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 건강 축사 상태 실시간 점검 가능
깔집 관리가 부실할 경우엔
미생물 증식냄새물질 발생
손수레나 차량을 이용하면
교차오염 발생 위험률 높아

천장 레일로 자율주행 살포
축사폭 관계없이 왕겨 균일
수분 함량 줄고 냄새도 저감
노동력 절감질병 청정화까지

오리사육에서 가장 까다로운 부분은 깔짚 관리다.
오리는 음수량이 많고 분에 수분이 높은 까닭에 깔짚이 질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깔짚 관리가 부실할 경우 병원성 미생물이 증식하고 암모니아 및 각종 냄새물질이 발생하기 쉽다. 또한 발바닥 피부염 등 각종 피부질환이 발생할 우려가 높은 까닭에 오리농가에서는 깔짚을 자주 살포해 이같은 문제를 방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이같은 깔짚 살포에 많은 노동부하가 발생한다는데 있다.
육용오리의 경우 2주령 이후에는 평균 2∼3일에 1회, 4주령 이후부터는 1일 1회 깔짚을 살포해야 한다. 또한 종오리는 1일 1회 깔짚을 뿌려줘야 하기 때문에 깔짚 작업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된다.
농촌진흥청의 조사결과가 이의 반증.
농진청에 따르면 오리농가에서 가장 많은 노동력이 드는 작업은 깔짚 뿌리기(36.1%)로 나타났다.
게다가 깔짚은 손수레나 차량을 이용해 뿌리기 때문에 외부의 오염물질이 유입돼 교차오염이 발생할 가능성 또한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전문가에 따르면 차량형 깔짚살포기의 바퀴를 통해 바이러스가 유입돼 고병원성 AI에 감염된 사례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축산과학원에서 ‘오리사 깔짚 자동 살포장치’를 개발해 깔짚 작업의 신기원을 열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 오리사 깔짚 자동 살포장치란
‘오리사 깔짚 자동 살포장치’는 오리사 천정에서 자동으로 깔짚을 뿌려주는 장치다.
오리사 천정의 레일에 깔짚 살포장치가 현수형으로 매달려있는데, 이 레일을 따라 자율주행하며 깔짚을 살포하는 방식이다.
먼저 레일의 시작점과 끝점에는 각각의 접근감지 센서가 있어 끝점에 도달할 때까지 왕겨를 자동으로 살포한다.
호퍼 내부에도 왕겨의 무게를 감지할 수 있는 로드셀이 설치돼 있어 농장주가 원하는 중량까지 왕겨를 탑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농장주가 깔짚량을 100kg으로 설정할 경우 왕겨가 호퍼에 자동으로 공급돼 100kg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왕겨공급을 시작한다.
만약 100m 길이의 시설에서 왕겨를 살포하던 중 70m에서 왕겨가 소진돼 나머지 30m에 대해 왕겨를 뿌려야 할 상황이 발생할 경우에도 다시 원점으로 복귀해 추가 왕겨를 공급받은 뒤 멈췄던 지점으로 다시 돌아가 왕겨를 재 살포한다.
‘오리사 깔짚 자동살포장치’의 가장 큰 장점은 오리사의 폭에 관계없이 균일한 왕겨 살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블레이드 회전모터의 출력 조절을 통해 간단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 효과는
이와 함께 ‘깔짚 자동살포장치’에 설치된 CCTV와 환경 계측장치를 통해 오리의 상태와 온·습도, 암모니아 농도 등을 실시간으로 점검할 수 있다. 인터넷이 구축된 농가의 경우 휴대전화로도 확인 가능하다.
지난 한 해 동안 축과원이 진행한 현장실험 결과에 따르면 환경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깔짚 자동살포장치 도입 후 깔짚 수분함량이 적게는 5%에서 많게는 25%까지 저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암모니아 수치 역시 기존 5~7ppm 발생하던 것에서 1~2ppm로 확연히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동당 최소 40분에서 90분까지 소요되던 깔짚 살포시간이 15분으로 대폭 단축됨에 따라 오리농가의 노동력 절감뿐 아니라 농장방역에도 큰 획을 그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곽정훈 국립축산과학원 축산환경과장은 지난 20일 전북 익산 우리오리농장에서 가진 시연회 자리에서 “오리농가에서 깔짚 자동 살포장치를 활용하면 노동력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면서 “오리사를 더욱 깨끗하게 관리해 질병의 교차 오염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리사 깔짚 자동살포장치’는 특허출원(출원번호: 10-2018-0131694)을 마쳤으며, 다음 달께 산업체로 기술을 이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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