을 맞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안 대표는 “선배 양돈인들의 10년~20년 경험을 5년 내 깨우쳐야겠다는 각오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에 최선을 다했다”면서 “그런 과정을 거쳤기에 이제는 후배들에게 경험을 전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실제로 안 대표는 후배 양돈인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펼치는 등 ‘1.5세대 양돈인’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 ‘돼지에 미치다’…“돼지는 인생의 전부”
안 대표는 스스로를 ‘돼지에 미친 사람’, 본인의 가족을 ‘돼지에 미친 가족’이라고 표현한다. 언뜻 듣기엔 ‘미친’이라는 단어가 다소 험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안 대표는 자신과 가족에 딱 맞는 표현이라고 말한다.
그 이유에 대해 안 대표는 “아버지께서 오랜 시간 동안 양돈업에 종사하시고, 나 또한 돼지띠 양돈인으로써 20년이 넘게 돼지를 키우고 있다. 아들 중 한명도 황금돼지해에 태어났다”면서  “우리 가족은 돼지와 함께하는 운명을 타고 났다”고 언급했다.
특히 안 대표 본인에 대해서는 ‘자나 깨나’ 돼지 생각밖에 없는 ‘천상 양돈인’이란다. 그의 일상을 들여다보면 더욱 그렇다. 몸살이 나서 거동이 불편할 때도 농장을 찾는 건 기본, 모임을 갈 때면 항상 조합 판매점에 들러 ‘도드람 한돈’을 구입, 지인들에게 한돈을 선물한다. 
향후 아이들 중 누군가 농장을 물려받기(3대 대물림)를 원하고 있는 터라 선진 양돈의 경험을 심어주기 위해 아이와 손잡고 선진지 견학을 떠나기도 했다. 평소 어디를 가든 한돈 홍보는 잊지 않고 실천한다.  
미래양돈의 올바른 지표가 되고 싶다는 안 대표는 “양돈업은 나와 궁합이 가장 잘 맞는 직업”이라고 단정했다.

 

# 농장 체계화 위한 제3농장 구상
안 대표는 ‘미래팜스’라는 농장명이자 브랜드를 더욱 체계화하고 명품화하기 위해 제3농장을 구상 중에 있다.
안 대표는 “1세대들이 돼지를 더 잘 키우는 것에 비중을 뒀다면 농장을 기업화하는 것이 2세대들의 몫”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농장의 시스템을 더욱 체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미래팜스의 본사 역할을 수행할 3농장(모돈 1000마리 규모)은 현재 강원도 원주시 문막읍에 부지를 확보한 상태다.

 

# 후배 한돈인들에게 좋은 본보기 되는 것이 ‘꿈’
안 대표는 과학축산 실천 및 철저한 가축방역을 통한 생산성 향상으로 경기도 양돈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경기도지사 표창을 수상한 바 있다.
또한 생산성 향상에 따른 농업·농촌 발전에 선도적 역할을 수행한 공로로 농협으로부터 양돈분야 성공농업경영체 인증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선도 축산인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안 대표는 미래 한돈인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양돈을 하시던 아버지와 친구분들이 모여 조합과 양돈산업 발전을 위해 밤을 지새우며 논쟁을 펼치셨다. 그 분들의 열정적인 모습이 지금 나의 지표가 되고 있다”면서 “나 또한 후배 한돈인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낮은 돈가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산업구조’를 구축하는 것. 이것이 돼지띠 한돈인 안 대표의 최종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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