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유·유제품 등 원유자급률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50.3%. 수치상으로는 아직 50%대를 지키고 있지만 이를 지키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수입량의 증가 뿐 아니라 원유 수급조절에 의한 국내산 원유 생산의 감소도 자급률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수입량의 증가는 유가공시장에 영항을 미치고 국내산 원유 생산량은 백색시유 소비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복합적으로 수입량이 느는 것도 문제지만 국내산 원유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것도 자급률 수호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자급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백색시유 시장을 넓히고 생산량을 유지하는 방안과 국내산 원유를 활용한 유제품 생산을 확대해야 한다.
그러나 말처럼 산업을 이끌어나간다는 것은 쉽지 않다. 쏟아져 들어오는 수입물량을 막을 수도 음용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 생산량을 늘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면 돌파구는 없는 것일까.
수입산과의 가격경쟁에서 절대로 살아남을 수 없는 낙농산업에 필요한 것은 가치소비다. 가치소비는 자신이 가치를 부여하거나 본인의 만족도가 높은 소비재는 과감히 소비하고, 지향하는 가치의 수준은 낮추지 않는 대신 가격만족도 등을 꼼꼼히 따져 합리적으로 소비하는 성향을 지칭한다.
가치소비는 남을 의식하는 과시소비와는 다르게 실용적이고 자기만족적인 성격이 강하며, 무조건 아끼는 알뜰소비와 달리 무조건 저렴한 상품이 아닌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제품에 대해서는 과감한 투자를 행한다.
본인이 치러야 한다고 생각하는 대가에 대해서는 관대하다.
국내산 원유로 만든 유제품의 가격이 수입산에 비해 높더라도 가치 있다 여긴다면 충분히 소비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산은 안전하고 위생적이라는 막연하고 무조건적인 호소가 아닌 진정성 있는 가치를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수입산의 가격 경쟁에 밀려 국내산의 자리를 빼앗기기 전에 국내산 원유에 대한 가치를 되짚어 보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소비 시장에 내놓는다면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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