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약품] 시작은 좋았지만 끝은 영…

 

작년 최대 규모 1조 돌파
‘성장세 이어갈 것’ 예상
국가 전반 불황 불똥 확산
수출 3억달러 달성 기대난

가장 큰 이슈 구제역 백신
국내 처음 ‘A형’발생 혼란
중국ASF로 소독제 붐까지
한중 동약협력 진출 기대

동물약품 한·중 국제심포지엄에서 곽형근 한국동물약품협회장이 양국의 교류와 협력이 중요함을 피력하고 있다.

 

2018년을 시작하며 동물약품 업계는 가벼운 발걸음을 내디뎠다. 지난해 사상 최초로 산업규모가 1조원(내수 7351억원+수출 3064억원)을 넘어서 올해도 그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첫 시작은 좋았다. 1분기 국내 동물약품 판매액(수출 제외)은 17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했다. 2분기엔 398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무려 14.1%나 늘었다
이 같은 성장세라면 올해 말 새로운 기록을 세울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분위기가 반전됐다.
아직까지 2018년 전체 통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국내 동물약품 판매액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결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축산업을 비롯해 국가 전반에 걸쳐 나타난 불황이 동물약품 산업에 그대로 전해져 전반기의 탄력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동물약품 수출도 1분기까지는 전년대비 4.1% 성장세를 보였지만 하반기 들어 기세가 한풀 꺾여 당초 목표인 3억불 달성(2017년 2억7000만불 수출)엔 무리가 있다는 전망이다.
중국·인도 등 후발기업의 저가 제품 공략 등에 따른 해외시장에서의 경쟁심화가 그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원료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상승도 국내 업체들의 가격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올해 가장 큰 이슈가 됐던 품목은 단연 구제역 백신이다. 국내 처음으로 돼지에서 A형 구제역이 발생해 구제역 백신 시장을 뒤흔들었다.
이어 2017년 살충제 계란 파동에 따른 친환경 닭진드기 구제제에 대한 관심이 급상승했고, 정부가 인증하는 3개 제품이 출시되기도 했다. 그러나 산란계 시장의 불황으로 해당 제품들의 판매량은 기대에 못 미쳤다.
중국에서 8월 초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함에 따라 예방 차원에서 소독제 붐이 일기도 했다. 
올해 가장 희망적인 사건으로는 ‘동물약품 한·중 국제심포지엄’을 꼽을 수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와 한국동물약품협회는 지난 11월19일부터 22일까지 4일 동안 동물약품의 인허가 기관인 중국수의약품감찰소장(Li Ming, 차관급)과 중국 수약협회장(Cai Xuepeng) 등 중국 관계관 5명을 초청해 양국 동물약품산업 발전을 위한 간담회 및 국제 심포지엄 등을 개최했다.
이번 방문은 그 동안 정부차원에서 한·중 간의 교류협력을 위해 노력한 결과로, 중국 동물약품 인허가를 담당하는 기관의 소장이 한국을 방문한 것은 처음 있는 일로 매우 이례적이다. 
양국 관계자들은 품질관리제도·정보 교류, 전문가 파견, 공동연구 및 정기심포지엄 개최 등을 위한 MOU를 조속한 시일 내에 체결키로 합의했다. 국산 동물약품이 만리장성을 넘기 위한 교두보가 마련된 셈이다. 올 한해 동물약품 등의 제조·품질관리 및 수출 활성화 등 동물약품 산업발전을 위해 노력한 업체를 독려하기 위한 ‘자율점검 및 수출우수 업체 시상식’도 개최됐다.시상식에서 자율점검제 부문에서는 (주)버박코리아, (주)메디안디노스틱 등 2개 업체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주)중앙백신연구소, (주)이-글벳, (주)한동, (주)고려비엔피, (주)씨티씨바이오, 베링거인겔하임동물약품(주) 등 6개    업체가 농림축산검역본부 본부장상을 수상했다. 자율점검 우수 수상업체는 2019년 약사감시 차등관리제 도입에 따라 ‘약사감시 면제’의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또 수출 우수업체 부문에서는 바이엘코리아(주)가 장관상을, (주)중앙바이오텍, (주)레이언스가 본부장상을 수여 받았다. 수출유공자상(검역본부장상)은 중앙바이오텍 윤득호 부장이 수상했다.
한편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주를 이루고 있는 카피제품으로는 향후 수출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결국 백신 및 천연제제 등 특화제품 개발을 통해 수출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조언이다.박정완 기자 wan@chukkyung.co.kr

 

[배합사료] 생산량 역대 최고 기록 경신

 

올해 말까지 1983톤 전후
2015년, 2016년 3번 뿐
장기간의 폭염 없었다면
생산량 더 큰 폭 가능도

국제곡물가격 ‘상고 하저’
미중무역전쟁, 대두 최저
내년 세계경제 둔화 따라
내수경기 크게 위축될 것

기네스 기록에 등재된 사일로 슈퍼그래픽. 수입된 옥수수, 대두, 소맥 등을 보관하는 창고인 이 사일로는 인천 내항 7부두에 위치해 있다. 전체 벽화면적 2만 3688.7m2로 세계 최대 야외벽화로 인증받아 최근 기네스 기록에 등재됐다.

 

배합사료 생산량은 올해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2018년 배합사료 생산량은 가축사육 두수 증가에 힘입어 2017년 대비 5.4% 증가한 1812만 2165톤(1~11월 누계)을 기록했다. 지금까지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던 2016년의 1772만 1132톤(1~11월)보다도 2.3%(40만 1033톤) 늘어난 수치다.
배합사료 생산실적이 올해 말까지 1983만톤 전후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간 배합사료 생산량 1900만톤 대 기록은 지금까지 올해를 포함해 2015년, 2016년 세 번뿐이다. 올해 유례없는 장기간의 폭염으로 인한 가축 폐사 급증이 없었다면 생산량은 더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축종별 배합사료 생산량(1~11월)을 살펴보면 양계용은 사육 두수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11%나 늘어난 545만 4115톤을 기록했다. 양돈용은 3.2% 증가한 597만 1002톤, 비육용은 1.4% 늘어난 423만 2469톤, 낙농용은 0.3% 증가한 109만 5692톤, 기타는 11.2% 늘어난 136만 8887톤을 달성했다.
올해 국제 곡물가격은 ‘상고하저’ 패턴을 보였다. 5월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다가, 6월 부분적인 반등 구간 발생을 제외하고는 하락상황이 전개됐다. 옥수수는 미국이 9월 초부터 수확기에 들어갔지만 지속된 곡물 생산지 강우로 작업이 지연됐다. 대두는 9월을 기점으로 가격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영향으로 올해 대두 가격은 역사상 최저점까지 하락했었다.
소맥은 8월을 고점으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여름철 글로벌 고온현상으로 반등했던 가격이 정상화됐다가 기술적 매도와 이익 실현 거래로 인해 하락했다. 올겨울 엘리뇨 현상이 일부 지역에서 발생하면서 이상 기온에 의한 가격 상승 우려가 존재하고 있다.
내년 세계 곡물 가격은 소비량 증가에 따른 재고량 감소로 소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농업부가 지난 11일 발표한 ‘2018년 세계 곡물 수급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12월 현재 재고량은 전년 대비 5.5% 감소한 7억 6658만톤으로 나타났다. 재고율은 29%로 전년 대비 2.2%p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량은 4.6% 늘어난 3억 5153만톤 기록을 전망했다.
올해 달러화는 강세를 기록했다. 미국 경기 확장세 지속, 기준금리 인상 등 통화정책 시행으로 달러화 가치가 상승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지속적인 이자율 인상, 미국의 중국과 무역전쟁도 달러 강세에 한몫했다.
반면 유로화 및 엔화는 약세를 보였다. 유로화는 일부 남유럽 국가의 불안으로 가치가 떨어졌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일본은 완화적 통화정책  (저금리)을 유지하며 엔화 가치가 하락했다.
전문가들의 내년 환율 전망은 엇갈리게 나타난다. 일부는 미국 금리 인상과 우리나라의 낮은 경제성장율을 감안 할 때 현 수준보다 더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이 연준의 금리 인상 정책이 중단될 것으로 예상하면, 달러가 상당한 정도로 급락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16일 ‘2019년 한국 경제 수정 전망’ 보고서에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18년 2.6%, 2019년 2.5%로 제시했다. 10월 초 내놓은 전망치보다 각각 0.2%p, 0.1%p 하향 조정했다. 연구원은 2019년 세계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내수가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관별 2019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살펴보면 정부 2.8%, 한국은행 2.7%, 국제통화기금(IMF) 2.6%, 경제협력기구(OECD) 2.8%이다. 한정희 기자 penergy@chukkyu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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