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협의 초미관심
상황변화 따라 곡물가격 출렁

11월 30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G-20 정상회담이 개최되며 시장의 관심이 여기에 쏠려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별도로 만나 양국 간의 무역 분쟁에 대한 협의를 가질 계획이다. 곡물 시장도 이번 협상에 거는 기대가 큰 만큼 타협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그 피해 또한 상당할 전망이다. 지금까지 관세 부과로 막았던 중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을 재개하느냐가 중요한 관건이다.
미중 양국의 정상 회담을 앞두고 무역협상에 대한 낙관론과 비관론이 상충하고 있다. 지난 16일 중국이 142개 항목을 담은 협상안을 미국에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용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으나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도 많은 것으로 평가했다. 중국의 타협안 제시가 호재로 받아들여져 대두 가격이 급등했으며 옥수수와 소맥 가격도 연동하며 상승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 18일 막을 내린 파푸아뉴기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참석한 펜스 부통령이 무역을 비롯한 여러 현안을 놓고 중국에 무차별적 공격을 가하자 곡물 시장 분위기도 180도 바뀌었다. 시진핑 국가주석도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를 강력히 비난하는 등 양국 간의 마찰로 공동선언문이 채택되지 못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양국 정상이 만나 무역 협상을 잘 풀어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와 같은 이슈로 인해 대두 가격은 다시 큰 폭으로 하락했으며 옥수수와 소맥 가격도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정부는 자국 내 대두 생산 농가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법을 마련해 놓았으며 농산업 보호를 위해 배정받은 보조금 120억 달러 중 8억 4000만 달러를 미중 무역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농가에 지급했다고 미국 농무부(USDA)는 밝혔다. 그것도 임시방편일 뿐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대두를 수입하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미국 농가들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으며 중국 역시 자국 내 막대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미국산 대두가 절실히 필요하다.     
대외적으로도 곡물 가격을 떠받쳐 줄만한 요소들이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 국제 유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으며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지난 20일 배럴당 53.43 달러를 찍어 1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내달 4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정례회의를 연다. 사우디아리비아와 러시아 주도로 원유 감산을 논의할 것이란 전망이 나와 국제유가의 하락세가 꺾이는 듯했으나 다시 주저앉았다.
사우디의 반체제 언론인 카슈끄지 피살에 대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개입과 관련해 미국의 추가 제재는 없을 것이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국제유가를 끌어내렸다. 그 발언에는 국제유가를 낮춰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견해를 사우디가 수용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담겨있다. 최근 원유 감산을 추진하려던 사우디아라비아로서는 미국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어 원유 감산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달러 움직임 또한 곡물 가격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영국이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를 놓고 내홍을 겪고 있어 파운드화는 급락했다. 이탈리아 예산안을 놓고 유럽연합의 승인 문제도 걸림돌이 되어 유로화 역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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