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름우유·멜라민 파동 등
자극적 보도로 주의 끌어
안전관리체계 갖춰졌지만
부정인식 전환 쉽지 않아
우수한 단백질 공급원인
축산물 지식 적극 홍보를
농식품부로 일원화 절실

 

우유에는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등 우리 몸에 필요한 거의 모든 영양소가 이상적으로 들어있어서 ‘신이 내린 가장 완벽한 식품’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들 영양소는 몸에 흡수되기에 좋은 비율로 함유돼 있어 소화흡수가 아주 뛰어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유를 마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청량음료에 길들여진 탓에 “맛이 덜하다”는 이유다. 게다가 간혹 “우유가 몸에 좋지 않다”는 연구 발표가 우유에 대한 인식을 부정적으로 바꾸기도 한다.
여기에 오래전 ‘고름 우유 파동’이나 중국에서 발생된 공업용 화학물질인 ‘멜라민분유 파동’은 우유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크게 부각되면서, 우유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국내 우유의 안전성 확보라는 계기가 마련된 것도 사실이다.
고름 우유 파동과 멜라민 분유 파동이 국내 우유 안전성 확보 시스템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알아보자.

 

★ 고름 우유 파동
1995년 MBC TV 뉴스에서 “유방암에 걸린 젖소에서 고름 섞인 우유가 나온다”고 발표하면서 사회적 파장이 일었다. 여기서 말한 고름우유란, 우유 속에 포함된 젖소의 상피세포(약 60%)와 백혈구(약 40%)를 말하는 검출된 체세포수를 지칭하는 것이었다.
체세포란, 우유 중에 존재하는 상피세포, 중성구, 임파구, 단백구와 그 외의 세포 등이다. 체세포가 없는 우유 생산은 불가능하지만, 체세포 수가 많아진다는 것은 백혈구 수가 높아진다는 것이고, 이것은 유방염을 치유하기 위해 백혈구 수가 증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백혈구와 세균이 죽어 고름 형태가 되면 덩어리가 육안으로 확인되며, 소량의 고름은 우유 자체의 자정 능력으로 자연 소멸된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당 세균 수와 체세포 수에 따라 등급 기준표를 제시하고 있다. 우유 제품 패키지에 표기된 1A등급은 낙농진흥회의 원유가격산정체계 기준 세균수가 1㎖당 3만 개 미만으로 깨끗한 원유로 만든 우유를 의미한다.
체세포 수 1등급은 낙농진흥회 원유가격산정체계 기준에 따라 체세포 수가 1㎖당 20만 개 미만인 원유만이 받을 수 있다. 체세포 수가 적은 우유가 좋은 우유인 것만은 사실이지만, 젖소의 건강상태를 나타내는 척도일 뿐 인체의 건강과는 크게 관련이 없다.
체세포는 질병을 유발하는 병원균이 아니므로 수가 많은 우유를 먹는다고 해서 병에 걸리는 것은 아니며, 우유의 품질을 결정하는 하나의 기준일 뿐이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원유의 90% 이상이 세균 수에서 1A등급을 차지하고 있고, 체세포 수 면에서 생산 원유의 56.7%가 1등급, 35.9%가 2등급을 가지고 있다.

 

★ 멜라민 분유 파동
2008년 중국에서 공업용 화학물질인 멜라민이 섞인 분유가 판매돼 수십 여명의 어린아이가 숨지는 사건이 있었다.
멜라민은 유기화학물질로 열에 강한 플라스틱 원료의 생산에 사용된다. 1958년 비단백질 질소원으로 소의 사료로 사용되었다가, 1978년 다른 비단백질 질소원(요소, 면실)보다 분해 능력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사용 금지됐다.
멜라민은 식품 제조‧가공에 사용할 수 없는 물질이며 여러 국가 및 국제규격식품위원회(CODEX) 등도 국제적으로 식품에 사용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중국에서 분유에 멜라민이 검출된 이유는 젖소를 키우는 농민들이 우유를 물로 희석한 후 희석된 우유의 단백질 함량이 높게 측정되도록 질소성분이 많은 멜라민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내 시판된 중국산 과자류 등에서 검출된 멜라민의 농도는 일일 섭취허용량을 고려할 때, 건강상 위험한 수준은 아니지만 식약청은 멜라민 함유가 의심되는 제품을 수거‧검사했고, 안전성이 확인될 때까지 판매를 일시 중지시켰다.
파동 이후 멜라민은 식품에 사용할 수 없는 화학물질이므로 의도적 혼입 방지와 미량이라도 검출된 식품의 경우 압류‧폐기 처분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이를 계기로 2008년부터 식품을 제조, 가공, 판매단계까지 각 단계별 정보를 기록‧관리해 식품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추적해 원인을 규명하고 신속한 조치를 할 수 있는  ‘식품이력추적관리시스템’을 도입했다.

 

★ 동물성 식품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오해
동물성 식품은 비만과 각종 심혈관 질환을 야기하는 ‘나쁜’ 식품이 아니다. 식물성 단백질로 채울 수 없는 아미노산 밸런스가 뛰어난 양질의 단백질을 공급한다.
우수한 단백질 공급원이자, 사람에게 필요한 필수 영양소가 풍부한 완전식품에 가까운 계란이 그렇고, 제1의 칼슘 급원식품으로 장내 유익균 성장을 돕는 프리바이오틱스로서의 우유가 그렇다.
그렇다고 동물성 식품을 편식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식물성 식품과 조화를 이룬 식단으로 식사를 함으로써 비만 예방은 물론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건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때문에 동물성 식품에 대한 갖가지 잘못된 인식들은 과학적 증거를 바탕으로 개선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계획적이지 못한 채식식단은 중요 영양소 부족과 결핍을 야기함으로써 건강을 해칠 수 있기에 그렇다.
이를 위해서는 동물성 식품 섭취의 중요성을 인식하도록 소비자들에게 안전하고 건강한 동물성 식품을 제공함으로써 섭취적정량 가이드라인 설정에 대한 연구도 지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생산단계, 유통, 소비단계도 식약처 소관이지만 실제 업무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수행하고 있는 현재 정부조직법은, 일원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농식품부가 농장, 도축장, 집유장 안전관리를 위탁받아 수행하고 있고, 유통과 소비단계는 식약처가 담당하고 있는 현 체제로서는 동물성 식품에 대한 안전성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없기에 그렇다. 
그렇다고 일부에서 주장하는 식약처로의 일원화는, 규제위주의 식약처 특성상 농가 소득증대나 농산물 수급조절 같은 중요한 부분을 놓칠 수 있기에 농업계는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방역당국인 농식품부가 생산단계 안전관리 업무에서 손을 떼면 축산물 안전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신속한 대응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저작권자 © 축산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