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 1조 출장 원칙이지만
60% 단독근무…업무 폭증
장기간 운전에 위험 노출
채혈과정선 중대 사고까지
우울증・번아웃 증상 시달려

경북 방역차량 출고식. (사진 출처 :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소속 방역사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이 도마 위에 올랐다. AI・구제역 등 가축방역과 초동대응을 담당하는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가축방역사들이 단독근무로 인한 업무 스트레스, 장시간 운전에 따른 교통사고, 가축을 다루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신체 사고 등 다양한 사고에 쉽게 노출되고 있어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 
이 같은 사실은 노동자 안전 및 보건 실태조사 결과에 의해 밝혀졌으며 1999년 가축위생방역지본부 창립 이래 구체적인 실태조사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노동조합으로부터 제출받은 실태조사서에 따르면 방역직(333명)의 60%(178명)가 1인 단독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의 복무규정(상시출장자에 대한 조치)에서는 공무직 직원은 2인 1조 방식의 출장을 원칙으로 한다고 되어 있으나 불가피한 사유가 인정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한다는 단서가 있어, 업무량의 증가에 비해 인력이 충원되지 못해 발생하는 상황이다.
단독근무는 갑작스러운 사고발생시 조치 지연으로 손상이 증가하고, 폭력 노출 위험, 정신적・육체적 피로가 증가하는 등 안전보건상 위험한 형태이다. 따라서 방역사들은 1인 단독근무 수행으로 인해 쉽게 안전사고의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실제 통계에도 2인 이상 근무자보다 단독근무 수행에 따라 교통사고 발생, 업무 중 사고, 우울증상, 번아웃 증상이 모두 높게 나타났다.
하루 평균 운행거리가 149km에 달하는 업무를 단독으로 수행하다보니 장거리운전은 높은 사고율로 이어졌다. 도로사정이 좋지 않은 외곽지역의 농가를 찾아가고 비가 오는 궂은 날에도 농가 방문을 했기 때문이다. 운행거리가 길수록 교통사고 발생률의 뚜렷한 증가가 관찰됐다.
뿐만 아니라 업무상 재해율도 높았다. 입사 이후 현재까지 업무 중 사고 경험율은 21.9%이고, 1일 이상 쉬어야 하거나 병원치료가 필요한 업무 관련사고 발생률은 12.8%였다. 4일 이상 요양이 필요한 사고도 7.4%로 조사됐는데, 우리나라 산업 재해율이 0.48%(요양 4일이상)인 것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사고 유형별로 보면, 업무 중 교통사고(18.9%)가 가장 많고, 다음으로 가축의 채혈을 위해 가축을 고정하는 과정에서 허리, 어깨의 근육 및 관절 손상(18.2%), 가축에게 받히거나 밟히는 사고(16.7%) 순이었다.

가축방역사 1인이 소, 돼지를 보정하고 채혈하는 과정은 매우 위험해 다수 중대 사고가 발생한다. 실제로 2011년에는 채혈중 소에 받혀 간, 췌장, 소장 등이 손상돼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으며 2013년에는 채혈 중 소와 펜스 사이에 끼어 손가락이 절단되고 2017년에는 늑골 골절과 안면마비가 발생되는 등 잇따른 대형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김현권 의원은 “혼자서 예측 불가능한 가축을 상대하면서 겪는 아찔한 사고, 장시간 운전에 따른 피로, 스트레스, 번아웃을 겪는 방역사들이 업무상 사고가 높은 것은 필연적인 결과”라며 “상시예찰 업무가 지속적으로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내 가장 열악한 급여를 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방역사는 국가방역에서 상시, 필수적인 인력인데 인력부족으로 인한 단독근무, 위험한 근로 환경, 빈번한 퇴직으로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근본적인 개선을 위해 인력을 확충하고 아울러 방역사의 가장 낮은 임금 개선 등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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