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돼지해 위기극복 위해 자신감 갖고 변화해야"

주 5일 근무제여가 증가
꾸준한 소비홍보 덕분에
값 고공행진 유지했지만
수입 늘고 소비 다소 정체

중국 ASF 피해상황 변수
수입 작년과 비슷한 상황
거부감 줄어 소비는 증가
국산, 값 하락 영향 클 듯

생산성 향상 공급량 확대
가격 경쟁력 확보 하면서
수익성 유지 중요한 과제
기대감의욕 갖는 게 우선

 

최근 몇 년간의 돼지고기 소비 변화를 이끌어 왔던 요인들을 보면 주 5일 근무제와 캠핑 여가 증가, 저탄고지(저탄수화물, 고지방)와 육식에 대한 부정적 인식 개선, 상시적인 HPAI(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병, 살충제 계란 이슈, TV 매체를 통한 돈육 소비 홍보 등이 해마다 꾸준히 존재해 왔고 이들은 지속적인 한돈 생산량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높은 돈가를 유지해 온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돈육 수입량이 매우 크게 늘어난 반면 국산 돈육의 소비가 다소 정체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어, 올해 돈가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과 우려를 나타내는 시각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올해 돈가 전망을 위해 국내 생산량, 수입량, 소비량은 어떠할지 예측해 보도록 하자.

 

1. 돼지 도축두수
지금까지 도축두수는 도매시장의 돼지 경락 가격과 국산 돈육의 재고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변수로 작용해 왔다. 지난해 돼지 도축두수는 전년 대비 약 3.7%가 늘어난 1730만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특히 4분기에는 월 165만두를 상회하는 높은 도축두수를 보여주며 돈가가 약세를 형성하는데 크게 일조하였다.
지난해에는 급격하게 증가한 육성비육돈 사료가 작년 여름 이후 큰 폭으로 늘어난 출하두수를 잘 반영해 주었지만 매년의 도축두수를 가늠하는데 매우 근접된 수치를 나타내고, 임신돈 사료 생산량을 볼 때는 올해 도축두수가 증가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구나 지난 여름철의 폭염에 의한 수태율과 산자수 하락이 겹쳐 향후의 도축두수에 점차 반영될 것으로 예상이 되고 돼지의 질병 피해가 점점 증가세에 있어서 생산성은 좀처럼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표1>에서 보면 지금까지 10개월(전년 3월부터 당해년 2월까지) 전 임신돈 사료 생산량과 도축두수가 매우 높은 비례 관계를 나타내 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모돈의 교배 이후 대략 10개월 후에 출하가 이루어진다고 가정한 것으로 올해 돼지 출하를 결정하는 기간의 임신돈 사료는 전년 대비 2.9%가 적게 생산되어 오히려 올해 도축두수는 지난해보다도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즉, 지난해 임신돈 사료 생산량 증감율보다 약간 낮았던 도축두수 증감율을 고려할 때 올해 도축두수는 대략 전년 대비 2% 가량 하락한 1697만 6000두가 예상 된다.

2. 돈육 수입량
돈육 소비는 해마다 증가되어 오고 있지만 소비량 증가의 많은 부분을 한돈이 아닌 외국산육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해 돼지고기 수입량은 전년 대비 24%가 증가 된 45만 8000톤(추정치)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였으나 최근 외국산육 재고는 빠르게 줄고 있는 추세로 그만큼 외국산육의 소비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최근 중국은 ASF 확산으로 인한 돼지고기 부족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으로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을 재개하였고 미중 무역전쟁도 완화되는 국면으로 접어듦에 따라 국제 돈가는 점차 상승세를 보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돈육 수입량은 국내·외의 돈가 상황에 따라 많은 차이를 보이게 되겠으나 외국산육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점차 사라지면서 소비가 증가 되고있는 추세를 볼 때 올해에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수입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의 ASF로 인한 피해가 현재까지 미미한 것으로 보이지만 통제가 불가능한 중국 내의 방역 현실을 감안해 볼 때 향후 미치게 될 영향은 매우 커질 수 있는 변수가 되고 있다.

3. 돈육 소비량
지금까지 돈육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상승해 왔고 지난해 1인당 돼지고기 소비량은 총 공급량의 증가분이 모두 소비되었다고 가정할 경우 27kg(추정)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난해 우리나라 돈육 공급 증가분의 75% 이상은 외국산육이 주도했고 이는 수입 돈육의 가격 대비 품질이 높아지면서 거부감이 줄어들고 대형마트에서 뿐만 아니라 일반 음식점에도 지속적으로 확대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외국산육의 공세에 밀려 감소되던 국내산 소비량이 최근 다시 증가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지난해 4분기의 국내 돼지고기 공급량 증가와 돈가 하락에 따른 현상으로 보인다. 따라서 국내산의 시장점유율을 지키기 위해서는 한돈농가들이 지금보다 생산성을 높여 공급량을 확대하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농가의 수익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올해 경제 전망 분석을 살펴보면 국내 경기는 건설업 불황, 산업경쟁력 약화에 따른 수출 경기 둔화 리스크 등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진단하며 그로 인한 가처분 소득 감소와 가계 자산 정체로 소비 심리가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돼지고기는 지금까지 국내 경기 상황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먹거리로 자리매김해 왔고 지난해 수준 이상의 돈육 소비량은 유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 국내 생산량 감소가 예상되고 지속적으로 증가되는 돈육 수요를 외국산이 대부분 잠식하고 있어 한돈산업에 크나큰  위협이 되고 있기에 어떻게 하면 한돈의 소비를 촉진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과 대책 마련이 절실해 지고 있다.

4. 돈가 전망
지금까지 위에서 언급한 국내 생산량과 수입량, 소비량에 대한 필자의 생각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국내 사육두수는 모돈수가 감소하고 폭염으로 인한 번식 성적 하락과 질병의 증가 추세로 볼 때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 된다.
둘째, 수입 돈육의 가성비가 좋아지면서 수입량은 증가 되어 왔고 최근 외국산육의 재고량도 점차 안정적으로 감소 되는 상황으로 올해에도 지난해 수준의 수입량이 유지되거나 다소 증가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중국의 ASF가 어느 정도까지 확산되느냐에 따라 국제 돈가를 크게 상승시키는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고 그에 따라 수입 돈육의 상황도 크게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올해의 경기 전망은 그다지 밝지 못한 상황으로 보이지만 돈육 소비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효과적인 한돈 홍보를 통해 충분히 소비를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올해의 돈가는 지육 kg당 4550원(탕박) 수준으로 지난해보다 150원 이상 상승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올 상반기에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수준의 돈가를 형성하고 하반기에는 전년 대비 도축두수의 감소폭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돈가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새해를 맞이하는 시점에서 긍정적인 기대감과 의욕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올해 돈가를 전망 함에 있어서도 악재보다는 호재가 더 많아 보이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아무리 돈가가 좋다 해도 변화를 기피 하고 스스로 바뀌지 않는다면 행운은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이제 새로운 황금돼지해에는 돈가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기보다는 모두 소비자 중심의 사고로 전환하고 차별화된 한돈의 가치를 만들겠다는 장인정신으로 무장하여 사업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과 목표를 세우며 과감히 투자하고 크게 도약하는 한 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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