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뇨 남미 발생 확률 80%
곡물산지 수급 큰 피해 우려

최근 중국 국가통계국이 2007년부터 현재까지 곡물 및 유지작물 등에 대한 생산량 자료를 대폭 상향 조정했다. 미국 농무부(USDA)는 지난 8일자 세계 곡물 수급 전망 보고서에 그 내용을 반영해 놓았다. 그 결과 세계 곡물 공급량 및 수요량도 대폭 조정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중국은 이와 관련해 특별한 이유를 내놓고 있지 않아 국가통계국 자료에 대해 상당한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으며, 국제 시장은 큰 동요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미국과 남미, 동유럽 흑해 연안 국가들의 곡물 수급 변화에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수급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의 옥수수 단위당 수확량 전망치가 하향 조정됐으며 공급량 감소로 기말 재고량은 줄었다. 대두 단위당 수확량도 하향 조정됐으나 수출량이 크게 줄어 기말 재고량은 오히려 늘어났다. 소맥 생산량은 전월과 같으나 소비량이 약간 늘어 기말 재고량은 약간 줄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곡물 파종 시즌에 있으며 양호한 날씨로 옥수수 및 대두의 파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브라질 1기작 옥수수 파종율은 85%로 예년 평균인 55~60%보다 상당히 앞서 있으며 아르헨티나의 옥수수 파종율도 36%를 기록하고 있다. 브라질의 대두 파종율은 71%로 예년 평균 57% 대비 상당히 앞서 있으며 아르헨티나의 대두 파종율도 9.4%로 예년 평균인 6.9%보다 약간 앞서 있다. 남미 시장은 엘리뇨 이슈로 인해 안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미국 기상청 기후예측센터에 따르면 올해 겨울 엘리뇨 발생 확률이 종전 70~75%에서 80%로 높아졌다. 엘리뇨 현상이 오랫동안 지속될 경우 남미 곡물 산지는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의 경우 옥수수 생산량이 늘어나 수출량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어 미국과 국제 시장에서 수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의 소맥 생산량은 전월 대비 약간 줄겠으나 수출량은 변동 없었다. 러시아 농업부는 2018/19 시즌 소맥 생산량이 6930만 톤에 이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USDA가 전망한 7000만 톤에는 미치지 못하나 수출량은 3500만 톤으로 변함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 시장과의 관계를 살펴보면 달러 강세 현상이 곡물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 7일과 8일 양일간에 걸쳐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통화정책 회의가 열렸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 놓아 달러 가치는 상승했다. 브렉시트 협상의 불확실성과 이탈리아 예산안에 대한 유럽연합 승인 문제 등으로 파운드 및 유로가 약세를 나타내면서 달러 가치를 끌어올렸다. 
국제유가는 펀더멘털 약세 요인에 의해 급격히 하락해 원자재를 비롯한 곡물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13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12월 인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55.69달러로 전일 대비 7.1% 하락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월간 보고서에서 회원국의 산유량이 하루 평균 12만 7000 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수요 전망치는 하향 조정됐으며 내년에도 세계 경기 침체 가능성이 짙어 원유 수요 전망은 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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