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산 대두 수입 재개
값 상승…옥수수 값은 제한적
지난 1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미중 양국 정상이 만나 90일 동안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 기간 동안 무역협상을 통해 타협점을 찾기로 했다. 이번 정상 회담의 결과로 중국이 대두를 비롯한 미국산 농산물을 즉시 구매할 것이라는 보도도 있었으나 무역협상을 저해할만한 요소들로 인해 다시 교착 상태에 빠졌다. 미국이 중국의 대표 통신장비 제조업체 화웨이의 창업주 딸이자 부회장인 멍완저우를 대이란 제재 위반을 이유로 체포하자 중국 외교부는 즉각 석방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 사건을 계기로 미중 양국이 다시 대립하는 상황으로 전개돼 세계 주요 증시는 하락했으며 곡물 시장도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
중국 상무부가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인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분위기가 역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생산적인 대화가 오고 가고 있으며 중대 발표를 지켜보라는 말도 남겼다. 멍완저우가 캐나다 법원의 보석 결정으로 풀려나고 트럼프 대통령은 화웨이 사건 해결을 위해 직접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2일 중국이 미국산 대두 50만 톤을 구매했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산 대두를 구매하기 시작했으며 상당량을 사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대두 가격은 지난 7월 말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을 형성했다. 옥수수 및 소맥 가격도 상승 분위기로 바뀌었으며 소맥 가격의 상승세는 두드러졌다.
미국 주요 겨울밀 산지인 캔자스 지역은 10월 기록적인 강수량과 11월 기온 급감으로 파종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지역의 파종 면적은 작년보다 줄어듦은 물론 100년 만에 가장 낮은 면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호주의 소맥 생산량이 1700만 톤으로 전월 대비 50만 톤 감소하고 수출량도 1050만 톤으로 100만 톤 줄어드는 등 호주의 소맥 공급 전망도 좋지 않다. 세계 최대 소맥 수입국인 이집트는 가격상승에 대비해 상당량의 비축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국제 입찰을 통해 소맥을 사들이고 있다. 러시아는 수출을 늘리고 있으나 한계를 보인다. 부진했던 미국산 소맥에 대한 해외 수요는 늘어 가격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옥수수의 경우 미국 내 안정적인 수급으로 인해 다른 곡물 가격 대비 상승세는 제한적이다. 지난 11일 미국 농무부(USDA)는 수급 전망을 통해 미국 내 옥수수 기말 재고량이 전월보다 증가했다고 발표했는데 에탄올용 옥수수 소비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미국 내 분기 에탄올용 옥수수 소비량이 2012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우크라이나와 브라질의 옥수수 생산량 확대 및 공급량 증가 역시 옥수수 시장에 상당한 부담감을 주고 있다. 이번 12월 수급 전망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의 옥수수 생산량이 3500만 톤으로 150만 톤 상향 조정되어 2016/17년에 세운 기록을 20% 정도 넘어설 전망이다. 수출량도 100만 톤 증가한 28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미국 농무부는 내다봤다. 브라질 곡물공급공사인 CONAB은 브라질의 옥수수 수출량이 3100만 톤에 이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아 미국 농무부가 제시한 2900만 톤보다 200만 톤 더 늘었다. 외부 시장과의 관계에서는 여러 가지 변수로 인해 국제 유가와 달러 가치는 오르락내리락 하는 등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며 간헐적으로 곡물 시장의 변동성을 유발하고 있으나 현재 곡물 시장은 펀더멘털 요소에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