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는 거대 동물약품 시장이다.
중국 동물약품 시장은 약 68억불(462억 위안, 7조7000억원)로, 300억불(약 34조, 2015년 기준) 규모인 세계 동물약품 시장의 22%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매력적인 시장이다.
때문에 국내 동물약품 업계는 수년 째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쉽지가 않다. 현재 중국에 수출되고 있는 국산 동물약품은 단 1개다. 
2017년을 기준으로 중국에는 총1644개의 동물약품 업체가 있다. 그러나 대다수가 영세하고 공장 가동률도 30%에 불과하다. 백신의 경우 자체 생산 품목이 적고 품질 수준도 낮아 수입 의존율이 높다. 화학제품은 기술과 공정이 낙후됐고 모방 제품이 많다. 
반면 국산 동물약품은 KGMP 기준을 넘어 이제는 EU-GMP에 부합할 정도로 품질이 우수하다. 가격 또한 경쟁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특히 중국과의 질병 발생 양상이 유사해 현장 효능과 적용성이 높다.
이러한 이점을 살려 업계와 정부가 협력해 노력한다면 중국 시장 수출의 물꼬를 틀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단계별 접근이 필요하다. 첫 단계는 공공분야 정례협의, 산학연 국제학술회의, 기업 간 상호 교류방문 등 한중 상호간 제도 및 산업에 대한 정보 교류를 강화하는 것이다.
이 같은 정보 교류 강화를 위한 한국 민관의 노력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최근 성과를 도출하고 있다.
지난달 19일부터 22일까지 4일간 동물약품의 인허가 기관인 중국수의약품감찰소의 리밍(Li Ming, 차관급) 소장과 중국수약협회 차이쉐펑(Cai Xuepeng) 회장 등 중국 관계관 5명이 한국을 방문해 양국 동물약품산업 발전을 위한 간담회 및 국제 심포지움 등에 참석한 것.
동물약품산업과 관련해 중국 차관급과 협회장 등 핵심 관계자들이 한국을 찾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그동안 민관이 한중간 교류협력을 위해 노력한 결과로 11월 초 한중일 3국 농업 장관회의에서 내한이 전격적으로 결정됐다. 특히 한국동물약품협회 집행부는 올해만 4차례에 걸쳐 중국을 방문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중국 측 관계자들은 현지 동물약품 현황과 관리제도 등 국내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알짜 정보를 쏟아냈다.
또한 이번 행사에서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양국 동물약품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양국 정부차원의 기술교류와 협력이 중요함을 피력했고, 중국수의약품감찰소도 이에 동의하는 등 한중 동물약품산업 교류협력이 한층 급물살을 타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는 교류협력의 안정성 강화를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면 ‘한중 동물약품협력 양해각서(MOU)’ 체결을 추진하는 것인데, 국제법적 조약인 ‘한중 동물위생 및 검역협력 협정’에 MOU의 근거를 마련한다면 실현이 가능하다.
그 다음 단계로 민간분야에서는 기술교류 및 유망 아이템 발굴 등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해야 하며, 상호 유통망 구축 및 마케팅 협력에 힘써야 한다. 정부 차원에서는 수출입·인허가 절차 촉진 및 수출 산업화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이처럼 민관이 역할을 확실히 분담해 노력한다면 교류협력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두드리면 열린다’고 했다. 무엇이든 시작하기 전이 힘들지, 막상 시작해서 열심히 하면 문은 반드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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