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크 쉐이크 기계 판매원이었던 레이 크록(Ray Kroc)은 캘리포니아에 있는 한 햄버거 가게를 방문했다. 그는 형제가 운영하는 그 햄버거 가게에서 메뉴는 간단하고 저렴하면서 품질과 맛은 최고인 햄버거를 만난 것이다.
판매원으로서 전국을 누비던 그는, 그 형제에게 미국 전역에 걸쳐 매장을 개장하는 비전을 제시하며 프랜차이즈 사업을 제안했다. 1954년 맥도날드의 역사가 쓰여진 순간이었다.
전세계 120여개국 4만개에 달하는 매장에서 약 200만명의 직원들이 근무하며 매일 7000여만명의 고객들에게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세계 1위의 푸드서비스 기업으로 우뚝 섰다.
크록은 본부와 프랜차이즈 파트너, 공급업체가 의자의 세 다리와 같은 역할을 해야만 맥도날드가 튼튼하게 바로 설 수 있다는 의미의 ‘세 다리 의자The Three-Legged Stool’ 철학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외형키우기만 관심


프레드 델루카(Fred Deluca)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진학의 꿈을 꾸었다. 그는 유능하고 성실한 젊은이였지만, 지방의 하드웨어 판매점에서 버는 시간당 1.25달러로는 대학 진학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낙담한 프레드는 오랜 친분이 있는 피터 벅(Peter Buck)이라는 박사를 찾아가 대학에 갈 돈을 빌려 대학에 가서 의사가 되기로 결심한 그의 계획을 털어놓았다. 그때 피터 박사는 프레드에게 그의 인생과 세상의 사람들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아이디어를 준다.
“나는 네가 써브마린 샌드위치(둥그렇고 기다란 빵을 길게 가르고 그 속에 여러가지 재료를 넣은 샌드위치)샵을 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사업으로 대학 학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 프레드는 피터 박사와 파트너십을 맺는다. 전세계를 대상으로 맥도날드와 프랜차이즈 사업 1‧2위를 다투는 서브웨이는 그렇게 탄생됐다.
100여개 국가에서 5만개에 가까운 매장을 열고 풍부한 맛과 노하우, 저렴한 창업비용, 누구나 운영하기 쉽게 효율적인 운영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가맹점이 성공할 수 있도록 책임을 지는 본사 지원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맥도날드가 정크 푸드를 대표하는 것에 반해 서브웨이는 좀 색다르다. 3가지의 빵 종류와 10여가지(국내에서는 몇 가지에 불과하지만)의 신선한 야채, 4가지 이상의 소스. 서브웨이 샌드위치 한 개를 먹으려면 취향에 맞는 선택의 기로에 선다.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서브웨이 가맹점이 되려면 조건이 따르고, 서브웨이 본사를 찾아 약 2주 간의 교육도 받아야 된다고 한다.
이만희 의원은 농협국정감사에서 농협이 외형만 키웠지 농업 발전과 농가 소득 창출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농협은 신경분리를 추진한 지 6년째다. 그간 농협은 자산 58조원에 35개 자회사를 거느린 국내 9위 대기업 집단으로 성장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올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지정 내역에 따르면 한화(61조)보다는 작지만 현대중공업(56조)보다는 큰 규모다.
하지만 이만희 의원은 농협의 경우 2016년 7월 경제사업 활성화와 소매유통 경쟁력 제고를 위해 추진했던 유통회사 자회사 통합은 현재까지 지지부진한 상황이라고 했다.
농협경제지주는 2017년까지 농협하나로유통, 농협유통, 부산경남유통, 충북유통, 대전유통을 단일 법인화해 소매유통사업에서의 경영 효율성을 강화하고자 했지만, 현재까지 지지부진한 것은 물론 매년 영업이익도 감소하고 있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일반회사라면 실적 부진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하던가 아니면 월급을 자진 반납해야 할 경영실적을 가지고도 누구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농협의 태도를 정확히 꼬집었다.
대다수의 일선조합이나 중앙회의 직원들은, 피 튀기는 현장에서 농협브랜드가 일반회사들과의 경쟁에서 밀리는 모습을 볼 때마다 자괴감을 갖는다. 고리타분한 생각으로 뭉쳐진 윗분(?)들의 ‘혁신 부르짖기’는, 혁신이라기보다는 한 소절을 계속 반복하는 ‘도돌이표’다.


유기적 시스템 필요

협동조합 이념을 강조하는 것은 직원들이 협동조합에 대한 개념이 없어서가 아니다. 일하고자 하는 동기부여가 목적이긴 하지만, 동기부여는 외부로부터의 강요에 의해서는 일어날 수도 없고, 생긴다고 해도 잠시일 뿐이다.
직장인들에겐 누가 시키지 않아도 갖게 되는 직업윤리가 있다. 누구나 자신이 받고 있는 ‘밥 값’에 대한 고민이다. 굳이 협동조합과 같은 이념을 강조하지 않아도 내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내 일이 회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등이다.
직원들의 이러한 의식을 무시한 채 협동조합에 대한 개념이 없느니, 농업과 농촌을 위한 생각이 결여되었느니 하는 것은, 직원들을 무시하는 태도다.
세계적 프랜차이즈로 우뚝 선 맥도날드나 서브웨이를 예로 드는 것은 본사‧가맹점주‧공급업체의 상생이, 농협중앙회‧일선조합‧농축산 조합원의 그것과 흡사하기 때문이다.
막강한 농협 조직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그것은 이념이 아니라 위 아래가 열린 유기적인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다. 협동조합의 이념은 누구 한 사람의 이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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