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처럼 양봉농가들이 힘들었던 해는 없었던 것 같다.
지난 봄 이상기후에 따른 아까시꽃 흉작으로 벌꿀 생산량이 예년의 20% 수준으로 급감했기 때문이다.
실제 농진청에 따르면 올봄 아까시꽃 개화기에 이어진 저온과 강우, 강풍 등으로 인해 꿀벌의 활동시간이 일 평균 4.6시간에 불과했다.
때문에 올해 봉군당 꿀 생산량은 평균 4.3kg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17.7kg보다 무려 75.7%나 줄어든 수치다.
한국양봉농협 역시 올해 아카시아꿀 생산량을 3456톤으로 추정하며, 지난해 2만9163톤의 12%, 평년 1만8068톤의 19%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농가 평균 수취가격이 떨어졌음은 물론이다.
비단 이뿐만이 아니다. 근래 양봉산업은 바이러스 질병과 외래해충 출현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꿀벌에이즈로 불리는 낭충봉아부패병 창궐과 함께 등검은말벌 기승으로 꿀벌 개체수도 감소하고 있다.
반면 이같은 재해로부터 양봉농가가 보상받을 길은 전무하다.
현행 재해보험 보상대상은 풍해, 수해, 설해, 화재로 인한 폐사로 한정돼 이상기후에 따른 밀원식물로 인한 손실은 포함되지 않는다. 또한 타가축과 달리 질병발생에 따른 정부지원도 전무한 실정이다.
그간 양봉산업이 국내 축산업에 있어 어떤 존재였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최근 양봉산업 관련 법안이 잇따라 발의된 것은 환영할 일이다.
지난 6월 정인화 민주평화당 국회의원이 ‘양봉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한데 이어, 지난 7월에는 황주홍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이 양봉산업육성법을 대표발의했다.
또한 지난 9일에는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양봉법을 대표발의하며 양봉산업 육성·지원에 대한 법적근거가 마련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개호 농식품부장관도 “현재 국회에 발의돼있는 양봉산업육성법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바 있는 만큼 향후 국회 차원의 빠른 논의 및 통과를 기대한다.
더 늦출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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