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낙농

고강도 감산 정책…침체 일로

 

원유 생산량 줄었음에도
잉여유대 리터당 ‘100원’
협회, 정상유대 환원 요구
집유주체들은 ‘요지부동’
과도한 제품값 인상 뭇매
향후 제도 개선 큰 문제로

 

2014년부터 시작된 강도 높은 감산 정책기조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낙농산업의 여건은 해를 거듭할수록 침체일로를 걷고 있다. 지속적인 원유 감산 정책의 효과와 폭염 등으로 원유생산량이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잉여원유대를 리터당 100원만 지급하는 이른바 100원짜리 우유가 유지되면서 낙농가들의 불만은 날로 높아졌다.
이에 한국낙농육우협회는 지속적으로 100원짜리 우유를 정상유대로 환원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집유주체들은 요지부동이었다.
올해 8월에는 원유가격 연동제에 따라 원유기본가격이 리터당 4원 인상됐다. 8월 1일부터 생산된 원유기본가격은 리터당 4원 인상된 926원. 이번 가격 인상은 2013년 이후 5년만이다. 첫해인 2013년 106원 인상한 가운데 2014~2015년에는 15원 유보하고 2016년에는 최초로 18원 인하한 바 있다.
올해 원유가격 조정을 위해 구성된 원유기본가격 협상위원회는 한 달 여간의 협상기간동안 첨예한 입장차를 보였으나 최종적으로 7월 20일 4원 인상에 합의했다. 원유가격 협상이 진행되면서 가장 첨예한 입장차를 보인 것은 연동제 개선. 수요자들은 연동제 개선을 전제로 가격 조정을 주장했으며 생산자들은 합의의 산물인 연동제를 손대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맞받아쳤다.
결국 가격 조정과 제도개선을 별개 과제로 삼고 진행하라는 정부의 뜻에 따라 우선적으로 가격 조정에 합의를 이룬 가운데 이제 제도개선이라는 더 큰 과제가 남게 됐다.
원유가격 인상에 따른 소비자가 인상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제일먼저 가격을 인상한 것은 서울우유였으며 인상폭은 3.6%(1ℓ기준 90원)였다. 당시 서울우유는 인상안을 발표하면서 그간 누적된 생산비용의 증가 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결정됐다고 밝혔으나 과도한 인상이라며 뭇매를 맞기도 했다. 서울우유의 가격 인상이후 남양 등 타 유업체들도 제품군별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생산자들은 유업계가 제품가를 인상하는 것이 원유가격의 인상 때문이라는 것은 잘못된 사실이며 생산원가는 4원 올랐을 뿐인데 제품값은 100원가까이 올리면서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초래했다면서 과도한 제품값 인상을 자제해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올해 10월에는 낙농업계의 올림픽이라고 할 수 있는 낙농분야 세계 최대 국제행사인 2018 국제낙농연맹(이하 IDF, International Dairy Federation) 연차총회가 대전에서 열렸다. 이 행사를 위해 국내를 비롯 세계 각국의 낙농관계자들 1500여 명이 대전을 찾았으며 ‘다음 세대를 위한 낙농’ 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컨퍼런스가 펼쳐졌다.
특히 이번 컨퍼런스를 위해 세계 각국의 120여명의 연사들이 오랜 기간 동안 준비를 한 가운데 동시다발적으로 치러진 컨퍼런스라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이 가운데 차세대 낙농업의 중심이 될 아시아지역 국가들의 연사가 40%에 육박하는 45명 수준이라는 점은 시사 하는 바가 컸다.

 

 

물량 감소, 가격 지지로 무난
 

 

송아지 가격 사상 최고치
“시장 낙관 분위기가 만연
번식우 도축 최소화 경향
이대로 가면 경기 큰 변동”
협회, 선제적 수급 조절로
‘미경산우 비육사업’ 추진

 

올해 한우업계는 물량 감소에 따른 가격지지 효과로 큰 어려움은 없었다. 특히 추석이후에는 마릿수가 일시적으로 크게 감소하면서 가격이 더욱 상승하기도 했다. 10월 한우 1등급 도매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오른 1만 8363원/지육kg.
도매가격 상승으로 송아지 가격도 역시 올랐다. 6~7개월령 수송아지의 평균가격은 399만원. 암송아지는 316만 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9.2%, 2.4% 상승했다.
이 가운데 한우협회는 10년 주기로 발생하는 한우경기 변동에 대응할 수 있는 선제적 수급조절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의 수급조절 사업은 수급에 이상이 발생한 후에 실시돼 수급불균형 사태를 겪으면서 홍역을 치러왔다는 것.
급격한 농가 후생 감소에 따른 농가 이탈과 가격 폭등이라는 부작용을 가져왔으며 이를 반복할 수 없기 때문에 선제적인 수급조절 방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수급조절 방안은 미경산우 비육사업(암송아지 비육사업)이다. 한우협회는 이미 현재 송아지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유지하고 있고 이 같은 가격이 2~3년간 유지되면서 시장을 낙관하는 분위기가 만연하기 때문에 번식농가는 기존 번식우의 도축을 최소화 하려는 요인이 작용하고 산차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암송아지비육사업과 상관없이 시장의 힘에 의해 기존 번식우의 도태는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암송아지 비육사업은 이 같은 시장상황과 농가들의 행동을 역으로 이용해 비육농가가 암송아지를 비육해 출하하도록 돕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사업추진은 우선적으로 한우자조금 재원을 투입해 사업을 시작하는 한편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 낸다는 계획이다. 한우협회는 마리당 40만원을 지원한다는 전제하에 시범사업으로 1만 마리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한다. 이에 따른 소요 예산은 40억 원. 한우자조금은 내년도 사업예산에 이를 반영했다.
생산자 주도의 한우 소비촉진 및 한우 우수성 홍보에서도 올해는 큰 성과를 거뒀다. 2014년 처음 직거래장터를 개장한 이래 5년 만인 이번 추석 5억 원 이상의 매출고를 올렸다. 추석 행사기간 동안 판매된 물량은 14톤. 현장을 찾은 소비자는 6000명이 넘어섰다. 민경천 한우자조금관리위원장은 직거래장터를 찾는 소비자들에게는 저렴한 가격에 고기를 공급하고 직거래 장터에 참여하는 업체들에게는 일정 수준의 수익을 창출 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새로운 한우고기 소비의 지평을 연 한우 숯불구이 축제의 인기몰이도 소비확산에 한몫했다. 소비자들은 올해 역시도 가격과 품질에 만족하면서 중장년층을 비롯, 대학생, 가족단위, 직장인 등이 참여해 야외에서 열리는 숯불구이축제를 마음껏 즐기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우협회와 자조금은 소비자에게 가격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 소비자들의 성원에 지속적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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